안녕, 개붕이들

 

오늘 할 이야기는 위스콘신 스타일 올드 패션드라는 칵테일에 대해서야.

 

문득 쓰고보니까 올드패션드에 대해서는 안썼네, 그건 나중에 써보도록 할게.

 

 

 

 

 

 

 

 

 

위스콘신은 미국 내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주로, 캐나다와 가깝지만 의외로 국경을 마주보고 있지는 않은 동네야.

 

전통적으로 독일인 이민자가 많았던 지역이라는 것도 특징이지, 덕분에 맥주가 유행이었고, 밀러의 시작이 여기야.

 

위스콘신의 수도인 밀워키의 이름을 딴 야구단, 밀워키 브루어스의 브루어스가 맥주 양조업자들이 많은데서 유래되었다는 건 유명...한가?

 

또, 미국 내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주로도 유명해.

 

위스콘신 주의 그린베이라는 도시는 성인의 26.5%가 과음을 한다고 해.

 

이런 역사적 배경에는 위스콘신이 겨울에는 무척이나 추운 지역이라는 점에 기인할 가능성이 높아.

 

미국 내에서도 북쪽에 위치한데다가 바로 옆에 큰 호수까지 끼고 있어서 겨울이 되면 무척이나 추워지는 도시지.

 

요즘이야 난방 시스템이 그나마 잘되어 있지만, 난방이라고는 땔감과 석탄정도가 전부던 시기에는 어떘을까?

 

 

 

그냥 술이나 마시는 거지 뭐.

 

 

 

 

 

역사적으로, 날씨가 추운 동네일 수록 음식들이 전체적으로 달아지는 경향을 보여.

 

주로 달고 열량이 높은 음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음으로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방식이지.

 

실제로 이 옆동네 미네소타도 마찬가지야.

 

 

 

 

예전에 잠깐 화제가 됐던 미네소타의 스니커즈 샐러드 탄생에도 이런 배경이 있어.

 

러시아만 가도 얘들은 홍차에 딸기잼을 먹거나 밀크티에 딸기잼을 넣는 등, 추운 지역일 수록 지방과 당 함량이 높은 음식이 유행하지.

 

 

 

 

 

.

 

 

 

 

그럼 각설하고, 올드 패션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올드 패션드는 미국에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자, 칵테일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고 평해지는 클래식 오브 클래식 칵테일이지.

 

원래는 품질이 별로 좋지 않았던 위스키를 그나마 마실만하도록 비터와 설탕을 넣어서 만드는데서 유래했지만, 그 특유의 심플함과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달라지는 맛 때문에 금세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칵테일 가운데 하나지.

 

실제로 가게에 미국인들이 오면 올드 패션드만 주구장창 시키는 경우도 왕왕 있어.

 

1800년대 경에 만들어진 이 칵테일은 1881년 경에 올드패션드라는 이름이 붙었지.

 

여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이후로도 인기가 많아진 이 칵테일은 금주법 시대에도 이어지는데

 

 

 

 

 

 

 

당연하지만, 금주법 시대에는 대부분의 술이 만드는게 금지되었지.

 

하지만 사람들은 어떻게든 술을 마시려고 했고, 수많은 밀주업자를 양성했어.

 

문제는 이 밀주업자들이 만드는 술의 품질이 그다지 좋지 못하는데 있었어.

 

마실 수 있으면 다행이고, 잘못 먹으면 눈이 멀 수도 있는 퀄리티의 술들이 나오니까 몰래 영업하던 가게들은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었지.

 

그 와중에도 올드 패션드는 여전히 인기가 많아서 사람들이 찾았고, 술의 맛이 너무 나빠서 아무리 만들어도 맛이 없으니까 궁여지책을 생각하게 되.

 

 

 

주로 오렌지랑 체리를 넣고 으깨고, 평소보다 묽게 만드는대신이 좀 더 달게 만들어서 맛이 없는 술의 맛을 가리는 거지.

 

일본의 옛날 방식 올드패션드는 아마 이 시기에 유행하던 스타일이 넘어온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가끔 저런 올드패션드를 보고 저게 무슨 올드패션드냐면서 까는 미국 근본주의자들이 있는데, 뭐 나름의 방식이니까 이해하라구.

 

하여튼 이 당시에 만들어진 올드패션드는 금주법 이후에도 나름 수요층을 가지고 판매되었어.

 

그리고 그 스타일이 위스콘신에 정착을 했지.

 

 

 

 

 

 

 

 

 

 

 

비터와 체리, 오렌지 조각과 설탕을 함께 으깬 다음에 브랜디를 넣는 방식으로 말이야.

 

위스콘신에서는 올드패션드에 남부 쪽에서 만들어지는 위스키보다는 브랜디를 선호했다고 해.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 위스콘신 스타일의 올드패션드는 상당히 단맛이 강해진 칵테일로 변모해.

 

그리고 얘들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한 발을 더 나아가지.

 

 

 

 

 

바로 스프라이트나 세븐 업을 넣는 거야.

 

첫 번째 사진의 올드패션드가 저런 모양인 이유라고 할 수 있지.

 

일반적인 올드패션드 보다도 훨씬 달게 만들어진 칵테일에 스프라이트나 세븐 업을 넣는 걸로 화룡정점, 그야말로 달고 마시기 편한 칵테일의 탄생이야.

 

아마 독일계 미국인들의 맥주 선호에서 온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물론, 너무 단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소다수로 바꿀 수 도 있지만, 보통은 "요청"을 해야지 소다수로 해주고 기본은 스프라이트나 세븐업이야.

 

이런 스타일을 보고 혹자는 올드 패션드가 아니다, 라고 하지만, 위스콘신에서는 저게 일반적인 올드패션드라는 거지.

 

칵테일은 지역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발전하는게 기본인 만큼, 이해를 할 필요가 있어.

 

근본과 원리원칙만 찾을거면 술도 옛날거 써라.

 

 

 

 

 

 

 

 

뭐 하여튼, 이런 인기 덕분에 작년인 2023년, 위스콘신 주에서는 주 칵테일로 이 위스콘신 스타일의 브랜디 올드 패션드를 지정했지.

 

오랫동안 추운 위스콘신 지방에서 사랑 받아온 칵테일, 위스콘신 스타일 올드 패션드야.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