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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고 인기도 많지만 잘 안 만드는 칵테일, 피나 콜라다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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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술 이야기는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많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맛도 있는 칵테일, 피나 콜라다에 대해서야.

 

정작 이렇게 맛있는 칵테일이지만, 한국의 바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취급을 하지 않는 칵테일이기도 해.

 

취급하는 곳도 많지만, 그 반대로 취급하지 않는 바들도 많은 실정이지.

 

참고로 본인도 거의 안만드는 가게에서 주로 일을 했고, 덕분에 별로 만들지도 않았어.

 

피나 콜라다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보도록 할 게.

 

 

https://www.youtube.com/watch?v=TazHNpt6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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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콜라다를 처음 만든게 누구였는지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야.

 

하지만 그 시작이자 가장 유명한 곳은 푸에르토리코지.

 

우선, 19세기 푸에르토리코의 해적인 로베르트 코프레시라는 사람이 선원들의 사기를 높이려고 구하기 쉬웠던 코코넛과 파인애플, 럼을 이용해서 만든 술에서 왔다는 이야기가 있어. 이 술이 나중에 피나콜라다의 원형이 되었다는 설이지.

 

하지만 이 설은 신빙성이 꽤나 낮아, 1825년에 그가 사망하면서 제조법도 유실되었거든.

 

1950년대 경, 뉴욕 타임즈에서는 서인도 제도의 음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마르티니크의 럼 펀치와 쿠바의 피나 콜라다를 언급하기도 해.

 

위에 사진에 나온 라몬 "몬치토" 마레로라는 사람이 1954년 카리브 힐튼 호텔에서 만들었다는 이야기와 1953년, 리카르도 가르시아라는 스페인 바텐더가 산후안의 힐튼호텔에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

 

푸에르토리코의 레스토랑 바라치나의 돈 라몬 포르타스 밍고트(Don Ramon Portas Mingot)라는 사람이 1963년에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어.

 

 

 

아마도, 이 사람들이 각자 만든 피나 콜라다는 전부다 다른 스타일의 칵테일이었을 거야.

 

라몬 몬치토 마레로는 코코넛에 중심을 둔 칵테일이었다고 하고, 리카르도 가르시아는 파인애플이 주가 되는 칵테일이었다고 하지.

 

무엇이 이 칵테일의 가장 중요한 핵심 재료인가는 만드는 사람들마다 다 다를거야.

 

확실한 건, 이 칵테일의 기원이 되는 곳이 푸에르토리코라는 거지.

 

실제로 1978년, 푸에르토리코는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이 칵테일을 공식 음료로 선포했어.

 

 

 

 

서인도제도에서 시작한 이 칵테일은 럼, 파인애플, 코코넛크림을 기초로 다양한 변주를 가지고 있고, 이 열대의 재료들이 주는 맛은 전 세계를 강타했지.

 

누가 마시더라도 이 칵테일은 더운 여름, 남국의 바닷가를 생각나게 하는 맛을 가지고 있거든.

 

휴양지의 맛이랄까?

 

이 칵테일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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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일단, 피나 콜라다(piña colada)의 뜻부터 알아야겠지?

 

피나 콜라다에서 피나(piña)는 파인애플이라는 뜻의 스페인어야.

 

콜라다(colada)는 거르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

 

즉, 피나 콜라다는 기본적으로 파인애플을 거른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 칵테일이야.

 

원래의 피나 콜라다는 파인애플을 가는게 아니라, 압착해서 만든 주스를 사용해서 만드는 스타일이었지.

 

파인애플은 가느냐, 압착해서 짜느냐에 따라서 음료의 맛이 달라지거든.

 

실제로 파인애플을 갈아서 만들게 되면 생각보다 파인애플 펄프의 느낌이 많이 나고, 혀가 살살 녹을 수 있지.

 

뭐 그것도 그것대로 맛은 있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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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국내에서 피나콜라다가 유명하고, 많이들 먹었지만 요즘은 잘 보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크림 오브 코코넛의 문제야.

 

기본적으로 원래 피나 콜라다에 들어가는 코코넛 크림은 일반적인 코코넛 크림이 아니라 크림 오브 코코넛이라는 종류야.

 

사실 코코넛 크림도 그렇지만, 이 재료는 한번 까는 순간 유통기한이 상당히 빠르게 소모되는 제품이야.

 

피나 콜라다가 많이 나가는 매장이 아닌 이상, 이걸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가 되는 슬픈 상황에 속하게 되지.

 

문제는 피나 콜라다의 유행이 많이 지나서, 옛날 만큼 많이 나가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잘 만들지 않게 된 거야.

 

또, 피나 콜라다라는 칵테일의 소비 방식 역시 문제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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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콜라다라는 칵테일은 조용한 가게에 어울리는 칵테일이 아니었어.

 

만들기 위해서 블렌더를 사용하기도 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는 휴양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2014년 이후 한국의 바들은 이전처럼 시끄럽고 신나는 분위기보다는 조용하고 차분한 가게들이 메인스트림에 올라갔지.

 

그런 곳에서는 이전처럼 시끄럽고 신나게 마시는 칵테일들 보다는 클래식 칵테일을 주로 만들기 시작했고, 피나 콜라다는 아슬아슬하게 클래식에 속하지 못하는 칵테일이었지.

 

또, 블렌더를 사용하는 데 나는 시끄러운 소리 역시 문제였지. 얼음이 갈리는 소리는 생각보다 많이 시끄럽거든.

 

쉐이킹을 하는 소리와 비교하자면 뭐가 더 시끄러운가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어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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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는 바로 이 피나 믹스 때문이지.

 

피나 믹스는 럼을 제외한 재료들을 전부 배합해둔 제품이야. 이미 완성된 제품으로 나와서 지금 피나콜라다를 9천원 이하에 판매하는 매장은 대부분 이걸 사용하고 있을 거야.

 

옛날에는 파인애플과 코코넛 크림, 스윗 사워 믹스나 설탕등을 이용해서 가게마다 피나믹스를 만들어 두기도 했지만, 이건 2014년 이전, 웨스턴이나 플레어바에서 하던 방식이야.

 

수제로 만든 피나 믹스는 며칠만 지나고 바로 맛이 가버리기 때문에, 많은 가게들이 이미 완성된 피나 믹스를 사용하면서 어딜가나 비슷한 맛이 되어버렸지.

 

실제로 이 피나믹스와 블랜더를 이용해서 만들면 집에서 만들어도 밖에서 먹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맛을 맛 볼수 있을 거야.

 

시대가 지나면서 오리지널 레시피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은 피나 믹스를 쓰거나, 만들지 않고 원래의 방식대로 크림 오브 코코넛과 압착 파인애플 주스를 쓰기도 했지만, 결국 문제는 코코넛 크림의 유통기한이었지.

 

아직도 피나 콜라다를 찾는 사람은 한달에 한 번 쯤은 있지만, 문제는 그 한달의 한 번을 위해서 크림 오브 코코넛을 가지고 있기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

 

때문에 요즘 유명하다는 바에 가서 메뉴를 보면 피나 콜라다가 없는 경우가 많고, 주문을 하면 재료가 없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많을 거야.

 

 

 

 

하나 더, 피나 콜라다의 장점은 맛있다, 라는 거야.

 

그리고 단점은 너무 맛있다는 거지. 사실 술이 안들어가도 될 정도로, 이 칵테일의 완성도는 너무나 높아.

 

단 걸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이 이 칵테일을 마시면서 남국의 바다를 떠올리게 되지.

 

바텐더들도 단 걸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좋아하지만, 만들기 싫어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야.

 

너무 높은 당도와 지방 함량, 한 잔을 마시면 취하는 게 아니라 배부르거나 속이 더부룩해서 다른 술을 못 마시게 하지.

 

대부분의 바텐더들이 손님에게 여러 술을 주는 걸 좋아해, 그게 매출의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소개 하는 걸 싫어하는 바텐더가 있을까?

 

하지만 피나 콜라다는 그 한 잔으로 다른 모든 걸 끊어버리지.

 

진한 코코넛 크림과 달달한 파인애플의 맛은 혀를 완전히 뒤덮어 버리고, 그 진한 농도는 한 잔을 마시는 것 만으로도 속이 더부룩하다고 느끼게 되지.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는 가게라면 문제가 없지만, 최대 인원이 15명을 넘지 못하는 작은 가게들에게는 치명적인 메뉴가 아닐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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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저런 말을 했지만, 피나 콜라다는 여전히 맛있고, 매력적인 칵테일이야.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베이스로 변형 시킨 칵테일을 만들지.

 

너무나 올드한 느낌이 때문에 오히려 다른 재료를 이용한 칵테일들을 한 번 마셔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럼을 쉐리 와인으로 바꾼 쉐리 콜라다는 꽤나 추천할만한 맛이지.

 

 

 

 

 

 

 

혹시나 피나 콜라다를 제대로 메뉴에 넣어놓고 있는 바가 있다면, 한 번쯤 가서 시켜봐.

 

하지만 가격이 너무 싸다면 조금은 의심할 필요가 있어.

 

가격과 맛이 항상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싼 가격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으니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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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

2024.02.24

집사람이 냉동 파인애플, 말리부, 우유, 얼음을 믹서기에 갈아만든 야매 피나콜라다 좋아했는데.

달달구리 하다고 ㅎㅎ

0
2024.02.24

뭔가 해변에서 먹야할 것같은 그것

0
2024.02.24

크림 냉동시키면 맛이 많이 변할까요 ??

0
ery
2024.02.24

갓파더와 더불어서 최애픽

0
2024.02.24

대학땐 입문용으로 유명했는데 요샌 메뉴판에 없는곳이 많더니 그런이유가

0

진짜 맛있긴 한데 코코넛 크림이 너무 빨리 상해서 슬픔

0
2024.02.26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 미성년자한테 피냐 콜라다 주문해주는 장면이 나와서 처음 알게된 칵테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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