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역사) 고대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 과정

역사) 흑인, 아프리카, 문명. 그들을 위한 변호

 

 

 

* 이 글은 종교와 집단이 먼저 탄생하고, 그걸 지탱하기 위해 농경이 시작되었다는 가설을 따릅니다.

 

1878fd0acb6550da7.jpg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기후 변화로 대규모 이주를 시작한 이후.

수십만년이 지나 인류는 지구 모든 대륙 곳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러나 그 긴 시간 동안 인류는 여전히 수렵과 채집에 기반한 생활을 하였으며 문자 등의 기록 수단도 제대로 갖추지 못 한 원시적인 생태를 유지했습니다.

 

이번에는 초기 문명이 어떻게 일어났는가.

그 것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1878fd0dd8b550da7.png.jpg

1878fd0df63550da7.jpg

 

 

인류가 최초로 원시적인 생활상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인 곳은 터키 동남부에 위치한 괴베클리 테페입니다.

기원전 9675년, 즉 1만 1700년 전에 세워진 이 유적지는 종교적 성격을 가진 장소로 추측됩니다.

 

이 유적에서는 농경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으나, 유적의 규모와 크기를 보았을 때 대규모 인력이 동원되었음은 분명합니다.

 

1878fd10755550da7.png.jpg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후대의 유적, 네발르 초리 (기원전 8400년 건설)에서는 원시적인 초기 농경 흔적과 야생 밀이 발견됩니다.

 

 

 

이로써


수렵-채집의 삶을 살던 인류가 한 지역에 뭉쳐있을 이유(종교)가 생겼고, 그로 인해 한 지역에 인구가 다수 몰리게 되자 수렵과 채집만으론 인구 부양이 불가능해 농경이 필요해졌다는 이론이 성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대량으로 키워낼 채집 대상'을 찾던 인류의 눈에 마침 이 지역에서 굉장히 잘 자라는 야생 작물이 들어옵니다.

 

1878fd12ed7550da7.jpg

 

인류가 키워낸 최초의 농경 작물이자 주곡 작물,

밀입니다.

 

들판에서 이따금씩 채집해오던 야생 밀을 대량으로 길러내기 시작한 것이 최초의 농경입니다.

 

 

 

이렇게 터키 남동부 일대의 종교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추측되는 여러 유적들을 중심으로,

여러 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초기 농경이 시작되었습니다.

 

(전파된 것이 아닙니다. 각지에서 각자 자연발생하였습니다.)

 

1878fd1501e550da7.jpg

이 것이 기원전 8000~7000년 쯤의 일입니다.

+ 추가로, 같은 시기 인류는 농경 뿐만 아니라 목축도 시작합니다.

 

 

 

1878fd1a2a3550da7.png.jpg

1878fd1a448550da7.png.jpg

1878fd1a668550da7.png.jpg

 

소, 돼지, 양, 염소 등의 가축화는 모두 농경의 시작과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으며

인류에게는 운 좋게도 모두 터키 동부의 근동 지역에 야생 개체가 존재하던 동물이었습니다.

 

 

 

종교와 농경, 목축이 탄생한 이후, 인류는 한 지역에 다수의 사람들이 밀집하여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 이 밑은 수메르 인들이 터키 고원 지대에서 이주했으리란 가설을 기반으로 합니다.

 

(아마도) 터키 동남부의 고원 지대는 종교 시설을 짓기 위한 돌을 구하기에 굉장히 손쉬웠을 것이고,

호수와 강이 인근에 위치하여 다수의 사람들이 지나다니기에는 좋았을 것이나

 

다수의 인류 집단이 농경 생활을 하며 거주하기에는 그다지 좋지 못 한 환경이었을 것입니다.

 

 

 

1878fd25500550da7.png.jpg

 

하지만 강을 타고 약간만 내려가면 이야기는 달랐습니다.

 

강을 통해 터키 동남부의 고원지대에서 손쉽게 돌을 옮겨올 수 있었고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비옥한 땅은 밀을 뿌리기만 해도 잘 자랐습니다.

 

1878fd271c5550da7.png.jpg

 

인류 최초의 문명, 수메르의 탄생입니다.

(기원전 5500년 경)

 

이들은 각자 자신들의 신을 모신 신전을 중심으로 한 몇개의 도시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지주 가문 출신의 왕과 신을 모시는 성직자들에 의해 통치되었습니다.

 

인구가 증가하고 사회 체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점차 언어와 문자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1878fd2965c550da7.png.jpg

 

한편, 흔히 초고대 문명 하면 떠올리는 이집트에서는 기원전 4400년 경에 구리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기원전 3800년 경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부터 농경을 받아들였습니다.

 

기원전 3500년 경에 이르면,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부터 벽돌 건물을 세우는 기술이 전파되어 건축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으며, 사치품이 유통되면서 사회적 신분이 탄생했습니다.

 

기원전 3200년 경에 이르면, 상 이집트와 하 이집트. 초기 형태의 원시 고대 국가들이 세워졌고

기원전 3100년 경에는 상 이집트가 하 이집트를 멸망시키고 최초의 통일 왕조를 이루었습니다.

 

1878fd2b9f6550da7.jpg

 

이집트는 타 지역의 초기 인류 문명들과 비교하면 기가 막힐 정도로, 지나치게 발전 속도가 빨랐습니다.

메소포타미아에 비해 출발점이 약 1~2000여 년 늦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작 수백년 만에 그 격차를 따라잡아버렸죠.

 

물론, 신 기술의 개척자와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후발 주자의 차이가 있었겠습니다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빨랐습니다.

 

그 이유는 이집트 지역의 지리적 사기성에 있었습니다.

 

1859e60bb24550da7.png.jpg

 

 

나일강의 수원지는 백나일강의 빅토리아 호수만 아니라,

청나일강의 에티오피아 고원도 있습니다.

 

 

 

앞서 올린 아프리카를 위한 변호라는 글에서,

인도양은 겨울과 여름에 해류가 완전히 뒤바뀐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바람과 해류가 뒤집히면서 바다로부터 에티오피아 고원지대로 향하는 바람이 불게 되면,

습한 바닷바람이 에티오피아 고원에 부딪혀 계절성 폭우가 내립니다.

 

늦봄에 에티오피아에 폭우가 내리면,
5월에는 청나일강 상류로 그 비가 모이면서 홍수가 발생하고,
이 홍수는 6월에는 수단 하르툼, 9월에는 이집트 남부 아스완, 10월에는 카이로에 도달하며,

 

11월에 이르면 급속도로 수량이 줄어들어 홍수기의 1/60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나일강의 정기적 범람은 영양소가 풍부한 부엽토, 부식토를 이집트 전역에 가득 옮겨주었으며,

영양소가 부족한 적토가 주를 이루는 아프리카에서 이집트만이 신의 선택을 받은 축복의 땅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1878fd35930550da7.png.jpg

 

이렇게 말이죠.

 

나일강의 풍부한 수량은 농경 뿐만 아니라,

점토를 이용한 건축 기술과 도기 제조 기술의 발전도 가져왔습니다.

 

 

 

이집트의 사기성, 나일강의 축복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1859e614240550da7.jpg

1859e60bb24550da7.png.jpg

1878fd39751550da7.jpg

↑ 이집트 전통 배, 펠루카.

특별한 동력 없이 바람을 통해 나일강을 항해하는 배로, 돛을 펴면 강을 거슬러 오를 수 있다.

 

 

 

북쪽의 지중해, 그리고 남쪽의 사하라 사막의 존재로 1년 내내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부는 바람과 고저차가 거의 없이 하류까지 흐르는 나일강의 형태는

 

'돛을 펴면' 배가 하류에서 상류로 강을 거슬러 오르고

'돛을 접으면' 배가 강의 흐름을 따라 상류에서 하류로 떠내려 가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기묘한 현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를 통해 이집트 문명이 얻은 것은

 

1878fd4099e550da7.png.jpg

 

별다른 항해 기술 없이

 

상류의 채석장에서 작업한 돌을 배에 실어 떠내려 보내면 하류에 도착하고

하류의 농경지에서 생산한 식량을 배에 싣고 돛을 펴면 상류의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덕에 이집트는 주변 문명들의 발전속도를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습니다.

 

 

 

1878fd43162550da7.png.jpg

 

원시 사회에서 벗어난 인류는 기원전 24세기에는 인류 최초의 제국, 아카드 제국과 통일 이집트 왕조를 통해

문명 사회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그러나,

 

이른바 '청동기 시대'라고 부르는 시대에 접어들어서도 고대 문명의 주요 소재는 돌과 흙, 그리고 나무였습니다.

청동은 금과 은 못지않은 사치품이었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첫번째로, 구리를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두번째로, 청동을 만들기 위해서는 구리 뿐 아니라 주석도 필요했는데, 주석은 더욱 구하기 어려웠습니다.

세번째로, 그걸 어찌어찌 모두 구한다 하더라도, 다루는 기술과 인력이 귀했습니다.

 

해서,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후로도 초기 문명은 돌과 흙, 그리고 나무에 기반해 있었습니다.

 

1878fd47355550da7.png.jpg

1878fd47572550da7.webp

↑ 고대 문명권의 주요 자원을 표시한 지도.

 

 

 

이러한 자원 부족 문제를, 인류는 수 천년의 시간 속에서 답을 찾아내었습니다.

 

답은 아주 간단했죠.

근방에 없으면, 멀리 가서 찾으면 됩니다.

 

1878fd497ab550da7.webp

 

기원전 2000년의 무역망

 

1878fd4b63e550da7.png.jpg

 

기원전 1400년의 무역망

 

1878fd4d70b550da7.png.jpg

 

기원전 1000년의 무역망

 

1878fd50314550da7.jpg

 

기원전 800년의 무역망

 

1878fd57131550da7.png.jpg

 

기원전 600년의 무역망

 

 

 

1878fd5cce5550da7.png.jpg

1878fd5cebd550da7.jpg

 

 

↑ 주석 매장지

 

 

 

주석이 많은 곳을 찾아 다니면 그만입니다.

청동을 위해 멀리는 영국과 스페인까지 다녀왔죠.

 

이 것도 내해라 굉장히 안정적인 덕분에 별다른 항해 기술이 필요 없는 지중해의 존재로 가능했습니다.

 

 

 

청동을 만들기 위한 주석을 찾아 만들어진 국제 무역망은,

타 지역들에 신 문물을 전달하고, 또 새로운 소재들과 문화를 문명권에 전달하는 역할도 맡으며

 

세계 각지에 문명이 퍼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878fd603be550da7.png.jpg

 

 

 

 

한편, 기원전 1400년 경에는 현재 튀르키예에 위치한 제국이었던 '히타이트'에서 최초의 철기가 제작되었습니다.

 

약 1100℃면 녹는 구리, 900~1000℃에서 녹는 청동과 달리

약 1550℃까지 올려야하는 철은 당시 인류 기술로는 사용할 수 없는 재료였습니다.

 

 

 

흙과 벽돌을 쌓아 가마를 만들어 불을 때워도 약 1200~1300도 정도가 한계입니다.

 

이 정도 온도로는 구리와 도기, 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자기까지 가능할 순 있을 지언정,

철을 다루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온도였습니다.

 

 

 

그렇다면 히타이트 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무슨 수로 철을 다룰 수 있었을까요?

바로 히타이트의 수도, 하투샤의 특성 덕분이었습니다.

 

하투샤는 고원지대에 위치해 있었는데, 심한 일교차로 인해 굉장히 거센 바람이 불었습니다.

히타이트 인들은 이 곳에 용광로를 지어 자연풍을 풀무처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이후 조금씩 철 제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백년 뒤에는 철기가 청동기를 밀어내고 문명의 주류 소재로 자리잡게 됩니다.

 

약 기원전 7세기 무렵에 말입니다.

 

 

 

기원전 1만년 전에 시작된 농경,

그리고 기원전 56세기 경에 세워진 최초의 문명에서

청동기 시대가 열리고 기원전 24세기에는 최초의 제국이,

이후에는 청동을 위한 국제 무역망이 생겨났다가

기원전 7세기 즈음 철기 시대로 접어들 때까지.

 

 

 

 

인류 문명의 탄생 과정도 참 흥미롭지 않나요?

3개의 댓글

2023.10.01
0
2023.10.01

오 재밌어

0
2023.10.02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17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下) 1 綠象 4 2 일 전
1216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中) 1 綠象 2 2 일 전
1215 [역사] American Socialists-링컨대대의 투쟁과 최후(上) 5 綠象 4 4 일 전
1214 [역사] English)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3 FishAndMaps 5 5 일 전
1213 [역사] 인류의 기원 (3) 3 식별불해 6 8 일 전
1212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5 14 일 전
1211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15 일 전
1210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18 일 전
1209 [역사] 왜 사형수의 인권을 보장해야만 하는가 72 골방철학가 62 29 일 전
1208 [역사] 세계역사상 환경적으로 제일 해를 끼친 전쟁행위 17 세기노비추적꾼 13 2024.03.30
1207 [역사] 송파장과 가락시장 5 Alcaraz 9 2024.03.28
1206 [역사] 미국인의 시적인 중지 4 K1A1 17 2024.03.26
1205 [역사] 역사학자: 드래곤볼은 일본 제국주의사관 만화 17 세기노비추적꾼 13 2024.03.23
1204 [역사] 애니메이션 지도로 보는 고려거란전쟁 6 FishAndMaps 6 2024.03.13
1203 [역사] [English] 지도로 보는 광개토대왕의 영토 확장 3 FishAndMaps 4 2024.03.08
1202 [역사] 지도로 보는 우크라이나 전쟁 2년 동안의 기록 9 FishAndMaps 12 2024.03.06
1201 [역사] [2차 고당전쟁] 9. 연개소문 최대의 승첩 (完) 3 bebackin 5 2024.03.01
1200 [역사] [2차 고당전쟁] 8. 태산봉선(泰山封禪) 3 bebackin 4 2024.02.29
1199 [역사] 일본에 끌려간 조선인 이야기 3 에벰베 6 2024.02.28
1198 [역사] [2차 고당전쟁] 7. 선택과 집중 bebackin 4 2024.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