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유대전쟁 이후의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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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개선문 부조. 촛대 등 성전이 약탈 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성전 가까이 접근한 로마병사들은 티투스의 명령을 못 들은 척하며 선두에 있던 병사들에게 불을 지르라고 재촉했다. 유대 반란군은 이 불행을 전혀 막을 수 없었다.”

 

AD 70년 티투스 장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붕괴된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지 않아 마사다 요새가 함락되며 유대전쟁은 막을 내린다. 예루살렘이 파괴되며 유대 사회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사두개인들은 죽임을 당했으며, 참변에서 살아남은 바리새인들은 유대 공동체를 다시금 세우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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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투스 개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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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롯이 증축한 성전. 정통성이 부족했던 헤롯은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대대적으로 예루살렘 성전을 증축했다.)

.

 

1. 종교적 영향

성전이 무너지며 유대교의 희생 제의 등 성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제의는 맥이 끊긴다. 그러나 회당을 중심으로 여호와에 대한 숭배는 이어져 내려갔다. 회당이 예배에서는 성전 의식들이 조금씩 계속 되었다.

 

전쟁으로 인해 유대 최고 법정 기관이자 산헤드린이 해체된다. 산헤드린의 최고 책임자는 대제사장이었으며, 사두개파 귀족 출신들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전쟁으로 인해 모두 죽게 되면서 유대 사회는 변화가 필요해졌다.

 

예루살렘이 함락되기 직전 바리새인들이 피신했던 얌니아에서는 오직 율법학자들로만 이루어진 새로운 산헤드린이 회집된다.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은 유대교의 권리를 존중해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회당은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으며, 이로써 유대 공동체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2. 정치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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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등장하는 사두개인)

 

전쟁 전 이스라엘은 로마의 영토 중 제 3등급에 속해있었다. 이는 기사 계급 행정관(procurator)의 지휘와 시리아 총독의 감독 하에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실상 당시 유대인들은 유대 분봉왕의 지배를 받고 있었다. 유대인들이 로마에 항거하여 반란을 일으키며, 이곳의 땅은 2등급 영토로 격상된다. 이는 독립된 로마의 지방이 된다는 말이며, 유대아(Judaea)라는 공식 라틴어 명칭이 붙게된다.

 

또한 이 땅은 로마 집정관(Consul) 혹은 법무관(praetor) 계급의 총독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마디로 더이상 자율권을 가진 속국이 아닌 로마 정부의 집접적인 통치 및 통제를 받는 영토로 바뀌게 된다. 이로써 왕조는 끝나며 유대인의 국가는 소멸하게 된다.

 

3. 경제적 영향

전쟁은 유대 땅 전역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수 많은 유대인은 죽임을 당했고 요세푸스는 이때 백만 명의 인명 손실이 있었다 남겼으나 정확한 수치는 확실하지 않다. 또한 유대땅은 로마 황제의 소유하에 넘어갔으며 대다수의 백성들은 경작지를 잃은 소작농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러한 손실과 체계의 변화로 인해 유대 백성의 경제 역시 황폐화 되었다.

 

4. 초대 기독교

초기 예루살렘 교회는 반란 당시 횡횡했던 정치적 메시아의 등장을 거부했다. 그들에게 메시아는 오직 그리스도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내전과 로마의 포위를 피하여 요르단 동편의 펠라 지역으로 피신하여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후에 반유대적 관점을 가지고 있었던 유세비우스는 이렇게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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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들이 만민의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에게 수난을 가한 바로 그 시대에 하나님께서 공의를 나타내셔서 멸망이 그들을 덮쳐 마치 감옥에 갇힌 것은 참으로 공정한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유대인 내부에서 이 전쟁에 대해 평가하는 서로 다른 두권의 책이 전승되는데 이것이 바로 제4에스라서와 제2바룩서다. 성경의 인물을 가공의 저사로 삼은 이 두 책은 예루살렘의 멸망과 성전의 붕괴에 대해 돌아보며 묵시적 형태의 글로 이후의 전개될 일들을 계시한다.

이 두 책에 대한 내용은 차후 다뤄보도록 하겠다.

3개의 댓글

2022.12.18

사두개파는 종교적 지배자들임에도 내세를 믿지 않았다지?? 밑에 있던 종교 근본주의자들 입장에선 얼마나 어이가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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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9
@또잉뚜잉뚀잉

사두개인들은 귀족성향의 엘리트집탄이었기 때문에 현생에 미련이 없지. 그래서 내세와 영혼불멸을 믿지 않고 현세의 일은 결국 개인의 선택과 책임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지. 반대로 바리새파는 내세와 부활을 믿으면서 신의 섭리와 인간의 선악에 대한 선택이란 신인동형론적 입장을 취했고.

 

어찌되었건간에 예수가 지적한건 그 안에 있는 우월감과 차별의식 등인데 토라의 해석에 대해서 예수는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이었음. 기독교식 내세 역시 엄밀히 따지면 이런 교리간의 차이와는 동떨어진 해괴한 사상으로 이어졌고.

 

기독교 계명인 아가페는 구약 율법의 제정정신이고 결국 야훼신앙의 근본인 윤리적 제언과 공의에 대한 것을 다뤘는데 오늘날에 와서는? 보수적 국내 개신교는 한국 개신교가 자유주의를 욕하는 그 논리 그대로 국내 교회에 적용하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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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5

재밌습니다^^ 다음 화도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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