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대만에 관한 고찰

대만, 한자로  臺灣/台湾 이라 쓰이고 영어로는 Taiwan이라 쓰이는 이 지역명은 현대 사회에서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번째 뜻은 공식적으로는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라 불리는 국가(국가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후술하겠음)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지리적으로는 현 진먼, 마쭈, 펑후, 대만 섬을 포함한다. 중국 대륙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화민국 정부에서는 공식적으로 이를 지칭할때 타이완 지구(臺灣地區) 또는 중화민국 자유지구(中華民國自由地區) 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이에 반대되는 단어, 즉 현 중화인민공화국이 점유하고 있는 영토를 중화민국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는 대륙지구이다. 두번째 뜻은 지리적으로 대만 섬만을 가리키고 2380만의 중화민국 자유지구 인구 중 롄장,진먼, 펑후의 22만 인구를 제외한 2360만 정도의 인구가 거주하는 중화민국의 명목상 영토중에 가장 큰 섬이다. 현대에서는 중화민국과 대만이 혼용되어 비슷한 뜻으로 쓰이고 있다. 

 

 

중화민국 자유지구인, 간단히 칭해 대만인은 세 부류, 혹은 네 부류로 나뉜다. 대만인을 중화민국 국적 보유자로 생각한다면 다섯 부류로 분류 할 수도 있다. 보통은 외성인, 본성인, 대만 원주민으로 나누는 분류가 가장 많이 쓰이며, 본성인은 민남인과 객가인으로 나눌 수 있다. 

 

 

중화민국 국적자 중 중화민국 자유지구인이 아닌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해외 화교라고 불리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전 중국을 떠난 자들과 그들의 후예이다. 한국 화교들은 대부분이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칭다오가 위치한 산동성 출신인데, 이들은 본토 출신이지만 대만인으로 불리는 기묘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중화민국인이라 칭할 수는 있어도 대만과의 연관성은 없다. 중화민국 정부도 중화민국 자유지구에 호적, 즉 주민번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을 구분지어 규정하므로, 중화민국 화교들은 자신의 고국인 중화민국에서 대만인들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지 못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무비자 입국이 있는데, 대만인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는 일부 국가들은 대만 주민번호 보유를 요구하며, 이 경우 해외 화교들은 중화민국 여권을 보유함에도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중국 대만 양국 모두 일반귀화제도가 없는 대신 해외 화교의 국적 회복은 가능하므로 중화민국 화교는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 모두의 국적을 쉽게 회복 할 수 있다.

 

 

중화민국 자유지구인 중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집단은 본성인으로, 1990년대 이후 중화민국 정부는 호적별 공식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아서 정확한 추산은 불가능하지만 대만 인구의 84%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에 대만 섬과 인접한 푸젠성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의 후예로서, 중국인으로의 정체성보다 대만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느끼며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본성인이고 민주진보당 지지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더 세부하게 분류하자면 민남인과 객가인으로 나뉘는데, 84%중 12%p 정도가 객가인이고, 74%p 정도가 민남인이다. 이들은 민남어와 객가어를 모어로 하고, 교육과정에서 중국어를 배워 제2 언어로서 구사한다. 

 

 

중화민국 자유지구인 중 가장 적은 인구를 차지하는 집단은 대만 원주민으로,대만 인구의 2%를 차지하며 수천년전부터 대만 섬에서 살아온 집단들이다. 말레이어와 필리핀어(타갈로그어)와 같은 종류의 언어를 구사하며 이로 인해 대만 섬에 살던 집단이 이주민이 현 동남아 섬 지역의 선조라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당 독재 시절에는 중국어를 배우기를 강요당하며 고유의 문화를 탄압당하고 중국 문화에 동화될 것을 강요받았지만 요즘은 중화민국의 국회 역할을 하는 입법원의 114개의 의석 중 6개를 보장받는 등 그들의 권리가 전보다는 존중되고 원주민 언어 교육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들은 의외로 국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데, 사람들은 명청 시기에 이주해온 본성인들이 이들의 땅을 빼앗고 산간지역으로 그들을 이주하게 만든 반감이 그 이유 일 수도 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중화민국 자유지구인 중 두번째로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집단은 외성인으로, 대만 인구의 12%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은 국공내전에서 패한 후 대만 섬으로 이주해온 중화민국 정부 요인들과 군인, 중국 대륙의 공산화를 두려워한 자본가와 공산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시민들, 그리고 그들의 후예이다. 보통 대만의 수도권이라 볼 수 있는 타오위안, 신베이, 타이베이에 거주하며 이들은 중국인과 대만인의 정체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젊은 세대일 경우 이런 경향이 덜 하고 나이든 분들은 오직 중국인(중화민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경우도 있다. 이들 대부분이 중국 국민당의 지지층이며, 1987년 대만 계엄령이 해제되어 민주화 되기 전까지는 장제스-장징궈 정부의 독재로 대만을 통치했다. 이들의 모어는 대부분 표준중국어이며, 중국 내 관화 사용 지역 출신이 아닌 경우 기타 방언을 모어로 구사한다. 대부분 양안통일을 지지하며, (물론 중국의 민주화를 전제로 한) 대만은 중화민국의 일부라는 생각을 고수한다.

 

 

현재 중화민국 교육과정에서는 세가지 역사를 배우는데, 대만사, 중국사, 세계사를 동시에 배운다. 중화민국 정부의 집권당의 성향에 따라 중국사와 대만사의 비율이 바뀌며, 이 비율에 대해서는 대만인들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항상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터키가 있는데 터키 교육과정은 아나톨리아 반도의 영토사와 (로마 제국 동로마 제국 등등)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온 튀르크계 터키 민족에 대한 민족사를 동시에 배운다.

 

 

중국에 대한 대만인의 생각은 3가지로 나뉠 수 있는대, 첫번째는 양안통일, 두번째는 중화민국 독립(두개의 중국), 세번째는 대만 독립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양안 통일은 중국 주도의 일국양제 통일과 민주화된 중국과의 통일로 나뉘며, 홍콩 보안법 통과 등 여러 이슈로 인해 대부분의 대만인은 중국 주도의 흡수 통일, 즉 일국양제 통일을 부정적으로 본다. 현 중화민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후자이며, 정치인 개개인의 성향과는 상관없이 중화민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중국을 고수한다. 중화민국 독립은 두개의 중국, 즉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의 분열을 인정하고 중국 대륙과는 다른 국가라는것을 인정하고 별개의 '중국'으로서 살아가자는 것 이다. 대만 독립은 현 중화민국 정부의 헌법을 개정하여 대만은 중국과 관련없는, 별개의 국가라는것을 인정하자는것이다.

 

 

중화민국 독립과 대만 독립은 유사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많이 다르다. 중화민국 독립은 중국으로서의 역사와 정체성을 유지하는거로서, 중화인민공화국과의 관계는 하나에서 갈라져 나온 형제국가라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만 독립파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중국은 단지 옆 나라일 뿐이고 현재까지도 민주화 전 중화민국 정부는 일본 제국의 대만 섬 지배처럼 이웃나라에서 침략해온 집단의 지배로 여기며, 자신을은 중국인이 아닌 대만인으로 여긴다.

 

현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의 방향은 대만 독립이였으나, 현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은 사실상 중화민국이라는 이름의 독립국이라 발언하거나, 중화민국(대만)이라는 표기를 선호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하지 않고, 대만 성과 푸젠 성 행정을 정지시키고 이름 뿐인 기구로 바꿔놓는 등 온건적인 대중정책을 고수해 중도파와 더 나아가 범람연맹(국민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었다.

 

 

 

 

1개의 댓글

2021.12.23

섬나라 역사는 재밌는 경우가 많은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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