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나도 의무병 썰 풀어본다 .txt

하이 가이들아 


난 기타 너희들이 잘 알고 있는 사단 출신이 아닌 


'포병여단'출신이야.


사단보다 여단이 더 작다고 보면되.


그러니까 , 사단에는 사단장 - 연대장 - 대대장  순으로 지휘체계가 되어있잖아 ?

하지만 우리 여단은 여단장 - 대대장 순으로 다이렉트 직할 지휘체계가 정립되어있어.


게다가 포병 특정상 이리저리 온갖 부대가 흩어져있기 때문에 부대가 엄청 떨어져있거든? 고로 대대장이 거의 부대내에서 사단장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면 되


병사휴가조절 포상휴가 스케쥴 조절 훈련 조절 모든게 대대장 마음대로였으니까ㄷㄷ


내가 온 부대는 그런 여단본부 밑에서 내려간 자그마한 대대의무대 였어 


대대는 총 4개의 포대(소대)로 구성되어있었는데 포대본부 - 1포대 - 2포대 - 3포대고 


각 포대에서 포수들이 여러가지 포훈련을 하는 일을 맡았고, 포대본부는 그런 포대를 지원하는 취사병, 의무병, 운전병, 통신, 작전병들로 구성되어있었어.


다른 의무병 가이들의 썰을 들어보면 저 높은 사단의무대나 병원에서 일해서 많은 환자를 볼 수 있었는데 


우리부대는 그런게 없었음. 내가 겪은 가장 큰 환자는 4M 높이에서 낙상해서 허리 철심 박은 선임... 정도?


내가 겪은 의무병과에 대한 생각은  


아무래도 자그마한 곳으로 가면 갈수록 일이 편해진다야. 실제로 나는 여단본부도 아니고 대대 찌끄레기 의무대를 맡았기 때문에 부대 인원이 간부포함 총 350명 정도였는데


정말 군생활 편하게 보냈다고 생각해. 많은 의무병들이 케바케이듯 힘든 의무병도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흔히 얘기하는 '꿀빠는 의무병, 편한 의무병'의 이미지를 


내가 겪었다고 생각함. 



하지만 미필들이 이글 보고 와 진짜 의무병 편한갑다. 아무것도 안하는갑다. 라고 생각하는건 오산이야. 군대는 군대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 직종을 찾아보려면 


웬만해서는 다른 병과를 찾아보길 바래 ㅋㅋ 부대에 따라서 의무병 대접이 천차만별이니까 




1. 이등병 시절 


내가 들어갔을때 내 맞선임은 나랑 11개월 차였어 


어마어마하지? 난 군번이 엄청 풀린 군번이었어. 일병 말에 의무대 왕고를 달았으니까(ㄷㄷ) 


하지만 왕고 빨리 다는것도 그다지 좋은건 아니더라. 타 간부들 통신과 작전과 인사과 선임들 뒷바라지에 왕고되니까 온갖 책임을 내가 진다는 그 부담감에,,


음..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아무튼 내 이등병시절도 참 편했다면 편했..다고 볼수있지 


왜 말 끝을 흐리냐면, 다른 사람 입장에선 정말 배부른 소리긴 한데, 내 이등병시절에는 '선임'이 없었어 


우리 대대 구조가 본부포대 - 1포대 - 2포대 - 3포대 로 이뤄졌다는건 얘기해줬지? 그런데 각 포대가 다르면 '아저씨'라고 불러서 선임 개념이 아니야


짬대접은 해주긴 해도 그야말로 '아저씨'임. 타부대 사람이란 말이야.


여기서 우리 대대는, 본부포대랑 3포대가 건물이 붙어있고(신막사) 1포대, 2포대가 구막사(1980년도 막사.. 일자로 되어있는.. 그 꾸린)에 다가 위치가 전혀 달라 


위병소도 따로 있었고 철조망도 따로 있었고 차로 5분 거리, 10분 거리에 떨어져있었어 


문제는, 대대 의무대는 모든 대대인원을 관리해야되는데, 3포대 인원은 건물이 붙어있어서 관리가 가능했는데 1,2포대는 그게 안되기 때문에 


이 각 포대에 의무병이 무조건 한명 '파견'을 나가있어야되 


근데 내가 들어왔을때에는 선임이 두명인데다가 의무병이 나 포함 셋. 정말 의무병 신병이 더럽게 안들어와서 울며겨자먹기로 난 한달을 배우고 바로 독립포대인 2포대로 파견을 나갔어 


한달만에 배운것도 웃긴게 20가지 정도되는 약 종류(두통약, 배탈약, 발에 무좀약.. 뭐 아플땐 뭘 섞어서 줘라.. 이런거..)랑 붕대감는법 정도


본부포대 선임들이랑 친해지지도 못하고 한참 욕먹고 갈굼받다가 또 다시 한달만에 새로운 환경에 뚞 떨어진거야.


다 아저씨긴 했지만 난 그당시 이등병이었고 개짬찌였지.. 


솔직히 새로운 뉴페이스가 들어오면 미우나 고우나 자기 후임이라고 챙겨주고 갈구더라도 잘되길 바라는 마음(...글쎄 이건 좀 케바케긴 하다)이잖아 ?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관심을 가져다 주는데..



난 거기 가자마자 진짜 아무도 말을 하나도 안걸음.. 마치 없는 사람인냥 .. 뭘 해야될지도 모르겠고 신식막사에서 엄청 좋은 곳에서 지내다가, 구막사 오니까 뭔가 


퀴퀴한 냄새에,, 심지어 거기에는 의무'대'라는 공간 자체가 없고 그냥 아예 약장형식으로 티비옆에 서랍 하나 있었던 정도였어 


의무병이니까 아저씨니까 아무일 안해도 된다. 근무를 서지 않아도 된다.. 이런거 다 개소주죠 시팔.


난 거기서 그냥 작업병으로 지냈어 의무병으로써 하는일은 그냥 일주일마다 군의관님 오시는 날에 맞춰 진료받을 환자명단과 병명 파악, 외진갈 인원들 파악, 그리고 아프다고 하면 약주기.. 였고 일과시간에는 아저씨들과 같이 


삽질하고 나무나르고 불때우고 공구리치고ㅋㅋㅋ 심지어 각 포상별 돌아다니면서 페인트작업 하고 납땜질? 이름이 기억안나네,, 가면 같은거 쓰고 


철 녹여서 붙이는 작업 그것도 도와주고 


 그렇게 힘들게 하루일과 보내고 나서 10시 이후에는 새벽에 위병소 근무를 나갔지.


심지어 난 자주포 시동 걸고 운전까지 해봤음 (아주 잠깐이었지만 ㅋㅋ 배워서)


다들 선임아니라고 내가 정말 이등병답지 않은 개막장 짓을 하긴 했고 눈치도 안봐서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정말 편했다. 솔직히 지금와서 생각해보니까 


아저씨긴 한데 이등병주제 존나 개요령피우는 걸 내가 봐도 아니꼬왔겠다 ㅋㅋ 그래서 막 아저씨들이랑 욕도하고 싸움 날뻔하기도 했지



그당시 난 아예 의무병이 아니었고 작업병이었어 ㅋㅋ 11월부터 1월까지.. 그 추운 날씨에 새벽2시 위병소 안에서 뽀글이 끓여먹기도 하고 


부대가 산이다보니까 눈오는 날 눈치우다가 같이 눈삽으로 눈썰매 탄 기억도 난다 그때 눈삽 5개인가 부러뜨렸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2포대 사람이 다 되어갔어. 개짬찌긴 했는데 아저씨들이랑 거의 친한 친구사이로 지냈었고 


이게무슨 의무병이야!! 라고 외치는 가이들도 있겠지만 워낙 부대별로 의무병에 대한 대접이 아예 달라서 ㅋㅋ 진짜 군대는 운이 좋아야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야 


아무튼 난 이렇게 마음편하게 이등병시절을 보냈어


막 환자를 봤다? 비상환자가 나타났다? 고작해야 몸에 두드러기가 갑자기 올라오거나 열이 38.5도로 올라가는 정도.. 밖에 없었어 


팔이 부러지고 다리가 두동강 나고 이런거 전혀 없었음ㅠ





2. 혹한기 훈련 


그 춥디추운 군대의 겨울을 잊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거라 생각해 


핫팩을 깠더니 핫팩이 얼더라. 아침 우유가 얼어서 마시질 못했다.. 인터넷에서 들은 온갖 이야기들을 드디어! 실제로 경험하는 날이 왔어 


추워봤자 얼마나 춥겠어 ㅋㅋ 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은 혹한기 첫날부터 그냥 홀라당 까버렷음 


여기서 내가 얼마나 ,, 운이 좋은 케이스였냐면 짬찌때 하는 훈련은 진짜 개 막내라서 몸도 마음도 스트레스에 미칠것같은 시나리온데 


난 이 때 대대장 지시사항으로 각 파견나가있는 의무병들은 그냥 독립포대에 붙어서 혹한기훈련을 하라.. 라는 지침이 나왔다?

그래서 난 그냥 진짜 아저씨들이랑 훈련했음 ㅋㅋ 이게 얼마나 편했냐면 난 어딜가도 되는 존재였어 


포수들이랑 있어도 되고 운전병들이랑 있어도 되고 말그대로 '잉여병력'이었지 


이게 얼마나 크나큰 혜택인지는 그때 난 몰랐다? 일병달고 한 2달 정도 있었을 때 즈음? 에 혹한기 훈련을 했으니 



그냥 파견 나간 의무병들은 독립포대에 있어라 라는 지침만 있엇지 무엇을 해라 라는 지침이 전혀 없엇기 때문에 날 터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엇어 


여기저기 살금 눈치봐가면서 포수들 일하는거 도와주거나 지휘소 치는거 도와주고 후딱 짱박혀서 건빵까먹기 바빴음 .



원래 포대에서는 훈련장을 나가면 무언가 할일이 분배되어있어 미필들은 잘 모르겟지만 군필들은 잘 알끄야.. 지휘소 텐트를 친다던가 포수들은 방열을 한 후에 주변 호상으로 경계를 나가있던가 


근데 하필.. 이 훈련이 60시간 연속 무철야 훈련이었어 


훈련을 나가도 철야가 아니면 병사들은 잠을 잘 수 있다? 훈련장에서? 


전쟁났는데 잠안잘꺼야? 불침번 서가고 베이스캠프를 만들어서 거기서 먹고 자고 다할수 있어야 되잖아 ?

근데 60시간 철야면 일단 잠을 '안자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다 짱박혀 자긴 한다만..) 텐트를 칠 수가 없었어 


영하 20도 후반이 넘나드는 그 추운 날씨에.. 텐트를 안치고 ㅠㅠ..어디서 자느냐 그게 문제인거지..


난 잉여병력이어서 할 '일'도 없지만 반대로 말하면 내가 있어야할 '곳'이 없었기에 난..


두돈반 짐칸트럭에서 영하 30도 가까이 되는 날씨에서 덜덜덜덜덜 떨면서 하룻밤을 지새워야했어.. 자는것도 아니야 ..


손가락 균열균열마다 갈라져서 때가 끼고 4ㅡ5분 졸다가 발이 얼어 감각이 없어서 그냥 아무 이유없이 주변을 걷기도 하다가 이러다 새벽 7시 쯤 되면 아침밥이 오는데


그때까지 살아 버티는거야 정말 죽는 줄 알음.


지금에 와서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당시에는 사람이 정말 얼어서 죽을수도 있구나 라는 걸 느껴본 경험이었어. 


핫팩? 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그때 핫팩 40개인가 준비해서 갔는데 


밖에서 자는거여서 그런건지 정말 아무 소용없더라 핫팩이 얼음. 시팔.



하지만 그냥 여기저기 눈치보면서 이리저리 편승해서 혹한기를 보냈기에 ㅠㅠ 오히려 난 짬을 먹어서 의무대 왕고가 되면서 훈련이 더 힘들어졌음;;; 



나머지 이야기는 나중에 풀어볼껭..








7개의 댓글

2013.08.30
잘 읽었어~ 4111이 꽤 많이 보이네
0
2013.08.30
빨리 다음썰 풀어줘 재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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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0
의무병은 아무나 다 할 수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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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0
@임금님
이과계열에서 기계쪽처럼 전혀 관련없는과만 아니면 다 된다고 보면됨. 화공과도 의무병을 가니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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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1
@aceclo
과가 의무병의 특성있거나 아니면 간호조무사 자격증 딴 애들도 갈수 있어

의무병을 신청해서 오는 얘들은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한달 보낸 후에 또 다시 한달을 대전 국군 의무학교에서 후반기교육을 받게 되거든?

그때 만난얘들 보면 안경학과? 이런 얘들도 있었고 별에별 상관없는 과얘들 많더라

무엇보다 12, 1, 2월 6, 7, 8월 군번이 대학교 방학시즌이라 사람이 엄청많이 몰리니까 그 기간에 가고 싶다면 빨리빨리 신청해야할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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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1
시발 용접도 모르고 철야를 무철야라고하질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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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1
@성기삽니다
헐 생각해보니까 용접과 철야를 왜 헷갈렸을까 ㅡㅡ;; 전역한지도 얼마 안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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