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스압?] [영화를 찍어보자] 0. 영화는 어떻게 만들까? (1) 프리 프로덕션

 

노래 틀고 읽으면 좋다. 스압의 만병통치약 브금.


다음편 (2)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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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여기엔 영화에 관심 많은 사람이 많을거야. 

영화 리뷰도 꽤 많이 올라오는거 같고 관심도 많은 것 같은데 영화 판은 왜 없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거두절미하고 이 시리즈에서는 영화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될지를 간략하게 알려줄거야.

극장에 걸리는 영화(이하 상업영화)들을 제외하고 혼자, 혹은 소규모 인원으로 영화를 만드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말이야.

이걸 가르쳐주는 곳이 은근히 적더라고. 아직까진 독학을 해야되는 영역인 것 같아.

그래서 여기에 [영화를 찍어보자] 시리즈로 올려보려고 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었으면 영화를 만들면 돼.

솔직히 폰카로 아무거나 찍어서 윈도우 무비메이커로 편집만 해도 그건 영화야.

최초의 영화는 그냥 아무것도 없이 현실을 찍은 것 뿐이었으니까.



이 영상은 최초의 영화야.

뤼미에르 형제가 영상을 찍는 카메라를 최초로 발명하고 시험삼아 찍어본거야.

공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찍은 영상. 그 아무것도 아닌게 <시민 케인>, <버티고>, 최근에 나온 <곡성>,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등등의 출발점이라는거지.

조금 막말을 하자면, 저런것도 영화라고 추앙받는데 우리라고 못만들게 뭐겠어?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을 먹은것 부터가 영화 제작은 시작된거야.

하지만 조금 욕심을 내서 연기도 해보고, 나름대로 각본도 써보고 연출도 해보고 싶어진다면? 그땐 일정한 형식을 따라야해.

그 형식은 크게 세단계로 나뉘는데,


1. 프리 프로덕션 Pre-Production (사전작업)

2. 프로덕션 Production (촬영)

3. 포스트 프로덕션 Post-Production (후반작업)


으로 나뉘어.


한 단계씩 간단하게 설명해 줄게.

이번 글에선 1단계만 설명해 줄거야. 좀 길거든.

이 글에서 소개하는 모든 작업은 나중에 자세히 따로 설명해줄거야. 나도 봉준호급 전문가는 아니라 완벽한 설명은 못하지만 도움이 됐으면 해.

또 중요한건 이 글은 혼자 또는 소규모로 찍을 때를 가정하고 말하는거야. 각잡고 돈들여 찍는 영화는 훨씬 복잡한 과정을 거쳐.


1. 프리 프로덕션 (사전작업)

앞으로는 프리라고 부를게. 

프리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첫번째로 하는 일은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야.


ss (2016-05-24 at 09.46.48).png



내가 쓰고있는 시나리오야.

맨 처음 쓴 시나리오를 초고 혹은 1고라고 하고, 한 번 고칠때마다 0.5 혹은 1씩 늘어나. 3번 고치면 2.5고 이거나 4고인거지.

고는 당연히 원고 투고 아싸 쓰리고 할때 고는 아니고 아마 초'고'에서 따온것 같아.

근데 진짜 Go일지Do 모르는 일이지. 중요한건 아니니까 넘어가자.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완고라고 불러. 그 완고를 가지고 앞으로 영화 작업을 하는거야.


근데 저렇게 꼭 정형화된 시나리오가 아니어도 돼.

니가 혼자 간단하게 찍고싶은거라면 간단히 씬 구별만 해놓고 찍어도 되고, 아예 안쓰고 즉흥적으로 찍어도 돼.

그냥 하고싶은 대로 찍은게 영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 쯤 들어봤을 누벨바그 영화들이니까.

누벨바그의 대표주자 장 뤽 고다르 감독의 영화 <네 멋대로 해라>를 보면 정말 지 꼴리는대로 막 찍어놓은것 같은 기분이 들어.

그런 영화가 세기의 명작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니 세상일은 모르는거지.

혹시 모르냐 니가 유명해져서 똥을 싸는걸 찍어도.... 아 그건 스캇물이구나 으악 스캇물 안봐요 안봐


그 다음에는 시나리오를 뜯어서 분석해.

엥? 왜 써놓은걸 또 분석해?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분석은 촬영을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면 편해.

그 첫번째가 바로 로케이션 설정이야.

처음에 시나리오를 쓰면 아무래도 자기 주변에 있는 이야기와 장소, 인물을 떠올리면서 쓰기 마련이야.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 둔대>에 나오는 영화부 부장처럼 우주 좀비물을 찍고싶다면 뭐... 알아서 하구.


어쨌든 시나리오를 쓰면서 떠올린 그 장소가 바로 로케이션이야. 촬영 장소인거지.

그 촬영 장소를 정하는게 로케이션 설정이야.

촬영 사정 상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제일 많은게 로케이션이야. 작가나 연출이 "여기 아니면 안찍을거야! 빼애액!"하면 어쩔 수 없지만.

예를들어 니가 영화를 찍으려고 무작정 청계천에 가서 캠코더를 들이민다고 치자.

누군가가 초상권을 이유로 태클을 걸면 그 영상은 지우거나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돼. 영화에 모자이크라니?

이해가 돼? 이런 자질구레한 것도 신경써야 되는 상당히 귀찮은 작업이야.


하지만 영상의 아름다움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또 장소야.

연인이 아름답게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씬이야. 그 씬의 배경이 뒤로 쭉 뻗은 산들바람이 잔잔하게 부는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이나 갈대밭, 꽃밭이면 정말 예쁘겠지?

그런데 그 장면의 배경이 <검은 사제들>에 나오는 음침한 골목이거나 시궁창, 하수도, 화장실이라면? 정말 거지같겠지.

장소가 그렇게 중요해. 물론 가장 좋은 장소는 니가 시나리오를 쓰면서 생각한 바로 그곳이야.


어쨌든 그런 식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끝냈다면 다음엔 콘티를 짜야 해.

콘티는 영어 단어 Continuity를 줄여서 부르는거야.

Continuity는 논리적 연속성 뭐 이런뜻이래. 쉽게 말해서 영화의 장면이 바뀔때마다 앞뒤가 맞게 해주는거지.

그걸 구체적으로 그림과 글로 적어놓는게 바로 콘티야. 정해놓은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magazine17-25.jpg


이런식이지.

그런데 이건 정말 고퀄인 편이야.

대부분 혼자 또는 소규모로 영화를 찍을때는 콘티를 아예 안쓰기도 해. 솔직히 귀찮거든.

그런식으로 찍는거면 시간과 돈의 제약에서 자유로우니까.

하지만 각잡고 영화 찍을때는 이게 정말 중요해. 상업영화에서는 촬영 하루 하루 할 때마다 돈이 엄청나게 깨지거든.

그렇기 때문에 콘티를 철저하게 짜놓고 그거를 바탕으로 영화를 찍어.

즉 콘티를 짜면 좀 더 효율적으로 찍을 수 있다는 거겠지?


그 다음엔 배우 캐스팅인데, 이건 생략할게.

그냥 배우 캐스팅이야. 너 혼자 연기해도 되고, 다른 사람을 캐스팅 해도 되고. 니 마음이야.

특별히 주인공의 외모를 설정해 놓았다면 그런 배우를 찾아야겠지.


그 다음엔 연출이야.

할거 많지? 영화를 찍는다는게 그냥 무작정 카메라 들고나가서 찍는건 아니었다는걸 이쯤 되면 깨달았을거야.

이 연출은 어떻게 보면 콘티의 연장선상에 놓여져있다고 보면 돼.

연출을 쉽게 설명하자면 '영화의 화면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관리하는 사람'이야.

소품, 배경, 인물 등등. 모든걸 관리해. 그 모든걸 유식한 말로 '미장센'이라고 해. 


맨날 미장센 미장센 하니까 굉장히 거창한 말인것 같은데 사실 별거 없지? 니네 집에 있는 미장센 샴푸만큼이나 사실 별거 아닌거야.

영화 속에 의도적으로 배치되어있는 모든 것을 크게 봐서 미장센이라고 해. 그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행위가 바로 연출이고. 연출은 미장센을 만든다고 봐도 좋아.

어쨌든 연출은 카메라의 각도, 소품의 배치 등등 화면을 구성하는 역할이야.

영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지. 영화의 구석구석 모든곳에는 깊숙히 연출자의 세심한 TOUCH가 닿아있어... 앗흥...♡

그리고 그걸 콘티에 기록하는거고. 콘티에 그리는 그림은 영화의 스크린샷이라고 생각하고 그리면 돼.


이 연출이 시나리오 작가와 동일한 경우가 상당히 많아. 개인은 말할 것도 없고, 소규모 촬영팀에는 시나리오 쓴사람이 연출을 보통 맡아.

왜냐하면 그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그 시나리오에 대해 가장 잘 알고있으니까. 

할리우드같은 철저한 분업 시스템에서는 그런 경우가 극히 드물어. 크리스토퍼 놀란같은 거물 감독쯤이나 각본과 연출을 같이 하지.

우리나라에선 아직 각본과 연출이 뚜렷하게 분리되지 않아. <곡성>도 나홍진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했잖아.


여기까지 하면 소규모 영화의 프리 프로덕션은 마무리가 대충 되고, 카메라를 들고 뛰쳐나가는 프로덕션 단계가 준비된 상태인거야.

휴. 할거 많지? 하지만 이것도 굉장히 압축해서 설명한 거라는거!

세부 단계 하나 하나마다 아마 자세히 쓰면 이만큼의 분량이 나올걸?

앞으로 그런 글을 쓰면서 시리즈를 이어 나갈거야.


기대...까지 할건 없구 그냥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어. 나도 대단한 실력자인것도 아니고, 그냥 내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거니까.

글도 잘쓰는게 아니라서 노잼글이 될수도 있구... 아몰랑 그냥 쓸래

다음 편이 언제 올라올진 모르겠다... 촬영 준비때문에 바빠서.

그럼 뺘뺘!


다음편 (2) 프로덕션

http://www.dogdrip.net/98900702


PS. 궁금한거 있으면 물어봐. 아는 선에서 최대한 성의있게 대답해줄게.

9개의 댓글

2016.05.24
니가 설명한건 프리 프로덕션이다.

영어로 pre와 post가 뭔지는 알텐데 실수냐, 아니면 정말 저렇게 알고 있는거냐.

설명하는거 보니 업계사람은 물론 전공자도 아닌 것 같고...
0
2016.05.24
@니네뭐냐
헐 오타임 미안 둘다 포스트라고 써놨었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 전공자인데 전공자처럼 안보였구나... 나도 멀었구나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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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꿈이 애니감독이라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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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더 올려 더 더더더덛떠덛ㄸ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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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헐리웃에선 만화 콘티 안그린다 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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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잉? 영상? 그거 완전 대인관계 파탄나는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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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6
영상쪽 있는사람으로 화팅
담글 기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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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콘티 귀찮다고 안그리고 현장 나가면 작살나지 않음?
상업급 규모 아니더라도 애들 여닐곱 데리고 나갔다가 콘티 없어서 연출놈이 어버버 하다가 대충 이쯤이면 되겠지? 하면서 애매모호하게 끝내버리니까 스텝도 이중고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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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Young男
사실 중요하긴 해. 없어도 찍을 순 있지만 효율적이고 어버버 안하게 찍으려면 줄콘티라도 써서 가는게 맞지.
내가 연출할 때 콘티 없이 찍어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로케가 한 군데밖에 없어서 그냥 계속 찍으면 되는거였어서 그냥 내 재량으로 했거든.
나처럼 크게 복잡한게 아니라면 연출 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복잡하면 사실 콘티 짜고 가는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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