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주토피아 (더빙판) 리뷰



어쩌다보니 주토피아 더빙판을 두 번 봤다.


원래는 더빙판 한번, 자막판 한번, 이렇게 2번을 볼 생각이었는데 시간표를 잘못 보는 바람에 그만.


아무튼, 결과적으로 더빙판만 두개 보고 나서 극장을 나서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개드립에서 댓글 다는 사람들 보니 더빙보단 자막이 낫다고들 하던데, 그럼 자막을 두번 본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더빙을 두번 본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런 사람의 입장에서 리뷰를 작성해보고 싶다."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쓴다.


유게에 쓸 만큼 재미있거나 전문가가 쓴 것처럼 심도 깊게 영화를 파고들지는 못하겠지만, 그냥 더빙을 좋아하는 일반인이 일기처럼 쓴 거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1. 주토피아 영화에 관해서


더빙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일단 영화 자체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면, 다른 무수한 리뷰에서 극찬을 쏟아낸 영화 답게, 그냥 봐도 무척 재밌고 좋은 영화였다.


캐릭터들이 저마다 공감할 수 있는 사연을 갖고 있어서 이야기가 억지스럽지 않았고, 지루할 타이밍이면 유머를 집어넣어 시종일관 즐겁게 볼 수 있었다.


기본적인 흐름은 또 수사극인지라 단서가 드러나고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흥미진진했다.


보통의 영화라면 이 정도만 해도 성공일텐데, 이 영화는 거기에 한 발 더해서 '차별이 나쁘다'라는 아주 강력한 주제의식까지 갖는다.


아니 이건 가진다 수준이 아니라 외친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큰 줄기부터 구석구석까지, 어느 한 구석도 차별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장면이 없다.


등장인물들의 행동원리는 크든 작든 차별이라는 주제의 영향력 아래에 있으며 그에 따라 영화 내의 모든 사건이 발생한다.


차별이라는 주제가 갖는 존재감을 감안하면 이 영화는 도덕 교과서 보다도 차별이 나쁘다는 것을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그냥 봐도 재밌고 주제도 뚜렷한 영화가 바로 주토피아이다.


2. 더빙판의 연기에 관해서


위에도 말했다시피 난 자막판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자막판의 연기와 더빙판의 연기를 비교할 수는 없으니 그냥 내가 느낀 점만 말하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만족스러웠지만 100점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는 무척이나 좋은 연기였다.


주연과 조연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는 더빙 연기 구멍의 주범인 아역까지도 꽤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구사했다.


특히나 닉(여우) 성우와 라이언 시장(사자) 성우는 캐릭터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너무나 완벽한 매치를 보여주었다.


모르긴 몰라도, 원판 성우가 그 누구였건 간에 밀리지 않을 듯한 엄청난 호연이었다.


개인적으로 약간, 아주 약간 아쉬운 부분은 있다.


주디(토끼) 성우는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된 연기를 펼쳤지만 가끔씩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은 음색이 튀어나오는 장면이 나왔다.


강인한 직장 여성이 나와야 하는 장면에서 장난기 많은 소녀가 한명 튀어나온 것 같다고나 할까.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기야 하지만, 적어도 나는 주디 연기를 보면서 그렇게 느꼈기에 보면서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엑스트라나 단역들 연기에 있어서도 역시나 아쉬운 부분이 종종 나왔는데, 아무리 짧은 장면이어도 좀 자연스럽게 연출했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이 영화의 더빙 연기는 매우 훌륭했다.



3. 번역


번역도 전체적으로는 매끄러웠다고 말할 수 있다.


우리 말의 맛을 살린 엄청난 번역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보는데 지장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두번째로 영화를 보면서, 번역한 대사 중 어색한 것이 조금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보면 영화에서 캐릭터들이 종종 '그는', '그를', 과 같이 '그'라는 대명사를 이용해 어떤 인물을 지칭한다.


그런데 이는 문어체에서나 나오는 말이라 실제로 목소리를 통해 나오는 걸 들어보니 조금은 부자연스러웠다.


성우분들이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 노력했지만 그 '그'들이 거치적거렸다.


물론 번역하신 분들에게도 이유는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입모양까지 맞추게 번역하기 힘들었다거나, 그 사람이라고 번역하면 자연스럽지만 작품 특성상 그렇게 하지 못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모든 걸 감안하더라도 그러한 자그마한 것들이 좋은 번역에 옥의 티처럼 끼어 있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더했다.


4. 결론


영화가 아닌, 더빙에 있어서 완벽한 영화는 아니었다.


삼겹살을 먹는데 오돌뼈가 씹히듯 가끔씩 불편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영화를 더빙판으로 본 것에 만족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또한 영화를 자막으로 본 뒤에 또 한번 볼 것을 고려하는 사람에게도 자막판을 다시 보는 것보단 더빙을 한번 봐보는 것을 추천할 것이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매우 훌륭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4개의 댓글

더빙한번 자막 두번 총 세번을 봤다. 영화관에서.

뜻하지 않게 더빙을 봤지만, 확실히 더빙판이 덜한 느낌. 우선 디즈니답게 한글화가 대박이다. 상자에 써져있는 철자 고친것까지 한글화 하는것까지 보면서 와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닉이랑 라이언하트의 더빙은 진짜 신의 한수급이다. 괜찮긴 한데 단점이 유머가 정말 애들유머. 번역한걸 보면 정말 애들을 위해서라는 느낌. 임산부를 임신부로 한것도 그렇고 제발 노래는 한국어로 부르지 않았으면 했는데........ 물론 나중엔 영어로 나오지만 좀 그랬음

아이들이 보기에는 확실히 더빙판이 낫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있으면 자막이 나은듯.
0
@랑하는그대에게
임신부인지 임산부라고 한지 잘 기억안나지만
임신부라고 했다면 임신부가 맞는 표현임

임산부는 임부와 산부를 말하는 건데 나무늘보에게 한 농담따먹기는 혹이 3개임. 그러니깐 임부만 말하는 게 맞으니깐 임신부라고 하는게 올바른 표현이라 할 수 있음

난 캐릭터의 표정이라든가 버릇표현 같은거 자막 보다가 놓칠 거 같아서 더빙판 봤는데 만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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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쨩내꺼라능
근데 중요한건 더빙판 - 임신부
자막판 - 임산부 라고 해놓음

자막판이던 더빙판이던 처음에 나오는 tragedy를 배신으로 번역해놓은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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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랑하는그대에게
tragedy 아니고 treachery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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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9
더빙은 안봐서 모르겠고 주토피아 관련해서 할말은

저 포스터밖에 없다. 저 포스터 레알 개못만든것같음.

주인공 토끼를 딱 크게놓고 나머지를 좀 쩌리같이 해야되는데..

저 포스터보면 그냥 그래보임.. 토끼하나 있는 포스터보고 귀여워서봐야겠다고 생각함
0
2016.02.29
나는 더빙판이 더 나은거같다

물론 자막판은 직접본건아니고 트레일러를 10번정도 본것뿐이지만

한국판주디 성우가 톤이 높아서 목소리가 섹시하게들리는게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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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더빙판 다 좋았음

더빙판 볼 때 어린 애들 많았는데 격리실에서 깜짝 놀래키는 장면에서 어떤 애가 그거 보고 기겁해서 울면서 그만보자고 잉잉 울고 엄마는 애 데리고 나가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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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주디홉스랑 결혼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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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2
@StG44놀격소총
닥쳐 주디는 내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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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3
자막 더빙 둘다봤는데 내 감상은 둘다 각자 매력있음.
토끼가 더빙판은 너무 섹시한거 아닌가 하다가 캐릭터가 인간나이 24살이래서 조금 납득.
각 성우한테 여러역을 맡겼는데도 나중에 크레딧보고 알아서 연기는 잘하는 사람들썼구나 라고 생각함. 프로성우니까 당연한건가?ㅋㅋㅋ
한글판 노래는 난 오히려 마지막에도 한글로 노래 안불러서 아쉽던데... 하려면 완벽하게 한글화 하는게 좋을거같아서
영어판 노래가 듣고싶으면 자막판을 보는게 정답이라고 봄. 번역하다보니 노래는 잘부르는데 음절이 안맞아서 가사를 늘린 부분이 좀 어색하게 느껴지긴했지만 누가 불렀는지 원판이랑 비슷한 목소리에 잘부른다라고 생각함.
여우는 내꺼
0
2016.03.03
자막 8회 + 더빙 1회 봤는데.. 더빙퀄 좋다고 해도 난 더빙은 못보겠더라 ㅜㅜ
0
2016.03.04
@Infiza
금수저네...
0
2016.03.04
@꼬꼬기
생활비 줄여가면서 봄 ㅜ 지금 라면으로 떼워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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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4
자막 2번 더빙 1번 봤음
영어를 조금 할 줄 안다면 자막을 추천
잘한다면 아예 무자막을 추천
오역이 눈에 거슬림...
더빙은 생각보다 재밌었음 리얼 막 연예인이 와서 더빙한게
아니라 그런지 어색함은 크지 않았고
더빙판 어린 주디는 느므느므 커여워 ㅋㅋㅋ

이 영화는 애들만 타겟이 아닌거 같음
애들이 이해하기는 어려운 부분도 조금 있는거 같고

글구 뭐랄까 미국식 말장난이나 농담들도 많고
이름부터 토끼=홉스, 사자=라이언하트, 족제비=위즐튼
글구 경찰 애들 이름이 죄다 그 동물과 연관됨 ㅋ

더빙판 노래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듣다가
'최선을 다해!' 이 부분에서 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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