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오만 2

 나는 그동안 얼마나 오만했는가. 나보다 못한다는 것은 그들의 실수를 통해 내가 배울 수 있음이며, 나보다 잘한다는 것은 내 실수를 볼 수 있음이다. 그러나 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은 무시하며 나보다 잘난 사람은 질투하며 살았다. 나는 나의 길은 자랑스러워하면서 남의 길은 무시했다. 나는 나의 상처만 특별한 것이라 생각하며 타인의 상처는 가벼이했다. 나는 사랑받기를 원하면서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명석한 머리를 뽐내기는 좋아했으나 건강한 철학을 세우지는 못했다. 

 귀를 열지 않아서 놓친 기회는 돌이켜보면 수도 없이 많다. 그덕에 나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 내가 좋아하던 게임을 더 잘할 수 있던 기회, 더 공부를 잘할 수 있던 기회를 잃어버렸고, 그 대신에 나는 나의 목표와 현실의 괴리에 짜증을 냈었다. 나는 사람들의 진심을 믿지 않았다. 사람들의 뒷면만 보며 그들의 앞면은 가면이라고 일갈했다. 내 인격의 다양성은 핏대를 세워가며 주장하면서, 왜 남들은 평면으로 만들어버렸을까. 

 나는 '하기 싫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자유를 얻고난 뒤에도 이 습관을 버리지 못해 시간을 낭비했다. 나는 꿈조차도 있기 싫은 오늘의 내일에 놓았다. 자연스럽게 야망대신 타협, 의지 대신 게으름, 계획 대신 비관을 취했다. 이제 나는 새 시대를 열려고 한다. 나의 어리석음을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훌륭함에 귀를 기울이겠다. 상처의 쓰라림을 알기에 타인을 사랑으로 감싸안겠다. 이제 건강한 철학을 가지고 실천하며 우아하게 살겠다. 

2개의 댓글

2016.02.09
네 글을 진지하게 읽진 않지만, 너 자체는 괜찮게 보고 있음. 부끄럼 없이 쓰는 것도 부러운 것 중 하나고. 사람들이 하도 중2병 거리니까 이런 가난하고 기본적인 생각조차도 중2병으로 치부되는데, 자주는 아니지만 꾸준히 쓰는 게 보기 좋다.
잃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 거. 어린 생각이라도 갖고 있을 때가 더 본인 스스로에게 충만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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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9
@종일
신기한건 외국 나오니까 이 나이 개념 없는 사람들은 어린 생각을 나이 먹어서도 갖고 있더라. 고칠 수 있을 때 빨리 고쳐야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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