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첫글, 스압, 설명충주의] 일렉트릭 기타에 대해서 알아보자 (1) 일렉트릭기타의 역사

안녕 개드리퍼들앙?

예전에 일렉트릭기타에 대해서 연재가 올라왔었는데

잘 읽었지만 내용이 모델 소개에만 치우쳐 있는 것 같아서 

난 좀 더 자세하게 다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


내가 너무 설명충이라 글이 지루해 질수도 있겠는데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은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봐주고

관심 있는 사람들은 질문이나 지적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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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타는 언제 만들어졌나요? - 기타의 역사


일렉기타 이야기를 하기 전에, 기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근데 기타는 여러분들이 '기타'하면 딱 떠올리는 
어쿠스틱 기타, 클래식기타, 일렉트릭기타 말고도 종류가 많다.

모두의 친구인 나무위키에서는 기타의 종류를
하와이안기타, 스패니쉬기타, 클래식기타, 플라멩고기타, 포크기타, 일렉트릭기타, 베이스기타 등등
굉장히 다양하게 보고 있다.
하지만 저걸 다 설명하려면 밤을 새워도 글을 끝낼 수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그나마 유명한 
클래식기타(어쿠스틱 나일론 기타)의 역사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다.


기타는 기타족에 속하는 발현(撥絃)악기로, 쓰이기 시작한건 기원전 4000년에서 3000년 쯤으로 보고 있다.
다들 알다시피 과거에 음악이란건 현재처럼 유희나 공연 보다는 일종의 제례나 의식에 가까웠기 때문에
종교의식을 기록한 벽화나 조각 등에는 기타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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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의 기타리스트. <이미지 출처 : 기타핸드북 - http://www.guyguita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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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5인조 밴드를 그린 벽화, 가운데는 댄서인 듯 하다.<이미지 출처 : Historyforkids - http://www.historyforkids.org/>



아랍에서 스페인으로, 다시 유럽으로 전해진 기타는 
1800년 무렵까지 여러 형태를 띠면서 전래되다가
스페인, 당시 에스파냐의 '안토니오 데 토레스 후라도' 형님을 만나게 된다.



7 Antonio_de_torres_jurado_001.jpg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 https://en.wikipedia.org/wiki/Antonio_Torres_Jurado>

이 형님은 당시 소규모 살롱에서 연주되던 기타를 큰 연주회장에서 연주하고 싶었다.

근데 그러질 못하셨지. 왜냐면....




크기변환_8 Fabricatore_1822_Naples_Italy.jpg

<이미지 출처 : Classical Guitar Midi - http://www.classicalguitarmidi.com/>

이태리식 기타.   이쁜데, 작다.



9 Lacote.jpg

<이미지 출처 : Classical Guitar Midi - http://www.classicalguitarmidi.com/>

프랑스 기타.    역시 작다.


이런 째깐이 기타들이 그때의 대세였다. 

특히 프랑소와 라코트가 설계한 프랑스식 기타가 그 당시 스탠다드.

기타의 울림통 크기는 곧 소리의 크기였는데, 

토레스 형님은 이런 우쿨렐레 같은 애들로는 평생 살롱에서 둥기둥기 밖에 못 하겠구나 싶었다.



7 Antonio_de_torres_jurado_001.jpg

야... 시발... 큰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싶은데... ㅠㅠ 방법이 없냐...


아! 그래! 직접 만들어보자!!















10 Antonio de Torres, 1882.jpg

<이미지 출처 : Classical Guitar Midi - http://www.classicalguitarmidi.com/>

      뚝-딱!  



이렇게 토레스는 기존보다 울림통이 큰 기타를 만들어서 음량을 보충하고, 연주회장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이후 수 많은 명기(名器)를 제작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페르난도 소르, 슈베르트 등등 유명한 작곡가들이 기타곡을 만들게 되고

기타를 이용한 음악은 일대 부흥을 이뤘다.


※물론, 19세기 말에 가서는 그랜드 피아노와 대규모 오케스트라 음악의 등장으로 다시 침체기를 맞는다.



그 뒤로 이 형태의 기타는 '토레스 형(토레스 브라더!)' 이라 불리우며 현재까지 유지되고, 

'안토니오 데 토레스 후라도'는 영원한 형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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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기타(어쿠스틱 스틸 기타)<이미지 출처 : 기타네트 - http://www.guitarnet.co.kr>


이후에 좀 더 배우기 쉽고, 연주가 용이하도록 많은 개발이 이루어진 결과로 

금속줄을 달고, 넥이 얇아진 어쿠스틱 기타(어쿠스틱 스틸 기타 혹은 포크기타)가 나오게 되었고

기타는 마침내 '가장 포퓰러(Popular)한 악기'라는 지위를 거머쥐게 되었다.


반면에 클래식기타(어쿠스틱 나일론 기타)는 아직은 전문악기의 범주에 들어간다.



2. 그럼 일렉 기타는 언제 만들어 진건가요 선생님? -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

1 Standard_Stratocaster_full.jpg

<이미지 출처 : 기타네트 - http://www.guitarnet.co.kr>



현대음악에서 가장 인기있는 악기중 하나로 꼽히는 펜더사(社)의 스트라토캐스터.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일렉트릭기타의 형태이고, 일렉트릭기타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



근데 일렉트릭기타가 처음부터 이렇게 간지나게 생겼던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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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제타위키 - http://zetawiki.com/>

             Flying Pan!!!


리켄베커사(社)에서 만든 세계 최초의 일렉트릭 기타. 이름은 보시다시피 플라잉팬이다. 우리말로는 후라이팬.


플라잉팬은 1931년, 한인애국단이 결성되고, 전...두환이 태어나던 해이자 

앰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완공되던 해에 아돌프 리켄베커와 조지 비첨에 의해 만들어졌다.

왜 그들은 일렉트릭 기타를 만들게 됐을까.


기타는 원래 집에서 혼자 혹은 소규모 합주에서만 사용하던 악기였다.

그런데 1920년대에 재즈가 탄생하면서 기타는 재즈에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여기서 기타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재즈음악이 발전하면서 재즈밴드의 규모는 점점 더 커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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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스쿨뮤직 - http://www.schoolmusic.co.kr/>

트럼펫 (뿌뿌뿌 뿌부ㅡ루루뿌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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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스쿨뮤직 - http://www.schoolmusic.co.kr/>

트럼본 (뿌와앙-뽀아보아봥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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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스쿨뮤직 - http://www.schoolmusic.co.kr/>

섹소폰까지. (뿌앙뽱 빵바아방뽱-빵)


가뜩이나 기타가 감당하기 힘든 음량을 가진 악기들의 소리는 커져만 갔다.

관악기들의 뿌앙뿌앙거리는 소리에 고통받던 기타리스트들은

다운로드.jpg

뿌앙뿌앙소리 좀 안나게하라!!!


기타의 소리를 증폭시킬 방법들을 찾아나서게 된다.



이때 미국 미시간에서 만돌린을 주력으로 만들던 

"깁슨-만돌린&기타"라는 회사에 '를로이드 로어'라는 한 엔지니어가 있었다. 

원래 만돌린 장인이었던 를로이드 로어는 만돌린을 포함한 현악기 기술적 측면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느날 기타의 음량을 보완할 구상을 하다가

아주아주아주아주아주 신박한 아이디어를 하나 낸다.


요점은 "자기장의 원리를 통해 기타 소리를 전기신호로 전환시켜 스피커로 내보낼 수 있다" 였는데.

이는 현대 일렉트릭 기타에서 사용되는 픽업의 원리와 같다.


아무튼 를로이드 로어는 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신나서 회사에 알렸지만 당시 만돌린 위주의 마케팅을 하고 있던 깁슨사는 

이 아이디어를 채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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깁슨 F-5 만돌린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 http://www.schoolmusic.co.kr/>



한편, 미국 LA에서 랩스틸기타를 연주하던 '조지 비첨'도 같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큰 소리를 내는 기타에 대해 연구하던 그는 기타 소리를 키우기 위해 확성기회사까지 다니면서 연구를 했지만

답을 찾지 못하고, 야간학교에서 전기공학을 배워서 일렉트릭 픽업을 개발한다.


조지 비첨은 내셔널의 기술자 '해리 왓슨', 사업가였던 '아돌프 리켄베커'와 손을 잡고 

마침내 1931년, 플라잉팬을 만들어내고 회사까지 차려서 1932년에는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얼마 후에는 ES기타 모델 (Electro Spanish, 플라잉팬과 같은 픽업이 장착된 어쿠스틱 기타)도 발표했다.


스미소니언 협회의 모니카 스미스는 

플라잉 팬이 특허심사를 받을 당시를 다음과 같이 회고하고 있다.


"특허 심사관들은 리켄베커의 플라잉 팬으로 연주가 가능하냐고 물어봤다"



이렇게 음량을 키울 수 있는 답을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1930년대 후반까지 일렉기타는 악기로 취급되지 않았다.

일렉트릭 기타를 처음 만든건 조지비첨과 리켄베커였지만, 지금처럼 부흥시킨건 따로 있었다. 바로 '레오 펜더'



플라잉 팬이 만들어지던때와 비슷한 시기에 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음악과 전기계통에 관심이 많았지만

대학은 상경계열을 다닌 '레오 펜더'가 대학교를 졸업하고 '펜더 라디오 서비스센터'를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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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더 라디오 서비스. <이미지 출처 : 불명>


펜더는 사업 수완이 좋았는지, 점점 잘나가는 수리점이 되어서 

1940년에는 점포를 키우고 사업을 확장하기까지 한다.

사실 펜더는 라디오 와 앰프 수리 말고도 개쩌는 재주가 하나 더 있었는데 

혼자서 일렉트릭 기타와 픽업을 이미 디자인 하고 있었던거다.


열심히 사업을 꾸리면서 기타를 디자인하던 펜더는 

랩스틸기타리스트이면서 기타와 앰프를 혼자서 다 수리하던 '클레이톤 커프만'을 만나고,

둘은 동업하게 된다.




※잠깐. 계속 랩스틸기타, 랩스틸기타 하는데 랩스틸기타란 무엇이냐? 


랩스틸기타는 '하와이안 스타일 기타'라고도 하는데 

흔히 알고있는 기타와는 다르게 무릎 위에 올려놓고 연주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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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래 생겼다. <이미지 출처 : 뮬 - http://www.mule.co.kr/>


우리들한테 익숙한 기타의 모양은  사실 '스페니쉬 기타'다.

스페니쉬 기타가 대중화 된건 1940년대 이후인데,

그 전까지 기타류 악기의 대세는 랩스틸기타였다.

그리고 레오 펜더가 스페니쉬 기타를 토대로 '솔리드 바디 기타'를 만들면서

스페니쉬 기타를 '스탠다드'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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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 글 하나 썼는데 하루가 다 갔네 ㅋㅋㅋ

'기타의 역사'를 쓰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걸렸어...

'일렉트릭 기타의 역사' 나머지 부분은 내일 올리도록 할게 ㅎㅎ




참고 사이트 : 위키피디아 - http://ko.wikipedia.org/

                  버즈비 - http://www.buzzbee.co.kr/

                  스쿨뮤직 - http://www.schoolmusic.co.kr/

                  기타네트 - http://www.guitarnet.co.kr/

                  네이버 지식백과 - http://terms.naver.com/

11개의 댓글

2015.07.03
글 보고 "어 이거 원래 내가 썼던 글인데 이 눔이?" 했는데 훨씬 알찬 내용 ㄷㄷ 졌다
내용 좋네 ㅊㅊ
0
2015.07.06
@한숨만쉰다
네 글도 재밌었음 ㅋㅋㅋ 알찼다니 고마워!!
0
2015.07.04
다큐판이 있었다면 이런 글도 다 다큐판으로 이동했을텐데 아쉽다.
0
2015.07.04
말그대로 기타 지식
0
2015.07.04
오 개재밋당 짧아서 아쉽네 ㅋㅋㅋ더올려줘!!
0
2015.07.05
@응슷응찡
http://www.buzzbee.co.kr/shop/board/list.php?id=brandstory

깁슨,펜더,마샬,야마하 역사 정리되어있다 관심있으면 읽어봐랑
0
2015.07.06
@리금옥
킄... 사실 버즈비를 제일 많이 참고했음... 뭔가 들킨 기분이다...
0
2015.07.06
@응슷응찡
계속 올릴 예정이야!!
0
크 기타 배우는 중이라서 ㅊㅊ
0
2015.07.06
연주자로써 추천
0
2015.07.06
@Bernadette
연주자 반갑네 ㅎㅎ 난 사실 베이스 주자지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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