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 행복지수, 자살율 등을 따져봤을 때 삶의 만족도가 상당히 낮은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상 꼴찌라고 봐도 될 정도다.
이에 대해 혹자는 "60, 70년대 생각해 봐라, 지금 너희는 축복받은 세대여."라며 물질적 풍요로움을 강조하며 각종 통계수치로 나타나는 참담한 현실을 부정한다.
그런데 그들의 말도 일견 일리가 있어 보인다. 물질적으로 나아지다 못해 이제는 경제적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서게 됐는데 어째서 행복지수는 밑바닥이며 자살율은 OECD 1위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르는가?
이에 대해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에 참고할만한 내용이 있어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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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슬로우(Abraham H. Maslow)의 욕구위계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욕구는 5단계로 나눌 수 있으며 ①생리적 욕구 ②안전의 욕구 ③소속의 욕구 ④존경의 욕구 ⑤자아실현의 욕구가 각 단계에 해당한다. 보면 알겠지만 앞쪽에 적은 욕구들이 더 낮은 단계의 욕구이다.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면 인간은 더 이상 그 욕구를 중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 단계, 상위 단계의 욕구를 당면한 가장 중요한 욕구로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숲에서 조난을 당해 식량이 바닥나 죤나 배가 고파서 아사 직전 상태가 되면 야생과일, 이름 모를 버섯 등을 우걱우걱 섭취할 것이다.(생리적 욕구) 그리고 배가 어느 정도 차고 나서야 자기가 먹은 과일, 버섯에 독이 있을지 없을지를 걱정하게 되는 것이다.(안전의 욕구)
또한 인간의 욕구에는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며, 각 단계의 욕구를 많이 충족할수록 만족감은 줄어든다. 그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불만족, 실망감은 증가하게 된다!
만약 야생과일이 안전하다는 것이 확인되어 야생과일로 충분히 허기를 채울 수 있게 되면 그는 더 이상 '식욕'이 만족되는 것에서 행복감과 만족감을 그다지 느끼지 않게 될 것이다. 이미 해결되고 충족된 문제이며 과일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상태이므로. 이제 그는 야생과일이 있는지 없는지 보다 그것이 제대로 익었는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를 더욱 중요한 문제로 삼을 것이다. 그리고 덜 익어서 떫은 과일을 먹게 되면 배를 채웠다는 만족감보다 맛에서 느끼는 불쾌감으로 불만을 더욱 크게 느낄 것이다.
여기에서 보다시피, 과일 섭취를 통해 얻는 만족감은 줄어드는 반면, 과일섭취시 불만 및 실망감을 얻을 가능성은 현격히 증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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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읽고 이미 감이 오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한가지 욕구를 충족시키게 되면 이미 충족된 욕구에서 오는 만족감은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떨어진 만족감은 그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충족함으로써 채울 수 있으며, 이미 충족된 욕구에서는 오히려 작은 차이에서도 불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를 현대 한국 사회에 적용시켜보자.
우리 사회는 이미
①생리적 욕구 ②안전의 욕구 는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는 사회다. ③소속의 욕구(집단에 소속하여 상호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 역시 어렵지 않게 만족할 수 있다.
이렇게 3단계까지의 욕구를 채웠다면? 4단계 존경의 욕구를 통해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을 차례다.
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는 어떤가? 경쟁을 부추기고 줄세우기를 당연시 하고 있다. 경쟁사회에서는 사회구성원으로 하여금 성공, 성공으로 인한 존중감을 주기보다 실패, 실패로 인한 굴욕감을 주기가 더욱 쉽다. (10명 중 1명을 뽑는다면 1명만이 만족하고 9명이 불만족을 느낄 것은 자명하다.) 또한 문화적 특성으로(?) 오지랖이 다소 강한 경향이 있는데, 이것이 긍정적인 효과로 발현되기 보다는 상대에 대한 문제 지적, 비방, 비꼬기, 비웃음, 멸시 등의 부정적인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 이런 현대 한국 사회에서 4단계 존경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하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반면 이미 충족된 욕구인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는?
경쟁사회에서의 실패로 인한 굴욕감으로 이미 한번 욕구의 불만족을 맛 본 사회 구성원은 월급 격차에서 2차적인 불만족을 느끼게 된다.
나는 게맛살 뜯어먹는데 저 새1끼는 랍스타 뜯어먹고 있네.. 하는 식으로 나의 월급이 충분히 나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더라도, 그것이 타인에 비해 부족함으로 인해 박탈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박탈감은 자기 인생에 대한, 혹은 사회에 대한 불만과 실망으로 이어질 것이다.
다음 단계의 욕구가 좌절됨과 동시에 이미 충족된 욕구에서의 불만과 실망감은 증가하게 되는, 2중의 불만족을 겪게 되는 것이다.
※ 노파심에 적자면, 여기서 공산주의마냥 모두의 임금을 균등하게 만든다고 박탈감이 사라지진 않는다. 나는 저 사람보다 더 일을 많이 하는데, 혹은 내가 더 일을 잘 하는데, 혹은 내가 더 가치있는 일을 하는데, 그런데도 남과 같은 월급을 받는다면 그 역시 박탈감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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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우리 사회가 물질적으로 충분히 풍요로워졌음에도 행복지수는 갈수록 떨어지는 모순되는 현상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우리 사회가 하루 빨리 존중의 욕구, 나아가서 자이실현의 욕구까지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래본다.
세줄요약
1. 물질적인건 이미 충분해서, 만족보다 불만족을 얻기가 더 쉬워진 상태다.
2. 반면 상위 욕구인 존중의 욕구는 만족시키기가 어려운 사회다.
3. 마지막에 바래본다 저거 일부러 저렇게 쓴거임. 바라본다가 맞는거 알고 있음. 문법나찌 OUT!
박정희
리스너챈
idee
Sherlock
게임보이
우린 이미 물질적으론 선진국인데 정치가..
이카chlgn
나도 포함해서 사람들끼리 헐뜯는 분위기가
사회가 차갑다고 느껴지지 않냐고
예전에 주위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맞다고 좋게 변햇으면 좋겟다고
어쩔땐 자기도 그렇게 차가워지는데
그러기 싫은데 환경이 그렇게 만들어가고
사람들이 만들어거같다 했었는데
요즘에는 물어보면 내가 그런질문을
하는자체가 이상한것처럼..
유별나게 새삼스레 물어보는 애 같아서..
주위사람들이 다 맞게 변한거고
난 아직도 도태되서 제자리인건지..
아니면 사회가 그렇게 만든 문제인건지..
생각할수록 씁쓸하다
가끔..
과거에 다같이 잘못된것이 있으면
외치던 그 시절을 나도 한번
겪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네
히오로즈오브하스크래프트
갈색스
idee
어랏
바래가 더 맞는거 같음
idee
어랏
물리학자가꿈
이과
글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블로그로 가져가도 됨?
idee
번째 외식
번째 외식
애초에 욕구론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단편적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