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나도 글 평가 좀 해줘요

학교 동아리에서 쓴 글인데 타이밍을 놓쳐서 평가를 못 받음요




정말 친했던 친구가 죽었다. 


자살이었다. 


언제나 웃음짓던 그녀석의 무표정한 영정사진에 절을 하고, 육개장을 안주삼아 소주 4병을 비우고 나서도 그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 녀석의 친구, 가족 모두가 서로를 붙잡고 펑펑 우는 그 모습이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그곳에서 밤을 세고 첫차 시간에 맞춰 일어날 때까지, 나는 그저 멍하니 앉아만 있었다. 


휘청이는 발걸음으로 간신히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내가 탈 차가 이제 막 지나간 뒤였다. 할 수 없이 그곳에 서서 다음 버스를 기다렸다. 새벽은 쌀쌀했지만 술기운 때문인지 버틸만했다. 사실 처음 있는 일도 아니었다. 그 녀석이 밤에 나를 부를 때면 언제나 이런 상태로 첫차를 기다리곤 했다. 곰같은 사내놈 둘이서 뻘겋게 상기된 얼굴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생각하니 새삼 우스워 웃음이 났다. 킥킥 웃다보니 옆사람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 사람의 시선보다, 그 자리에 있는게 친구가 아니라는 게 너무 무안해서, 어색하게 웃음이 멈췄다. 


조금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에 있는 계단 두어개를 오르는데도 조금 비틀거렸다. 버스카드를 어떻게 찍었는지도 모르고 빈 의자 위에 쓰러지듯 앉았다. 너무 피곤한데도 이상하게 잠은 오지 않았다. 잠도 오지 않는데 굳이 눈을 감을 필요가 없어 창밖으로 두 눈을 향했다. 그러자 어쩐지 낯익은 건물이 하나 보였다. 뭐였지, 한참을 고민하다 비로소 생각이 났다. 녀석이 죽은 건물이었다. 나는 황급히 버스벨을 눌렀다. 그리곤 기사님의 욕지거릴 뒤로하고 카드조차 찍지 못한채 넘어지듯 버스에서 내렸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쩐지 꼭 저 건물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의 경비는 생각 이상으로 허술했다. 그런 큰일이 있었던 건물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잠기지 않은 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안에 들어오니 꽤나 낡은 건물이다. 엘리베이터조차 없었다. 할 수 없이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 


정신을 차리니 나는 꼭대기층과 옥상 사이 계단층에 쓰러져있었다. 아무래도 오르다 지쳐 잠든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침착하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참을 수 없는 숙취와 구역질이 올라왔다. 신선한 공기가 절실했다. 거의 기어가듯이 옥상에 올라가 비상구 앞까지 갔을 때, 찬바람이 불어왔다. 그와 동시에 참을 수 없을만큼 구역질이 나 그만 비상구 입구에 토악질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토악질을 해도 나오는건 비명같은 신음과 눈물 뿐이었다. 


그러자 갑자기 실감이 났다. 너는 정말 갔구나. 저 비상구 너머로 가버렸구나. 한참을 그렇거 눈물을 토해내다, 어느새 토악질은 오열로 바뀌어있었다. 나는 가슴을 치면서, 머리를 부여잡으면서, 비상구 계단을 굴렀다.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속이 뒤집혀서도, 머리가 아파서도 아닌, 친구가 너무 보고싶어서 미친듯이 울었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부르며 고통에 뒹굴어도, 내 모습을 비웃으며 나를 달래 줘야 할 그 녀석은 끝내 비상구 너머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8개의 댓글

2014.10.24
시작부분이 좀 아쉬운 느낌이 들지만 괜찮게 썻어.
0
2014.10.24
순전히 내생각이니 참고만해.

구도를 바꿔 보는것도 좋다고 생각함. 끝부분은 건들지말고.

버스 기다리는 부분부터하자면

"
휘청이는 발걸음으로 간신히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내가 탈차가 이제 막 지나간 뒤였다. 쌀쌀한 새벽날씨도 술기운으로 인해 잘 느껴지지않는다.
(여기서 친구의 죽은 소식을 듣고 장례식장가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 생각에 잠기는 듯한 느낌으로 쓰고)
(버스가 오고 난 후 그대로 이어나가면 될것같아. 어떻게 카드를 찍었는지 모르겠단 부분을 없애고 친구랑 버스에서의 추억을 넣고 나머진 그대로 이어나가면 괜찮을듯.)

순전히 내생각이니 참고만해!
0
2014.10.24
@루브르
띄어쓰기 실수; "순전히 내 생각이니 참고만 해!"
0
2014.10.24
어쨌든 나는 끝부분이 레알 마음에 든다. 잘썼다!
0
2014.10.24
@루브르
고마워요

그리고 시작부분 조금 아쉬운거 알 것 같아요

충고 고마워요
0
2014.10.24
우선 큰거큰거만 잡아볼게여.
일단 첫문장에 주어가 없네요. 1인칭시점이란건 다음중에 나오지만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게
'나'라는걸 언급하지않아서 도입부부터 어색한느낌.
'밤을 세고' - 같은 기본적인 오타는 안내는게 좋겠죠.
'내가 탈 차'는 이미 지나간뒤인데 시제가 안맞네요. 내가 탔어야 할 차 등으로 고치는게 맞구요.
'새삼 우스워 웃음이 났다' 무슨 라임도아니고 ; 어색한표현이구요.
'카드조차 찍지 못한채' 여기선 카드를 찍으려는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못 부정문을 쓰면 어색합니다.
잊었다고 표현하는게 더 낫겠네요.

표현적인 부분은 이정도로 하고.. 내용적인걸 봤을때, 화자의 감정흐름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것 같네요.
친구의 죽음앞에서 의연해 보였다가 그걸 주욱 모아서 비상구에서 터트려야되는데
감정서술한 부분을 보면 솔직히 그닥 와닿진 않네요.
친구가 죽어서 어떻다는 감정이 안나타나있고 그냥 장례식장의 분위기만 나타낸 뒤에
버스정거장에서 예전 추억이 떠올라 실소를 짓다가 뜬금없이 비상구에서 절정으로 치닫는다?
감정이입이 안될뿐더러 너무 붕 떠버리죠.
0
2014.10.26
@카구라선생
이렇게 부족한 글이었다니..

여러가지 자세하게 알려줘서 고마워요
천천히 시간들여서 퇴고...해볼께요.

많이 배워갑니다
0
2014.10.27
나도 잘 못 써서 뭐라할 처지는 아니다만.
윗분들 처럼 자세히는 졸려서 힘들구..
기승전결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힘들고 또 기승전결의 전개과정이 어색한 느낌이 들어. 마지막 한줄은 좋은 소설이다 싶음.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2444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 뿔난용 0 14 분 전 3
32443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스케치) 뿔난용 0 15 분 전 3
32442 [그림] 오랜만에 샤프 낙서 장윈영 0 4 시간 전 16
32441 [그림] 야밤 동탄 1 프로수간충 2 10 시간 전 57
32440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 뿔난용 1 13 시간 전 18
32439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스케치) 뿔난용 1 13 시간 전 14
32438 [기타 창작] 개다, 요루시카 권주가 1 19 시간 전 28
32437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 뿔난용 2 1 일 전 35
32436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스케치) 뿔난용 1 1 일 전 20
32435 [그림] 스윽 5 구파 7 1 일 전 59
32434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 뿔난용 3 2 일 전 39
32433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스케치) 뿔난용 1 2 일 전 34
32432 [그림] 스압) 죽음이 보이는.manhwa 1 띠굼아 5 3 일 전 106
32431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 뿔난용 2 3 일 전 44
32430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스케치) 뿔난용 1 3 일 전 23
32429 [그림] 블아 네루 8 2049 13 3 일 전 139
32428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 2 뿔난용 4 5 일 전 95
32427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스케치) 뿔난용 2 5 일 전 33
32426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 뿔난용 2 5 일 전 228
32425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스케치) 뿔난용 1 5 일 전 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