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7) 마지막 승자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P5vpz

 

http://www.dogdrip.net/52911268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1) 전쟁전야

http://www.dogdrip.net/52958524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2) 1차 거란전쟁
http://www.dogdrip.net/53024941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3) 2차 거란전쟁 발발과 통주회전
http://www.dogdrip.net/53119150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4) 서경공방전
http://www.dogdrip.net/53211713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5) 맹렬했던 돌격
 
 
 

결정적인 타격

 

 

  거란의 선전포고를 받은 고려는 전시체제로 바꾸어 강감찬을 상원수로 강민첨을 부원수로 임명해 안주를 거점으로 208천명을 북계에 배치한다.

10만의 군을 이끌고 고려를 침공한 소배압은 지난 전쟁 기간동안 한번도 함락된적이 없는 흥화진을 걱정했지만 우회한다는 결정을 한다. 예전 성종과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과거엔 봉쇄를 허술하게 해 양규를 놓쳤지만 효과가 있는 방법이었다.

  1210일 거란군은 흥화진 동쪽으로 흐르는 하천으로 이동한다. 아마 이때 하천은 얼어있었을 것이다. 거란군이 도하하고 있을 때 상류에서 물이 내려왔다. 기록에는 굵은 밧줄로 소가죽을 꿰어 물을 막았다가 적이 왔을 때 일시에 물을 터놓았다고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는 막는 수량은 한계가 있다. 이는 수공의 목적은 수공에 의한 타격이 아닌 거란군의 분열이란걸 말해준다. 그랬다, 이미 강감찬은 미리 거란군의 기동을 예측해 군사을 매복해 놓고 물을 보냈다. 이 분열된 틈을 타 12천명의 기병이 거란군을 덮친다.

 

 

  흥화진 매복.jpg

<이곳 어딘가에서 거란군은 기습을 받는다>

 

 

  피해규모는 알 수 없지만 전황상으로 전력에 상당한 손실을 입었음이 분명했지만 소배압은 그대로 남하했다. 비록 매복에 걸렸지만 청천강 이북 고려군의 봉쇄를 모조리 따돌리고 청천강을 건넌다. 당시 세계최강의 기동력을 가진 군대다웠다. 고려군이 거란의 의도를 알았을 때 이미 남쪽으로 가고 있었다.

  고려군은 이에 부대를 나누어 추격을 했다. 이에 부원수 강민첨은 순천에서 거란군 한 부대를 격파했다. 거란군은 서경도 우회해 강동으로 내려갔지만 서경공방전 때 공을 세운 바 있는 조원은 시랑으로 진급 했었는데 강동에서 서경으로 우회하던 거란군을 요격한다. 이 장소는 역습에 패한바 있는 마탄이었다. 이곳에서 거란군 만 명을 사살하며 복수를 한다.

 

 

  거란전쟁 전역 개경까지.jpg

<개경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참고용으로 지형을 장담 못함>

 

 

  거란군은 연전연패 했는데 고려군의 선전도 있었지만 성종 친정때 최정예군도 아니었고 중간 보급기지도 없었으며 혹한기에 고려군의 추격을 따돌리며 진군해야 했다. 하지만 그 피해를 입고 소배압은 중단하지 않고 개경으로 계속 나아갔다.

  고려군은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감찬은 병마판관 김종현에게 1만 명을 주고 거란군을 무슨 수를 쓰더라도 잡으라고 한다. 그는 필사적으로 추격했으나 거란군은 빠르게 남진했고 101913일 개경에서 40km거리인 신계에 거란군이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 현종은 달랐다. 9년 전에는 개경에 오기도전에 달아났지만 이번에는 개경 주변을 비우고 주민들을 성안으로 집결했다. 게다가 따로 동북면에서 33백의 지원군을 불렀고 이미-거란군의 진격이 늦음을 보여준다- 도착했다. 사실 개경은 그렇게 버티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현종은 몽진의 경험을 다시 하고싶지 않았고 최후를 준비했다.

  소배압은 고려의 이런 전쟁준비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지만 도박 하나를 한다. 소손녕은 야율호덕을 통덕문에 파견해 철군하겠다고 통보하고 척후기병 300명을 금교역에 파견했다. 철군통고는 유도작전이었던 듯 싶다.

  이에 현종은 백 명을 출격시켜 모조리 죽여버린다. 이는 현종으로써도 도박이었다. 이 중요한 시기에 거란군 300명은 정예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상대하기에 100명만 보내는건 병력의 부족을 나타낸다. 이 사실이 들킨다면 개경은 위험하다. 다행히 이 부대는 최소 근위대였고 정예 중에 정예답게 거란군을 야간기습으로 궤멸시켜 소배압에게 아무런 정보를 주지 못했다.

 

 

  통덕문.jpg

<통덕문 좌측에 뚫린 곳>

 

 

  더 이상 방법도 없고 시도할 시간도 없었다. 소배압은 회군을 결정한다. 그래도 그는 노련한 지휘관이었는데 추격해오던 김종현군을 피해 올라간다. 거란군은 영변-태천을 거치는 길을 선택했는데 이는 성공하는 듯 보였으나 마지막에 결국 고려군에 꼬리가 밟히게 된다.

  고려군의 주력을 이끌고 남하하던 강감찬이 개천과 영변 부근에서 거란군을 탐지해 500명을 죽였는데 이들은 척후병이었으나 따라잡은게 중요했다. 이제 고려군과 거란군의 달리기가 시작됬다. 소배압군은 고려군을 피해 지그재그로 기동했지만 산지가 많은 지역에는 기동로가 한정되있고 예측하기 쉬웠다. 이는 거란군의 불행이었다.

 

 

    거란군 퇴각로.jpg

<거란의 퇴각과 고려의 추격 참고용으로 지형을 장담 못함>

 

 

최후의 승자

 

 

  101922일 거란군이 귀주성에 다다른다. 앞에는 두 개의 하천이 교차하는데 그 하천을 건널 때 고려군이 귀주들판에 나타났다. 소배압은 더 이상 도주는 위험하다고 판단했고 결전을 결심한다. 이에 거란군은 부대를 모아 하천 앞에 진을 펼치고 고려군은 맞은편에 진을 쳤다. 1010년 통주 회전에 다음가는 대회전의 시작이었다.

  거란군은 처음엔 고려군이 하천을 도하한 후 공격하려 했으나 야율팔가가 고려군이 하천을 도하하게 되면 배수진을 치게되며 결사적으로 싸우게 될 것이라 보았다. 지금 고려군은 거란군과 싸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고려군은 10년 가까이 전쟁을 하며 실력을 키웠고 지역도 같은 지역에서만 싸워왔다. 그리고 이번 원정에는 거란은 패배했고 추격전에서 지쳤다. 이는 고려군이 위력을 발휘할 최적의 조건이었다.

 

 

  귀주.jpg

<바로 이 곳 귀주성 앞에서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진다>

 

 

  이에 거란군은 같이 배수진을 치고 싸우는 선택을 했다. 이들은 그래도 전투경험도 풍부했고 소배압도 뛰어난 지휘관이었다. 하루만 버티면 국경이었다.

거란군은 진격을 명령한다. 서로를 향해 진격한 군대는 두 하천 사이 개활지에 마주한다. 야율팔가와 소배압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전황은 팽팽했다. 전투가 벌어졌지만 승부는 내지 못하고 대치하고만 있었다. 고려군도 신중히 움직였다.

  이 때 김종현 부대가 뒤에서 나타났다. 그의 부대는 12월부터 소배압을 쫓았고 번번히 놓쳤다. 하지만 거란군과 고려군과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상태에 도달했다는게 중요했다. 게다가 소배압을 쫓아왔던 만큼 그들은 거란군의 등뒤에서 나타났다. 이 부대는 1만 명에다가 강감찬으로부터 소배압을 따라잡으라는 특명까지 받은 중요부대이며 기병 비율도 높았다.

  거란군은 당연히 당황했고 고려군은 환호했다. 전세가 일순간 역전되며 하늘도 도우는지 비바람이 남녘에서 북으로 몰아쳤다. 고려사는 이렇게 묘사한다.

 

  때마침 갑자기 비바람이 남녘으로부터 휩쓸어 와서 깃발이 북으로 나부꼈다. 아군이 이 기세를 타 맹렬히 공격하니 용기가 스스로 더해졌다.

 

  고려군은 이 때가 전쟁과 고통을 끝낼 시간이라 생각했다. 20여년 전 거란의 침공으로 살은 노병, 곽주성에서 부모를 잃은 병사, 양규에게 구출됬던 어린 병사도 모두 고려군은 거란군에게 달려가기 시작한다.

  거란군의 전위에선 천운군과 우피실군이 고려군을 막았었는데 우피실군은 통주회전의 선봉이었다. 그렇지만 고려군의 돌격에 전열이 무너졌다. 대형이 무너지고 배수진이라 퇴로도 없었던 거란군은 강으로 뛰어들었고 고려군에 의해 수많은 병사가 죽으며 지휘관급도 전사한다.

 

 

  귀주대첩.jpg

<귀주대첩 상상화>

 

 

  살아남은 병사들은 북으로 도주했지만 고려군은 이들을 놓치지 않았다. 기군을 지휘하던 강민첨은 거란군이 하천에 뛰어들기 시작하자 돌격명령을 내린다. 이에 거란군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되고 살아 돌아간 자는 수천 명에 불과했고 포로와 노획물자도 셀 수 없이 많았다.

  101922일 이렇게 거란과의 긴 전쟁은 끝이 난다. 개경으로 귀환한 강감찬과 군사들은 거국적은 환영과 환대를 받는다. 고려사에서 표현하길

 

  강감찬이 개선하여 포로와 노획물자를 바치니 왕이 친히 영파역까지 나가 맞이하는데 채봉을 설치하고 풍악을 치며 장병들을 위하여 연회를 배설하였다. 왕이 금으로 만든 여덟가지의 꽃을 손수 강감찬의 머리에 꽂아준 후 왼손으로는 강감찬의 손을 잡고 오른손으로는 축배를 들어 그를 위로하고 찬양하여 마지않으니 강감찬은 분에 넘치는 우대에 감당하기 어려워 사의를 표시했다.

 

 

강감찬.jpg

<강감찬의 동상>

 

 

  거란전쟁이 끝날 때 현종은 겨우 27살 이었다. 사생아로 태어나 죽음을 넘나들던 경험을 하던 국왕은 비로소 자신의 위치를 찾는다. 그 후 자신에게 미진했던 일을 마무리하며 산다. 1020년엔 부모를 위해 헌화사에 탑을 세우며 같은 해 개경의 방어가 미흡해 고생했던 기억으로 강감찬의 건의를 받아 개경을 감싸는 나성도 축조한다. 그 외 큰 사건이나 잘못 없이 무난하게 국가를 운영하며 거란과 여진의 관계를 극복해나가고 내정과 군사제도를 정비해 국가체제를 키워 고려의 황금기를 연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고생해서인지 천수는 누리지 못하고 103140세에 사망한다. 재밌게도 요성종과 강감찬도 이 해에 사망한다.

  마지막으로 고려의 후기 대유학자 이제현의 말로 끝낸다.

 

 

 나는 현종에게서 아무런 흠집도 찾을 수가 없노라...

4개의 댓글

2014.07.23
캬 마지막까지 읽고 소름돋았다
하루만에 두편 다 올려줘서 ㄱㅅㄱㅅ
0
2014.07.23
추천이 줄었다 이기야

ㅊㅊ꽝
0
2014.07.23
한반도 3대 대첩중 하나인데... 고려왕조로써는 거란과의 전쟁이 인생골급이네 ㄷㄷㄷㄷ
0
2014.07.23
최근 킹덤을 다시 보다가 느낀거지만 위에 있는 사람이 각오를 다지는 전쟁은 역시 지질 않는거 같다

내 시조님도 나와서 오오 햇지만 현종도 왕의 자리에서 각오 하며 싸웟네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08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1 FishAndMaps 8 1 일 전
12407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2 지나가는김개붕 1 1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2 일 전
12405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29 Mtrap 8 2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3 3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1 Mtrap 13 3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19 3 일 전
12401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0 2 일 전
1240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4 일 전
12399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1 4 일 전
12398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6 LinkedList 9 5 일 전
12397 [역사] 미지에의 동경을 그린 만화 8 식별불해 5 7 일 전
12396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7 일 전
12395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8 일 전
12394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7 8 일 전
12393 [기타 지식] 모던 클래식의 현재를 제시한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4 지나가는김개붕 2 9 일 전
12392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공소시효만료 11개월을 앞두고 체포된 범인 그그그그 3 9 일 전
12391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범인으로 지목받자 딸에게 누명을 씌우려다... 그그그그 4 10 일 전
12390 [기타 지식] 브라질에서 이 칵테일을 다른 술로 만들면 불법이다, 카이피... 5 지나가는김개붕 1 10 일 전
12389 [기타 지식] 럼, 라임, 설탕 그리고 다이키리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 2 지나가는김개붕 6 11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