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 보면서 2편 쓰고 있는데 내가 전편 읽어봐도 굳이 나눌 필요없는 양인데 괜히 나눈거 같다 ㅜ
댓글 하나하나 다 읽었고 계속 이어서 쓸게

결국 2학년 2학기 개학이 시작됐고 약 한달반만에 교복을 입고 등교를 하면서 내심 걱정을 하기 시작함

1교시가 아마 화학이였던 거 같은데 화학시간이 얼마나 지루하냐... 정적 가운데에 중간자리에 앉아 있으니 갑자기 그 학원의 분위기가 떠올랐고 그걸 인식한 동시에 곧바로 내 괄약근에서 방귀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음

늘 하던대로 힘을 줬는데 방귀가 들어갈듯 하더니 갑자기
뱃속에서 쿠르르르릌 소리가 나오고 반 얘들은 힐끗힐끗 나를 쳐다봄.
가뜩이나 내성적인 성격인데 이 몹쓸 과민성대장증후군때문에 자퇴하고 싶은 생각이 슬슬 나기 시작함

같은 학원에 다니던 남자애 2명도 같은 반이였는데
슬슬 냄새의 주범이 나란걸 눈치채기 시작함

나도 냄새가 날때 내가 뀐건가 하고 주변 눈치부터 보는데 개네들도 그럴때마다 나를 죽일듯이 노려봄

차라리 수업시간이 지루해서 잠이라도 잤으면 모를까
수업시간50분이 지옥에 있는 시간같았음

그 짧은10분 휴식시간마저 화장실에 가 최대한 가스를 내보내려했지만 거짓말같이 방귀는 안나오더라

우선 제일 고역인건 짝을 바꾸고 내 옆의 여자애or남자애 표정변화가 날로 바뀌는걸 보는 거였다

우선 내 옆에서 방귀냄새가 계속나니 주변을 의심하다가 결국 최종 범인은 나라는걸 알게 되거든.

맨날 방귀 뿜으면서 애들 눈치보니깐 반 인원 35명이라치면 35명이 내 방귀냄새를 맡을때 각 표정까지 외울정도로 방귀는 내 삶의 일부가 됨

안그래도 바닥이던 성적이 수업에 집중을 못하니 더 떨어지게 되고 결국 병원까지 오게 됐어


병원에서 증상을 말하니 의사가 뱃속가스를 줄여주는 알약을 처방하게 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라는 뻔한말을 했음

사실 그 증상이 시작되고서부터 밥을 잘 안먹기 시작했거든. 일단 믿고 약처방을 받았는데 증상은 여전히 좋아지질않았음

플라시보 효과라도 기대했는데 일절 그런게 없더라.

결국 시간은 흘러 고3이 됐고 개학식 하루 전날 대학걱정보다는 당장 내일을 어떻게 버텨야할지 고민이 시작됨

고3 1학기 시절은 뭐 개붕이들도 예상한거 같으니 굳이 쓰진 않을게. 다만 몇가지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적으려 해

고3이 되고 일주일뒤 담임이랑 상담을 하는데 갑자기 신호가 시작됐고 예상했듯이 담임 표정이 일그러지더라....

그리고 고3 특성상 수능직전에는 자율자습이 많았는데
나도 꼴에 수험생이라 방귀든 뭐든 공부를 해야만했음

가스는 최대한 소리 안나게 내보냈는데 그때쯤 되니 뒤에서 대놓고 'xxx 병 걸린거 아니야?' 등등
별 욕을 다하더라고...

악마같은 고등학교 생활이 끝나고 성인이 되었어

대학생이 되니 그래도 같이 밥 먹는 사이도 생기고
나름 학교생활도 무난하게 하면서 이제 방귀가 날 괴롭히는 일은 없겠구나 했는데 분위기 엄숙해지고 진지하게 수업이 진행되면 다시 그 증상이 생기기 시작함

시간이 흘러 군대도 갔는데 군대에서도 정신교육 들을때면 방귀가 흘러나왔는데 그때마다 느낀건 왜 이런 병이 생겼고 평생 날 괴롭힐거 같다는 거였음

아마 직장에 다녀서도 똑같지 않을까 싶다.
뭐가되든 올해 취업이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