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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팔이보다 더 했던 몇 달의 기억(스압)



이런저런 커뮤니티 다니다가 개드립을 알게 됐는데


여기서 3대 팔이 직업이라는 걸 알게 됐다.


폰팔이/중고차팔이/보험팔이


어디서 출발한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셋 다 고객을 호갱으로 보고 등쳐먹어야 수익이 나는 직업


그래서 양아치들이나 그런 놈들이나 한다... 그런 이미지가 있다..


분명 성실히 일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셋 다 뼛심들이지도 않고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으며,


학력이나 그런 제한이 없기 때문에 쉽게 돈 만지려는 놈들이 하고, 뭐... 그렇게 근묵자흑이라고, 다 그렇게 된다는 얘기.





하지만 내가 겪었던 건 저 셋보다 더했으면 더 했지, 못하진 않은 개쓰레기들의 얘기다.





분양영업.



이게 뭔가 존나 이게 뭔가 하는 사람도 많을거다.


아파트/오피스텔 등등 건물을 분양하는 영업이야. 주로 전화로 한다.


나도 그거 하고 있을 때, 신삥이 10명 들어와서 2명 남으면 많이 남는 거였다. 다들 생소해하고, 어려워한다.


대부분 교육 3~5일받고 현장 투입해서, 현장 보고 질려버려서 3일이면 안 오거든.


https://www.youtube.com/watch?v=GIoofmjN-8U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의 한 장면인데, 현장이 저렇게 생겼어. 정말 저렇게 생김.


현장에 가면 아무것도 없이 조악하게 만든 칸막이가 벌집처럼 있고, 그 칸막이 한 칸이 네 책상이라고 던져줄거야. 


거기엔 전화기 하나와 전화번호부가 있지. 넌 존나게 아무한테나 전화를 걸어서, 건물 한 칸을 팔아야해.


아무런 가이드도 없고, 아무런 피드백도 없어. 그냥 영업이라는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널 갖다 던지는거야.





물론 난 자본주의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자본주의의 전투병과라고 할 수 있는 영업직을 무시하거나 하는 건 아냐.


하지만 이놈들의 양심구조는 심각하게 잘못돼있다.


깔끔한 정장과 고급스러운 시계, 비싼 자동차... 그런 걸로 치장하고 다니지만, 속은 몸 팔아서 돈 버는 놈들과 다를 게 없다.





수익이 안 나오면 그냥 봉급을 안 주기 때문에, 영화처럼 미친듯이 전화를 한다.


그리고 그 짧은 통화시간내에 흑우의 대략적인 스펙을 파악해서,


그걸 조장-실장에게 브리핑하고 어떻게 흑우를 녹여낼지 계획을 짠다.


돈 없다는 사람도 일단 모델하우스로 불러내서 계약서에 도장찍게 하는 것이 조장-실장의 역할이야.


보통 대리(최말단이 대리임)들을 조장이 관리하고, 몇개 조가 한 사무실을 쓰는데


사무실을 총괄하는 사람이 실장임.


실장은 저 영화의 레오나르도 형님같은 사람이야. 그 사무실 전체를 관리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입고 하고 다니는 것들이 귀티가 난다. 자기도 자기 입으로 좋도 할 줄 아는 거 하나도 없는데


전화 하나 잘 걸어서 여기까지 올라왔다고 살살 자랑하고 그랬음. 


그런데 실장이 나만 따로 불러서 찻집에 가서 얘길 하더라.


군대로 비유하면 갑자기 대대장이 너 혼자 대대장실로 불렀다고 해야 하나...?




"야, 넌 야망같은 거 없냐? 내가 널 키워줄테니 껀수 하나만 제대로 잡아봐라."


"나도 어디 A대 나와서 좋도 없는 놈인데, 내 밑에 조장 삼성맨이었던 놈 깔고 일하는 거 봐라. 이 바닥 실력이다."


"니가 싹수가 보여서 이런 말 하는거야."




난 이런저런 일을 해 봤기 때문에 그 말에 엄청 기뻐하는 척 했지만,


속으로는 이 양반이 뭐가 아쉬워서 나같은 거지새끼 손을 잡는가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전화 좀 열심히 돌린다 하는 세 사람(나 포함)한테 똑같이 그렇게 얘길 했더라고.




한 놈은 깐말로 양아치였다. 이 일을 하면서도 사람 좀 건드려서 경찰서 불려다니고 그랬었다.


날이 더워도 팔을 안 걷는 이유가 몸에 그림그려놔서 그렇다는 것도 곧 알게 됐지.


군대도 안 갔다 왔는데 세상 무서울 게 없는 놈이었다. 뭐 집에 수백억 있다고 떠들어 댔는데,


그런 돈 있으면 그 일 하지 왜 이거 하고 앉았나?


근데 이 녀석은 이런 일을 많이 했는지 자기 네트워크가 있었고, 수익을 좀 올려놔서


조장의 신임이 두터웠었다. 사석에선 형님아우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다른 하나는 여자애였는데, 얘는 다른 데에서 고생을 좀 하고 왔는지


말하는게 사근사근하고 사람 비위 맞춰줄 줄 알더라. 옆에서 술 따르는 폼이 아주 각이 섰어.


그래서 얜 이거 오래 하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가만 보니까 실장이 퇴근하고


그 여자애랑 매일같이 같이 가더라고. 합리적 의심이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이제 보니까 나만 동앗줄이 없는 상태잖아?


나도 이쪽에 몇 달 있었기 때문에, 흑우가 아예 안 잡힌 건 아니었어.


그 때 내가 이새끼들의 추악한 진실에 대해 알아버린 거지.


아무리 대리가 흑우를 정주영 황소 몰고가듯 데리고 가도,


조장과 실장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전부 나가리인거야. 그래서 절대 피라미드적인 상하관계가 완성된다.


네가 진짜 혓바닥이 하와한테 선악과 재껴팔던 뱀새끼같아서 막 하루에 흑우100명 리스트를 갖다 바쳐도,


조장 실장이 널 싫어하면 그 리스트 쇄절기에 넣어버리고 넌 수입이 없는 거야. 계속 거지새끼인 거지.


그때 문득 실장이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어.


"야, 하나의 조직을 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냐? 그건 상하관계야. 절대적인 상하관계."


이 조직은 돈을 안 주는 걸로 직원들을 옭아매는 형태였다. 교묘하게...




조장과 실장은 대리들이 몰고 온 흑우들로 돈을 번다. 인센티브지 이른바.


그러니 흑우 잘 끌고 오는 애들만 사람취급 하는 거지. 그 시점이 되면 말단들은 양심의 끈을 쥐고 나가던가,


진짜 난 잃을 게 없다 뒤가 없다, 너네가 흑우가 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마인드로 귀신이 되기 시작한다.


전화하는 방법도 다양해진다.


너같으면 영업하는 사람이 너한테 멍청하다고 소리지르면 이새끼 미친놈 아니냐고 생각하겠지?


근데 그렇게 사람 궁금증 자극하는 영업방식도 있다. 과정이야 어떻게 됐던, 아무나 걸려라!


모델하우스만 끌고 오면 된다!!





이새끼들이 제정신인가 했던 일은 모델하우스에서 벌어졌다.


나와 약속한 흑우가 모델하우스에 오는 날. 조장과 같이 흑우를 만나서, 계약서에 도장 찍게 하는 날이었지.


재테크에 관심은 있으나 성실하게 일만 하느라 이런 쪽은 아무것도 모르는 흑우.



"선생님 지금 말씀하신 건 잘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가정사정에 이런 지출이 한 번에 나가는 건 좀 부담스러운데, 집사람하고 같이 와도 될까요?"


"사장님! 사모님하고 상의하셔야죠 당연히! 하지만 사모님이 저희보다 이걸 더 잘 알까요? 사모님은 이걸 안 들어봤으니까 당연히 반대하실게 뻔한데,


앞날을 생각하시면-."



조장이 나가려는 흑우를 가로막고 못 나가게 한다.


아예 흑우의 다리를 잡고 놔주질 않는다.


출구 방향에 떡하니 버티고 앉아서, 무조건 네가 도장을 찍게 하겠다는 오오라가 뿜어져나온다.



"아하, 그럼 전화만 한 통 하고 올게요. 계약서 보여주세요."



흑우는 땀을 삐질삐질 흘리다가, 궁여지책으로 화장실을 택했다.


그 때 조장이 나에게 했던 말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렇게 못 나가게 하면 누가 배겨. 일단 도장 찍고 생각하게 해야지, 생각할 시간을 주면 안 돼."


????


이게 삼성맨, 서울에 그래도 이름 대면 알 만한 대학 나온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 이건 그냥 깡패아냐.


폰팔이 차팔이가 개새끼들이어도 사람 못가게 입구막고 시위하진 않잖아...무슨 용팔이도 아니고


아니 용팔이보다 훨씬 사악하지. 용팔이가 무슨 물건 팔려고 고객한테 대출받으라고 하진 않잖아.


여긴 부동산이야. 1억짜리 계약시키려고 7천 대출받게한다. 그건 누가 갚을까? 누가 책임져주나?


계약서를 가지러 조장이 사무실로 들어간 순간, 화장실에서 튀어나가 모델하우스를 떠나는 흑우의 뒷모습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걸 느꼈다.




의욕 하나로 하는 일에 의욕이 없어지면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지는 거지.


말로는 '너네가 돈 벌어야 우리도 돈 번다! 그래서 우리는 공평한 협력관계다!" 이지랄하지만


돈을 안 주는 걸로 옭아매는 철저한 상하관계. 그리고 그걸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개짓거리.


자기들은 여름에도 절대로 정장을 벗지 않는다고 했었다. 살을 보이면 예의가 아니고, 철저하게 인텔리로 보여야 한다고 가르친다.


인텔리로 보이게 하라는 건 인텔리가 아니라는 얘기잖아.


고급스런 정장과 구두, 때깔나는 넥타이와 시계, 소리부터 다른 자동차로 가리려고 하는 건


그놈들이 양심을 털어내고 남은 시커먼 무언가라는 걸 느꼈다.




요약


1. 부동산 파는 새끼들은 지옥에서도 안받아준다

2. 그새끼들은 매물 팔려고 흑우한테 대출받게시킴

3. 당연히 책임은 안 지지. 곱게 차려 입었지만 몸엔 그림그린놈들


40개의 댓글

요약 ㅇㄷ
0
2018.06.22
경험추
0
2018.06.22
다단계도 네트워크 마케팅 영업하잖아 ㅋㅋ
영업하는 애들 마인드가 남들죽이고 이기적인 애들만 살아남는듯
대학교 과대표도 그렇고
0
2018.06.22
@카마솥
대학 과대표는 지잡으로 갈수록 인기투표 or 호구뽑기임.
내가 지잡이라 잘 앎.
0
2018.06.22
글빨 좋네
0
2018.06.22
부동산은 중개인 감정사가 정말 친한친구로 있으면 시작하기 좋더라
0
2018.06.22
@느금마덜
그냥 동네 작은 사무실 부동산으로 하는 사람들은 성실한 사람들이야. 그사람들은 매물을 확보하려고 하루도 쉬지않고 돌아다님
0
@WooCur
그냥 모든 장사가 기본적으로 성실할수록 성공할 확률이 높지

어차피 상도덕은 시장을 어느정도 파악한 후에야 판단 가능한데, 지나가는 혹우는 그런걸 모를테니까 판매자는 바가지의 유혹을 느끼는거고

폰팔이 욕하지만, 동네에서 50에 파는거 테크노마트에서 35에 팔면 사는사람은 15만원 이득, 테팔이는 테크노 시세보다 15만원 이득이니까 윈윈인셈인데 뽐뻐들 관점에서는 테팔이가 개갞끼인거고, 누군가가 오지랖 떨면서 그런걸로 잘난척(그렇다고 다음번에 "내가 같이 가서 시세 잡아줄게 커피한잔 사줘"하는 새끼 한명도 못봄)하기 전까지는 구매자도 행복한건데..

물론 동네 폰팔이알바는 양아치 ㅇㅈ (임금구조가 개판인 부분부터 까야되는건 맞아도 그게 양아치짓을 합리화할 구실은 아니니까)
0
2018.06.22
너 몸조심좀 해야쓰것다
0
2018.06.22
그냥 깡패새끼들이란 말이네
0
어른들이 어릴 때 공부하라고 하는 게 딴 게 아니야. 더울 때 더운 곳 추울 때 추운 곳에서 일한다? 그건 사회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공부를 하지 않을수록 껍질로 살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공부를 많이 해도 알맹이로 못 살 수 있어. 하지만 탱자 탱자 놀기만 한 인간들은 평생을 겉돌다 관짝 들어간다. 눈에 흙 들어갈 때 깨닫지. 아! 내가 지금까지 내 인생이 아니라고 부정했던 그게 바로 내 인생이었구나!
0
2018.06.22
@하울의움직이는성기
맞는 말이야! 하고 닉네임을 본 순간 현실로 돌아와 버렸다..
0
@AllOfMe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하울의움직이는성기
경험ㅊ
0
2018.06.22
@하울의움직이는성기
너 성기 껍질 벗겼니?
0
2018.06.22
@하울의움직이는성기
흙 들어가기 전까지 양심 속이는 뻔뻔한

노친네들 많지.
0
2018.06.22
나도 영업직은 아니고 영업직 옆에 붙어서 일해본적 있는데 레알 사람새끼 할 일이 아니더라
0
2018.06.22
@고라니s
나랏법보다 회사내규가 위에 있는경우가 허다하지 ㅎㅎㄹ
0
2018.06.22
와 그래서 이사할 집 보러다닐때 영업하는사람들이 여섯번씩 전화하고 그랬구나
0
2018.06.22
첨에 디카프리오 보고서 읽어보니까 왠지 더 몰입이 되네 ㅋㅋ 너 글써라. 글빨좋다야 ㅋ
0
2018.06.22
@걔들이뻐
진짜 나도 다카프리오 먼저 보고 읽었더니 몰입 쩔었다 ㅋㅋ
얘 글 잘쓰는듯
0
영업직은 ㄹㅇ루다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더라
0
2018.06.22
인생은 장난이아니야.. 배운사람들이 더심해. 저사람들만 저런줄아냐? 변호사들도 심하다
0
2018.06.22
남의돈꺼내는게 진짜 쉬운일이 아니지.. 특히 저건 천단위 억단위 분양권일텐데
0
참고로 차팔이 폰팔이도 못 나가게 구슬린다 ㅋㅋ
0
2018.06.22
말랑카우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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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2
정말 좋은건 남한테는 안권함
0
2018.06.22
재밌네
0
2018.06.22
개병신같은 팀에서 일했네ㅋㅋ 그런팀들 많음 이해함
0
2018.06.22
영화 재밌게 봐서 그런지 딱 연상된다
그냥 다단계네
0
2018.06.22
나 부동산컨이다 니가한말 대부분맞는말이다
0
2018.06.22
3대는 벤치 스퀏 데드만하자
0
2018.06.22
4대로 하자 컴팔이까지
0
2018.06.22
제약 영업직이 사실 영업직 중에서 제일 깔끔한 축에

속한다. 의약사는 일단 똑똑해서 속일 수가 없고

그렇다고 또 사람 아닌 짓 당하는 경우가 많냐?

그것도 적은편이거든.
0
2018.06.22
그리고 그 호구는 호구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요즘 업계 상황 어떻게 돌아가나

알아보러 온 사람들일 수도 있어
0
2018.06.22
자작추
재밌게 잘읽었어
집 알아보던 때 떠올리니 이미지 겹치는 부분도 있네
0
2018.06.22
부동사 공인 중개사랑 다른거라고하면
공인 중개사도 똑같이 팔지만 강매를 안한다는 차이냐?
침고로 이버지가 부동산 하심
0
2018.06.25
@휘바
보통 부동산하고 차이는, 보통 부동산은 매물이 안 나가면 짱박다가 다른 사람한테 팔면 되거든.
그런데 저런 사무실에서 일정 구역을 팔아, 라고 건설사와 계약을 하면
그 기간안에 무조건 그 칸을 다 팔아야한다. 그게 다름.
0
2018.06.22
전역하고 친구놈이 여자많다는 알바하자면서 거짓말로 꼬드겨서
1주일동안 다단계(무슨 네트워크라 불러댔음)숙소에서 살았던 기억나네

남자 8명,여자3명 총 11명이 존만한 반지하방에서 같이 생활하면서
자기가 갖고있는 연락처의 인물들 성격, 가정사정까지 분석해서
그에 맞게 거짓말로 꾀어내는걸 하면서 돈벌려고 하더라
서울 올라갈 차비만 들고 한 푼도 없었던터라 1주일동안 잡혀있었음

본문 내용처럼 명문대 나온 애들도 이거로 돈번다, 인맥관리만 잘하면
네 밑에서 부려먹는다 등등 허무맹랑한 소리나 지껄이고
정작 내 핸드폰은 지들이 관리하면서 대낮부터 사기잘쳐서 등급오른(등급이 대개 실버 골드 등등 ~플래너라 했었음)
그딴 놈들이 씨부리는 성공방법 같은걸 마치 강의마냥 듣고 좋다고 박수쳐주고 아주 사이비종교행사같았음
0
2018.06.23
글 잘쓰네
난 긴글 잘 못읽는데 이건 다 읽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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