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진짜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나도 갠룻으로 게임 오랫동안 했고 그래서 갠룻의 장단점을 공장의 입장에서 꽤 많이 봤어. 하지만 나에게 갠룻은 뉴비유입의 도움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템하나 먹자고 공략도 모르면서 오는 테러범들 떄문에 싫어진거야. 그 외에도 어차피 내가 잘 하던 못 하던 템은 떨어지니 레이드에 참여할때도 기본 준비조차 해오지않고 묻어가려는 사람도 많이 봤고. 그리고 골드가 없으면 템을 못사는게 골팟이지만 내가 10만골드 들고 아즈로 와서 군단을 시작했을때. 처음 레이드만 남들과 같이 시작한다면 골드를 버는데 아무런 제약이 없었어. 이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못믿겠음 레게에 군단뉴비들이 쓴 글을 한번 봐줘. 어쨋든 이 게임이 투기장 전장을 주 컨텐츠로 하는게 아니라면 누구나 레이드가는걸 목표로 할꺼고 애초게 그게 목적인 게임이니까. 근데 그 파티수를 유지해주는게 현 골팟이고 이 골팟이 사라지면 뉴비는 개인룻으로 게임에 참여하는게 아니라 로그컷에 걸려서 아무런 레이드도 경험못해보고 접을꺼거든. 와우가 진입장벽이라고 느끼면서 말이야. 나도 널 설득하려는 생각은 없어. 다만 와우의 현 상황을 좀더 자세히 알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나도 확장팩 때마다 돌아와서 레이드 하곤 하는 편이야. 만렙도 항상 몇 개씩 찍어두고. 이번에도 군단 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접은 상태지만, 격아 때 다시 복귀해서 레이드 할거고. 지금 어떤 상황인지 누구보다 잘안다고는 못해도 지금 시점에 계정 넣은 와우져 평균만큼은 알고 있음.

그래, 교착되는 지점이 있지. 파밍의 필요도가 떨어지면 레이드 컨텐츠에 대한 욕구가 떨어지고, 그렇다고 파밍이 모든걸 결정하게 만들면 군단 전설과 씹탄벼림 지랄보다 더 심하게 운빨좆망겜 부르짖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려야되고. 결국 파밍에 대한 욕구와 그 해소 측면도 어느 정도 충족시키면서, 더불어 개인 능력을 통해 퍼포먼스도 낼 수 있는 그 미묘한 벨런스를 유지하는게 레이드 컨텐츠의 기본 설계 목표지. 여기엔 경쟁심리도 작용할거고, 내 '아바타'가 강해지는 걸 보는게 즐거워서 하는 게임인 RPG 게임의 본질적인 매력도 작용할거고, 기타 등등 뭐 유인을 따지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우리나라 와우에서 파밍 욕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유인은 니 말대로 미터기라고 생각해. 근본적으로는 경쟁심리지. 레이드 보스랑 싸우는게 아니라 똑같이 레이드를 하고 있는 다른 유져랑 싸우게 되는거야. 물론 대다수의 게이머는 경쟁적인게 정상이야. 하지만 왜 이렇게까지 미터기에 집착하게 된걸까? 상위 공대에서 타임어택 해가면서 월퍼킬 따내는데 참여하고 있는것도 아닌데 레이드에 참여한다고 하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미터기가 존나 중요한 요소가 돼 버렸어.

사람마다 해석은 다를 수 있겠지만, 나는 WCL로 대표되는 숫자 놀음의 근원에는 '골팟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는 인원인지에 대한 검증'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ㅡ 라고 생각하는 공장들의 수요가 있다고 생각해. 안정적이고 빠른 골팟 진행이라는 절대 목표 때문에 레이드라는게 딜로만 결정되는게 아님에도, 심지어 딜로만 결정되면 더 재미가 없어짐에도 불구하고, 모든 플레이어의 사고방식이 딜을 올려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게 만드는거지.

그리고 골팟을 통해 파밍을 하기 때문에 골드에 의해 벌어지는 격차는 다시 미터기 - 골팟 선수컷으로 이어지면서 나도 골드를 벌어야 저들과 경쟁할 수 있고, 또 다시, 또 다시. 계속 반복되면서 어떤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현상을 만들어간다는 얘기야. 그렇다고 골팟이 없어지면 미터기 욕심도 없어지느냐? 당연히 그건 아니지. 하지만 레이드에 있어 아이템의 영향력을 적절히 조절하는 동시에 개인룻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모든 사이클이 파밍 - 골팟 - 파밍 - 골팟 하는 식으로 굴러가진 않을거야. 그런 세태가 가속화, 격화시키는 미터기에 대한 집착도 줄어들거고. 반드시 모든 보스를 클리어 해서 이번주 파밍에 성공을 해야겠다는 강박증도 줄어들겠지.

이걸 두고 게임에 대한 의욕이 줄어든다고 말 할 수도 있을거야. 짐작하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른데, 애초에 레이드라는게 항상 성공해야지만 재미를 얻을 수 있는 컨텐츠인 것 자체가 맞지 않아. 사람들과 함께 택틱을 트라이하고, 매일 혹은 매주 더 매끄럽게 공략을 할 수 있게 되고, 결국 어느 순간에 성공하는 그 과정 자체에서 재미를 얻을 수 있는게 맞는거지.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성과 컨텐츠를 제공할 수 없다면 그래서 골드벌이 - 골드를 통한 파밍으로 이어지는 단선적이고 일차원적인 재미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나는 와우가 이미 망한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개인룻팟과 골드팟을 일대일로 비교해서 얘기하는데, 너무나 당연하게도 골드팟이 존재하는 시점에선 대부분의 유져가 골드팟을 선택하게 돼 있어. 눈 앞에 떨어지는 골드와 그 골드가 약속하는 내 케릭터의 파밍이라는 즉각적인 재미와 쾌감이 모든걸 압도하니까. 사람들과의 상호 교류, 시간이 걸리는 공략 숙달, 커뮤니티 활동, 기타 등등 개인룻 레이드를 통해 파밍을 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가지 복합적이고 다차원적인 재미는 그게 정말 오래 지속되는 재미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장기적이고 강렬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골팟이 존재하는 한 외면당할 수 밖에 없어.

이 지점에서도 즉각적이고 강렬한 재미는 나쁜거라고 말하는거냐고 되물을지 모르겠는데, 그건 아니야. 그것도 좋은 재미지. 하지만 그런 재미들은 롤이나 베그 같은 게임에서는 긍정적이기만 할지 몰라도 와우에선 그렇지 않다는걸 알거야. 너도 댓글에서 슬쩍 얘기한 것처럼 RPG 게임은, 특히 MMORPG 게임은 유져들이 장기적인 재미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때 훨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너랑은 좀 다르게 나는 와우가 RvR 시스템을 중심으로 해 굴러가던 05년도에 와우를 시작하면서 호드라는 가상의 집단이 가진 케릭터성에 매료돼서 호드를 선택했었고, 그 이후로 그 느낌을 항상 느끼면서 PvP를 해왔어. 올드비 꼰대 소릴 하겠다는게 아니라, 그만큼 기능적인 이유가 아니라 감정적인 이유로 애착을 느끼고 있다는거야. 당연히 와우라는 게임과 그 내용에도 애착이 이어지고 있고. 어쩌면 그 감정적인 태도 때문에 이상론만 늘어놓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레이드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와우를 하고 싶어. 그렇게 되면 단순히 템을 먹기 위해 레이드를 와서 트롤링을 하는 테러범의 비율도 줄어들거고, 게임 자체에서 우러나는 더 진솔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리라고 생각해. 그런 연장선 상에서 유져 수가 지금보다는 비교적 줄어들더라도 더 좋은 환경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마무리 하면서 다시 언급하자면, 골팟이 돌아가는 환경은 내가 바라는 상황이 되는 길을 철저히 차단해. 그래서 나쁜 시스템이라고 말하는거야.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유져수가 적을수록 더 심각한 문제가 돼. 유럽 서버만 해도 이런 수준까진 아니니까. 블소 언급했는데, 그래, 골팟이 가능하게 해 놓으면 게임 디자이너들은 편하지. 골드 ㅡ 파밍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에 유져를 집어넣어놓기만 하면 진짜 중요한 부분인 레이드 자체의 퀄리티 같은 건 좀 덜 신경써도 되니까. 편한 길 가는거야. 나는 와우 디자이너들이 안그랬으면 좋겠어.

혹시 베타하고도 안접고 격아도 하게 되면 내 베틀태그는 Kwnobin#3553 야. 내키면 격아 나오고 인사나 하자.

친초는 보내놨어. 솔직히 나도 인벤에서 보는사람들과 인벤에서 떨어져나가서 새로 생긴 루리웹에서 보는 사람들이 전부야. 하지만 와우를 즐기는 사람이 이 사람들만으로 대표될 순 없을테니 분명히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꺼야 너처럼 말이야. 너가 말하는 레이드의 택틱과 트라이의 재미는 나도 충분히 공감해. 새 레이드가 나오고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되는 택틱이 찾아지기 전까지 많은 트라이를 통해 택틱을 맞춰보고 여러 시도를 해보는건 그만의 재미가있고 그게 레이드를 하는 가장 큰 이유라는거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해. 하지만 이 트라이 기간이 지나면 반드시 등장하는게 획일화된 택틱이지. 이걸 막는방법은 없을거라고 생각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애써 효율적인 택틱이 정해졌는데 다른 시도를 할 필요는 없다고 느낄테니까 말이야. 한 두명이 이런저런 택틱을 바꿔가며 트라이해보고 싶다고 해도 나머지 다수가 이미 효율적인 택틱이 있는데 왜 그런 방식으로 게임을 하느냐하며 반대해서 새 택틱은 시도조차 해볼수 없지. 트라이 기간이 끝나면 파밍이 목적이니 빠른시간안에 끝내는게 최고니까. 너가 말하는 트라이의 재미는 여기까지밖에 안될거같아. 이 문제는 레이드 자체의 문제라기보단 트라이를 싫어하는 사람들, 매번 한 레이드가 나오고 레이드가 끝날때까지 동일한 패턴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네임드몬스터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있을거라고 생각해.

근데 저 두 가지 문제 모두 해결방법이 없지. 일단 공장조차도 빨리 끝내는 레이드, 무난하게 올킬까지 해야하는게 가장 중요하기때문에 불가능하지. 두 번째는 네임드가 사용하는 패턴을 매번 바꿔야하는데 이건 솔직히 불가능하다고 봐. 뭐 드군 자쿠운처럼 바닥이 랜덤하게 나와서 유도를 잘 하던 못하던 어쩔수없이 전멸해야된다던가 하는 부분이 랜덤하게 사용하는 스킬의 전부라고 생각해. 이런 작은 부분만 랜덤일뿐 매번 레이드를 하면서 새 택틱을 짜면서 하는게 쉽지는 않지. 그리고 혹시 너가 인벤을 하는지 하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은 글이니 한번 읽어봐 줬으면 좋겠어. 와우 자체가 고인물 게임이 됐고 쳐 망해가는 게임이라그런지 게시판도 친목질 분탕이 끊이질 않으니 시즌마다 또라이 어글 분탕종자가 생기는데 그 중에서 유명한 사람이 쓴 글이야. 근데 그 사람이 매번 글을 올릴때마다 비공맞고 블라인드됐었는데 이번에 올린글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받았지. 난 이 사람이 쓴 글이 망해가는 와우에 호흡기땐 시스템의 말로라고 생각해
http://www.inven.co.kr/board/wow/2081/143626?name=nicname&keyword=%ED%97%AC%EB%B2%84%ED%8A%B8%EB%A1%A0

한번 저 글을 읽어봐줘 읽고 난 후에 생각이 궁금해
그리고 배넷친추는 보내놨어. 혹시나 격아때, 아마 높은 확률로 이미 베타에서 레이드테스트까지 해보고 질렸으니 안할꺼같긴 하지만
그때 만약에 와우를 하고있다면 아마 여전히 공장을 하고있겠지. 그때 같이 게임이나 했으면 좋겠네
아 와우를 접는게 꼭 골팟때문만은 아니야. 판다땐 탄공이 생겼고 드군땐 주둔지시스템이 생겼고 군단땐 욕을많이 처먹고 내려간 전설시스템, 그리고 버려지는 도전모드가 아까워서 만든 쐐기던전(이건 성공적이었고 유저들의 반응도 좋았지. 클라이언트 숫자가 고작 6.23이었던 드군에서 할게없어서 주둔지에서 점프나 뛰던 사람들에게 할 만한 컨텐츠를 만둘어준거니까), 혹은 크게 변화가 있던 직업들의 변경점등등 여러가지 새로운것들을 경험 할 수 있었지만 이번 베타는 군단과 다를바없는 유물력시스템 쐐기던전 솔직히 실망스러웠던 레이드 등등 더 이상 즐길만한게 없다고 느껴졌을때 개인룻까지 확정되서 접는거니까

어쨋든 위에 보는것처럼 난생처음 레이드 후기까지 남기고 커뮤니티에 내가 키우는 캐릭 가이드까지 올리면서 베타를 즐겨보려고 했지만. 딱 일주일가네. 베타섭을 즐기는게 벌써 3번째인데 이번만큼 할맛안나는 와우는 이번이 처음인거같아. 그래서 접는거야. 혹시나 나중에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궁금해서 접속하거나 아니면 배넷친추 돼있으니 어차피 블쟈게임하고있으면 언젠가 말 한번 나눌 수 있겠지. 아
http://www.inven.co.kr/board/wow/2081/143626?name=nicname&keyword=%ED%97%AC%EB%B2%84%ED%8A%B8%EB%A1%A0 이 글은 재밌으니 한번 읽어봐 이건 골팟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없애라고 소개하기보단 그냥 재밌어서 추천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