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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팬츠, 그 중에서도 카키 치노 팬츠는 오랜 세월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색감의 범용성과 단순하고 명료한 디자인, 과하지 않은 디테일들은

패션을 입문하는 단계에서부터 확고히 하는 단계까지 늘 매력적이다.

아메리칸 캐주얼의 상의에 블루 옥스포드 셔츠가 있다면 하의는 카키 치노와 데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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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카키와 올리브그린을 혼동하곤 한다.

위의 사진에서 바지는 카키색이고, 아우터는 올리브그린이다.

이를 헷갈리지 않기 위해서는 카키의 어원에 대해 알면 쉬운데,

Khaki의 어원은 힌두어로 Khak(사막 모래/먼지)이다.

즉, 단순히 생각하면 모래바닥색이 카키색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 색깔의 치노 팬츠가 기본으로 받아들여지는가?

그것은 치노 팬츠의 기원이 군복이기 때문이다.

Chino pants는 China pants에서 유래된 단어인데,

1차 대전 당시 미군들이 중국에서 싸게 사온 직물로 만들어 입던 튼튼한 작업복 바지였다.

처음에는 흰색이었지만 흙바닥에서 일을 하다 보니 때타지 말라고(...) 이런 색이 된 것.

그 뒤 사회로 돌아온 미군들이 대중적으로 입고 다니면서 유행하게 되었다.

솔직히 패션테러하는 복학생 같아보였을 거 같은데

그래서인지 밀리터리 아우터와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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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롤업, 슬쩍슬쩍 주름진 자연스러운 형태가 멋진 옷. 여유입게 입는 게 좋다.

상의에 포인트가 되는 색상이 있다면 아주 좋은 받침이 되어준다.

카키 치노팬츠와 블랙 더비슈즈는 이미 군에서 증명된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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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화이트 스니커즈와 잘 어울린다. 

주의할 점은 피부색이 바지와 신발 사이의 간극을 메꿔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미를 위해서라면 발목이 보이는 롤업과 페이크삭스는 센스.

물론 양말로 센스를 발휘할 수도 있다. 그만큼의 안목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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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노 팬츠 자체가 튼튼하고 질긴 원단의 옷이긴 하지만,

어떤 브랜드들은 이렇게 유난히 독특한 질감이 있다.

나이를 먹을 수 있는 옷은 깊이를 더한다.

브라운이나 베이지 톤의 따뜻한 색감도 잘 받쳐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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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팬츠의 정석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브루스 패스크(Bruce Pask) 형님.

이 분은 아이템 매칭이나 컬러링에 있어서 혁신적인 시도를 하는 건 아닌데

각 아이템이 가진 최적의 실루엣에 대해서 연구하고 이해하는 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내가 가장 추구하고 원하는 바지핏이 있다면 이런 것.

네이비 블레이저, 바스크 셔츠와의 조합이 아주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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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포멀해진 사진. 밑단과 기장에서 숨겨진 짬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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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유명한 짤.

나는 원턱 치노는 카키보다는 베이지나 화이트가 조금 더 낫다고 생각한다.

카키 치노는 확실히 모래색과 밀리터리 특유의 거칠고 구겨지는 맛이 제맛이기 때문.

그러한 미국 문화의 구겨진 맛을 브룩스브라더스나 폴로같은 브랜드에서

수트 문화의 중심인 이탈리안 클래식의 비주얼과 쓰까묵은 게 베이지 원턱 치노라고 생각한다. 화이트는 이탈리안에 더 가깝고.

어렵게 말했지만 대충 캐주얼하게 입을거면 카키 노턱 치노, 신경써서 깔끔히 입을 거면 베이지 원턱 치노라는 말. 멋쟁이는 화이트.


이건 오피셜한 뭐가 있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느끼는 문화의 맥락임.

물론 짤에서 보여주는 컨버스 + 와이드 치노에 취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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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 대님자캣에 카키치노않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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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건 베이지 아닌가



세 줄 요약


1. 카키 치노 팬츠는 네이비블루, 올리브그린, 따뜻한 색 계열, 포인트 색상까지 잘 받쳐주는 만능템

2. 노턱은 카키, 원턱은 베이지, 멋쟁이는 화이트

3. 추천 브랜드는 레귤러 핏은 Brooks Brothers, Polo Ralph Lauren

와이드한 핏을 선호한다면 Yaeca와 Anatomica, Nigel Cabourn을 추천함.

입문용은 유니클로, 제이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