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백합귀족 7


 사치스럽고 정교한 조각으로 가득 채워진 금빛의 왕궁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귀족이라면 간단한 고관들의 심사를 거치는 것만으로도 왕자비가 될 수 있는 기회다. 누구라도 그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왕자에 대한 소문이 어떻든 왕자비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이 나라에 지천으로 널려있다. 사람들은 왕자가 나타나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왕자가 자신을 선택해주길 기다리고 있다. 모두 가진 배경과 힘으로 왕자에게 압력아닌 압력을 집어 넣었다. 겉보기에는 왕자가 연회에서 맘에 드는 여성을 뽑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물 밑 작업은 끝냈다. 모두가 할 수 있는 만큼 했다. 각자 자신 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작업을 했다고 생각했다.

 타티야나는 부모님이 전부 해줬다. 타티야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왕자가 나타나서 자신을 선택해주길 기다리는 것 뿐이다. 절대로 왕자에게 호감을 잃을 만한 행동을 하면 안된다. 타티야나는 부모님이 정해준 금칙사항을 되짚어 본다. 첫째로 총을 잘 다루는 티를 내지 말 것, 타티야나는 왕의 사냥터를 관리하는 가문의 딸 답게 어릴 적 부터 사격 훈련을 받아왔다. 사냥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사격 만큼은 억지로 배워야 했다. 그것이 부모님의 방침이라면 타티야나는 따를 뿐이지만, 군인으로서 유학을 다녀온 왕자에게는 무척 비호감이 될 수 있다. 또한 총을 다룬다는 사실은 무섭고, 조신하지 못한 모습으로 보이게 될 수 있다. 둘째로 똑똑해 보이지 말 것,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미덕이나, 왕자에게는 매력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망나니 같은 왕자의 말에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며 따르지 않으면 싫어할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에서는 타티야나는 걱정이 없다. 많은 교육을 받기는 했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렇게 똑똑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이다. 금칙사항은 그 밖에도 많다. 목소리를 키우지 말 것, 뛰지 말 것, 다리가 아파도 드레스를 구기며 앉지 말 것, 식탐을 드러내지 말 것. 

 타티야나는 하나씩 금칙 사항을 되짚는다. 

 금칙 사항이 너무나 많아 머리가 아프다, 어째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리는 아프고, 기껏 암기한 금칙사항은 바보 같은 타티야나의 머리로는 애써 외우려 해도 자꾸만 가물가물해진다. 타티야나는 라울을 모른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른다. 향간의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으나, 사실인지도 알지 못한다. 타티야나가 기껏 그녀의 집안을 나와 관심도 없고 모르는 사람을 왕자라는 이유로 집착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타티야나는 그녀 스스로 자신이 바보라서 그 깊은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라 생각했다. 타티야나는 뭔가 깊은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자꾸만 걸어 나갔다. 머리속으로 금칙사항을 되새겼다. 첫째는 총을 다룰 줄 아는…….

 "반가워요 타티야나양, 이렇게 또 저를 생각하여 초대해주시니 너무 감사해요."
 타티야나가 문득 정신을 차렸다. 연회장이었는데, 어느새 달빛 아래의 장미 정원으로 바뀌어 있다. 테이블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방금 데운 더운 물이 찻잎을 적시고 있었고, 검은 머리의 바냐양은 타티야나만큼 화려하지 못한 얄팍한 드레스를 입은 채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누가 봐도 다른 귀족에 비하면 빈곤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고 웃고 있다. 타티야나는 연회장이 어디인지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라울 왕자님을 찾고 있는 거라면 그만 두세요."
 "예? 하지만 바냐양… 우리는 왕자비가 되기 위해서…."
 바냐는 타티야나에게 다가와 가볍게 어깨를 눌러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달빛을 등지고 얼굴을 마주대며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타냐양은 라울이 아닌 저를 생각하고 있었잖아요. 그렇게 가슴도 풀어 헤치고."
 타티야나는 그말에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슴을 본다. 확실히 그렇게 되어 있다.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달빛에 들키고 싶지 않아서 고개를 숙인다. 그것을 바냐가 부드럽게 턱을 잡고 끌어 올렸다. 바냐는 더욱 가까워진다. 타티야나는 눈을 질끈 감는다.

침대 위였다. 커튼이 그녀의 방에 비추는 일출의 햇빛을 가로 막고 있었다. 타티야나는 그녀의 손에 소설책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다.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이런 값싼 시장통 통속소설을 읽다가 잠든 걸 누가 보지 않았을 까 부끄러워서 심장이 뛴다. 잽싸게 책을 덮어 베게 밑으로 넣었다. 타티야나는 입술을 만졌다. 어째서 거기서 깼을까, 그건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다. 실제로 해본 적이 없어서 일까. 그러다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너무 민망하고 부끄러워서 그대로 베게에 얼굴을 묻으며 발을 동동 굴러 침대를 때렸다. 어째서 바냐양이 나타났는지 모르겠다. 바냐는 확실히 신경쓰이는 사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런 입술… 입술을……. 타티야나는 부끄러워서 민망한 신음소리를 흘렸다. 
 "그것 때문일 거야. 확실해요……."
 타티야나는 애꿎은 소설만 탓했다.


 꿈 때문인지는 몰라도 타냐는 왕궁에 들어 서자마자 바냐를 찾으러 돌아다녔다. 어렵지 않게 눈에 띄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바냐의 시종이 커다란 가방을 들고 힘겹게 비틀거리며 걸어다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는 시종을 보고 떠오를 수 있는 결론은 하나 밖에 없었다. 



 라울은 노귀족들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들은 시종일관 라울의 주변을 감시했는데, 라울은 그들 덕분에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들은 라울이 왕이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미 후계자가 정해진 마당에 노골적으로 내비치지는 못하고 그것을 뒤집어 엎을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그 무리의 중심에는 레온이라는 라울의 소꿉친구가 있었다.
 레온은 유망한 변경백의 집안으로서 지금에 와서는 변경백이 유명무실해졌으나 그 집안의 위세는 변함없이 강력했다. 레온은 어릴 적부터 라울의 친구로 지내면서 왕자의 잠재력을 믿는 자였다. 그야 말로 새로운 산업의 시대에 맞서 왕국을 이끌어 나갈 현명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라가 왕도로 돌아와서 무슨 수작을 부렸는지는 몰라도 정통한 후계자로서 잽싸게 그 자리를 차지했을 때는 안타까워 하는 정도에 그치는 라울보다도 훨씬 분노했었다. 베라가 라울을 군인으로서 근린 제국에 유학 보냈을 때는 사고라도 칠 기세였다. 그는 여자가 왕이 되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는 노귀족들을 규합해 일대 세력을 만들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귀국한 라울에게 시도때도 없이 결혼하여 아이를 낳으라고 지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라울은 그것으로 어떻게 베라에게 저항하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자가 싫고 결혼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베라보다는 후계를 잇는 라울이 훨씬 정통성이 있다는 주장인 것으로 받아 들였다.

 하지만 왕자는 왕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러니 앞으로 나서는 레온이 귀찮아 죽을 것 같았다. 또한 그들이 하는 짓이 역모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다. 라울이 생각하기에 베라는 아름다움 만으로 후계자가 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보다도 똑똑했고 강했다. 그러니까 후계자가 된 것이다. 라울은 조용히 이 왕국에 해를 끼치지 않고 왕자라는 지위만 갖고 평생을 놀고 먹고 살고 싶을 뿐이다. 기왕 왕자로 태어 났으면 그정도로 방탕하게 사는 건 별 문제가 없을 거다. 베라도 그걸 바라고 있을 거다. 멍청한 왕자로 여생을 즐기는 것이 국가에 충성하는 길이 아닐까. 그러니 라울은 레온만 보면 도망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에 다다른 듯 했다. 라울이 시장통에서 술에 취해서 굴러다니며 사람을 패며 폭력사건을 일으키다가 그대로 잡혔다. 신분도 증명하지 못하고 치안을 맡는 군인들에게 잡혀 있는 걸 레온과 노귀족들이 와서 풀어줬다. 덧붙여 입막음도 분명히 했다. 레온은 걸레짝이나 다름 없는 라울의 옷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레온은 깔끔한 것을 좋아하고, 술과 담배는 사람을 망친다며 혐오하는 부류의 사람이었다.
 "왕자님, 이제 더는 못 참겠습니다. 결혼 하십시오. 이미 왕궁에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왕자님이 혼란해하실 까봐 어울릴 만한 귀족 여성을 딱 정했습니다. 왕자님께서는 그저 선택하는 연회장에 나가기만하시면 됩니다. 이후는 우리들이 알아서……."
 레온은 라울에게 옷을 던져 줬다. 라울은 아직 가시지 않은 술냄새를 풀풀 풍기며 옷을 갈아 입었다. 레온은 코를 찌르는 냄새에 불쾌해 했다.
 "왕자라는 것이… 정신을 못차리고 쯧."
 레온의 뒤를 따라온 노귀족이 혀를 찼다.
 "그리고 술 같은 것은 이제 마시면 안됩니다. 술이란 것은 사람을 망치는 나쁜 물로써……."
 "친구야, 술은 나쁜 게 아냐."
 라울이 발끈했다.
 "아주 나쁜 쓰레기입니다. 왕자님."
 "친구 사이에 그렇게 좀 말하지 말라고."
 라울이 말했다. 레온이 있는 대로 표정을 구겼다.
 "그래 그거야. 왕자에게 있는 대로 표정을 구길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지. 그리고 방금 이야기… 진짜 싫은데."
 "절대 안됩니다. 왕궁에 이야기를 돌렸습니다. 왕자님은 이미 한 번 약속한 간택 연회를 박살냈습니다. 설마 또 그러시지는 않겠죠? 수 많은 귀족들이 이해를 걸고 온 왕자비 간택 행사를 개판으로 만들면…… 좋을 일이 없다는 건 누구라도 알겁니다. 그렇죠?"
 레온이 말했다.
 "그렇게 협박하듯이……. 사람이 취해 있는 사이에."
 레온이 웃으면서 사람을 시켜 뭔가를 꺼냈다. 장식부터 화려하게 유리로 세공된 술병, 값비싸고 귀한 것이었다. 라울이 씩 웃으면서 팔을 허우적 거려 술을 쥐려 애썼다.
 "이 정도면 괜찮은 물건이 맞죠? 제가 술은 잘 몰라서 그럽니다. 왕자님."
 "아, 그럼……."
 라울은 레온에게 달려들어 술을 뺏었다. 레온 뒤에서 그 광경을 보던 노귀족이 한심해서 실소했다. 중요한 일을 고작 술로 결정하는 사람이 왕자라는 사실이 웃겼다. 이러니 여자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겠냐면서 서로 비아냥 댔다. 라울은 들어도 못들은 척 한다. 레온은 변호했다.
 "술만 좀 덜 좋아한다면 이 사람보다 훌륭한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아, 마음이 조금 여린건 문제이긴 하지만요. 그럼, 왕자님 이틀간 결혼전의 자유를 맘껏 누리십쇼."
 레온은 통보하고 떠났다. 라울은 술을 으스러져라 꽉 쥐었다.
 "재수 없게, 저런 것도 소꿉친구라고."
 하지만 딱히 저항할 방법도 없다. 라울은 뭔가…… 한 방 먹일 방법이 없나 곰곰히 생각했다. 결혼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사실이 되었으니 그 안에서 뭔가 차선책을 찾아야 한다. 이미 결혼 상대까지 레온이 정한 모양이다. 왕족이 이렇게 까지 꼭두각시로 살 수는 없다. 자유롭고 방탕한 인생을 위해서는 나설때 나서야 한다.


 한편 바냐는 타냐에게 시달리고 있었다. 타티야나는 곤란해 하는 나데즈다를 캐물어서 바냐의 방에 들어 왔다. 불길한 감각은 맞았고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바냐가 왕자비 간택을 앞두고 갑자기 포기하여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 이유를 타티야나는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돌아갔다가는 바냐의 집안에서 엄청나게 화를 낼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바냐는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없었다. 애초부터 왕자비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다만 베라의 애인이 되고 싶어서 적어도 베라의 근처에 있고 싶어서 왕자비 후보라는 핑계를 대고 온 거라고는 죽어도 말할 수 없었다. 오히려 경쟁자가 하나 줄어 드는 건데 이렇게 달려와서 난처해 하고 말리는 타티야나를 이해 할 수 없었다.
 물론 타티야나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없었다. 경쟁자가 하나 줄어드는 것을 막으려 설득하는 이유가 왕자가 아닌 바냐에게 흥미가 생겨서 라고는 도저히 말 할 수 없었다. 시골 귀족 주제에 기죽지 않고 당차고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아름다운 바냐가 너무 신경 쓰였다. 오죽 하면 오늘의 꿈에서도 왕자가 아닌 바냐와 키스를 했을까. 하지만 그런 이유로 바냐와 더 친해지고 싶으니 가지 말라고는 말 할 수 없었다.
 그러니 둘의 대화는 핵심을 말하지 못하고 서로 미끄러지듯이 빙빙 돌고 있는 것이었다. 나데즈다는 그런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 그냥 멀찍히 떨어져 관전만 했다.
 "최소한 간택 연회만이라도 참석하면 안 될까요?"
타티야나가 바냐의 손을 쥐었다.
 "아녜요, 저는 그런 자리에 있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어요. 그냥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타티야나 씨야 말로 왕자비에 어울리는 분이신데."
 "그렇지 않아요. 바냐씨가 얼마나 어울리는지 본인은 모르고 있어요."
 "무슨 말씀이에요. 타티야나씨는 왕자비가 되고 싶지 않은 건가요?"
 바냐가 약점을 찔렀다 타티야나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했다. 물론, 되고 싶다. 그것이 타티야나의 의지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타티야나는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해 본 적이 없다.
 "읏, 그게 아니구요. 물론 제가 되고 싶죠. 될거에요 하지만."
 "그러면 저는 어차피 안 될테니 떠날 생각이에요."
 "그러지마세요! 바냐양은 그런 약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아니잖아요. 항상 아름답고 당차서 동경하게 되는……."
 타티야나는 너무 많이 말했다 싶어서 얼굴을 확 붉혔다. 바냐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말문이 막혔다. 급히 수습했다.
 "그…… 그럴 수도 있지만, 세상은 그런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요. 왕자님도 마찬가지겠죠."
 바냐가 말했다.
 "그건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러면 고향에는 가지 말고 저희 집으로 오시는 건 어떨까요?"
 타티야나가 말했다.
 "예? 하지만 그럴 이유가……."
 "저희 집에는 항상 손님들이 많이 사시는데 한 명 늘어난다고 해서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 괜찮지 않아요?"
 타티야나가 말했다. 바냐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아… 괜찮아요. 저는…… 이제… 아니, 아무튼 내려 갈 거니까요. 붙잡지 마세요."
 바냐는 이야기가 더 길어지면 곤란하겠다 싶어서 벌떡 일어나서 타티야나를 지나쳐 나가려고 했다. 타티야나는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나가는 바냐를 꽉 잡았다. 바냐는 미끄러져 넘어지며 타티야나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미, 미안해요. 하지만……."
 타냐는 바냐의 위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부끄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2개의 댓글

2018.06.07
1회편부터 쭉 한번에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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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7
@이성광
고마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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