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백합귀족 6

 바냐와 학교는 어울리지 않는 어색한 곳이었다. 바냐는 라울을 따라서 교정을 걸으면서 굉장히 이상한 기분을 맛봐야 했다. 대학이란 곳은 익히 들어서 알고는 있었으나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란 사실만 깨달았다. 도대체가 학문이란 걸 배워서 어디에 쓴단 말인가, 바냐는 조금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바냐는 잘 모르지만 대학에서 배우는 것이란 하늘 너머의 우주의 움직임을 이야기 하거나 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한계다 더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아무튼 바냐는 대학이란 쓸데없는 것이나 가르치는 곳이란 사실만 알고 있었다.
 그런 바냐와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공간을 이 나라의 왕자님과 함께 걷고 있자니 참을 수 없이 위화감이 들었던 것이다. 여기는 왕궁도 아니고 연회가 벌어지는 장소도 아니다. 낯선 곳에서 왕자와 걷는다, 파티중인 것도 아닌데…. 바냐는 라울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왕자가 문란한 사람이란 소문은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럴 만큼 이상한 사람이란 것은 확실한 듯 했다. 그럼에도 왕자는 왕자인 것이 대학을 에스코트 해주는 데도 마치 이 공간이 특별한 무도회장인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냐는 왕족이란 이런 행동거지가 몸에 배어야 하는 것인가보다 했다.
 그러니, 베라에게서 참을 수 없는 매혹적인 움직임이 나왔던 것이다. 바냐에게 상냥하고. 항상 우아하며 아름답고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게 만들어 버리는 능력. 그것이 왕족이라면 모두가 갖는 능력인 것인가 싶었다. 순간 바냐는 불쾌한 기억이 떠올랐다. 타티야나와 함께 있을 때 시비를 걸었던 여자 '아니카'가 떠올랐다. 그녀는 모든 말에 바냐가 시골귀족이라며 시골귀족답다고 말했다. 왕족에게는 왕족다움이 흘러 넘친다면, 아니카의 말대로 자신에게서는 시골다움이 풍기는 것일까.

 "바냐양,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시는 거죠?"
라울이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아,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것보다 아까는 그렇게 막 말해놓고 왜 이제와서는 곱게 말해주시는 건가요?"
 바냐가 맹랑하게 물었다. 라울은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뭐라고 답해야 좋을까 생각했다. 라울은 그냥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것인데, 바냐 같은 사람은 처음 봤다. 바냐 역시 내키는 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눈치를 그다지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라울은 화가 몹시 나면서도 또 도대체 자신에게 왜 그러는지 호기심이 돋았다. 바냐라는 사람 자체에 대한 호기심은 마치 독 같았다. 불쾌한 결말이 뻔한데도 재미를 느끼는 것이.
 "너 대체 말을 가려서 하지 않는 구나."
 라울이 격식 있는 말을 집어 치우고 답했다.
 "전 왕자님을 존중하고 있어요. 오해하지 마세요."
 라울은 입을 다물었다.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나데즈다란 네 시종은 어디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이번엔 바냐가 입을 다물었다.
 "아뇨, 그것이… 전혀 몰라요."
 "넌 정말 어처구니가 없군. 그런 것도 모르면서 시종이 공부하는 대학엔 왜 따라 온 건지도 알 수가 없네. 왜 따라 온 거냐 대체? 네가 학문을 갈고 닦는 걸 즐기는 여자가 아니란 건 모르는 사람이 봐도 알 수 있는데." 
 "그러는 왕자님께서는 제가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는데 대학을 에스코트를 해주셨군요."
 라울은 입을 다물었다. 아차, 싶다. 별 생각이 없었다. 지금 걷는 길은, 대학의 광장을 향하고 있다. 라울은 부끄러워졌다.
 "그럼 우리 여태 어디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걷고 있었단 이야기가 되는데."
 라울은 스스로 머리를 쥐어 박고 싶었다. 이런 이상한 여자에게 허술한 약점을 보인 것이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 그리고 아까 무작정 따라오라며 강압적으로 말했던 자신이 또 견딜 수 없었다. 왜 이런 정신없는 여자 앞에서 멋있는 척을 하려고 했던 건지 몹시 후회된다. 라울은 단언코 바냐 같은 이상한 여자에게는 관심이 없다고 맹세했다. 
 "그렇게 되네요. 왕자님. 저는 왕자님께서 따라오라고 하셨으니까. 저항 할 수가 없었죠."
 바냐가 말했다.
 "빈정대기는, 몰상식하게."
 왕자가 고개를 돌렸다. 바냐는 바냐대로 이상하고 한심한 왕자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낯선 장소에서 무슨 어처구니 없는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기만 하다.

  잠시 흐르는 정적이 둘을 어색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어디선가 들려오는 북과 나팔의 소리가 정적을 깼다. 라울은 그 소리가 뭔지 금방 눈치 챌 수 있었다. 왕족이 등장하기 전에 연주되는 왕족을 위한 특별한 곡이다. 오늘 베라가 이곳에 오기로 했던 것도 알고 있었다. 원래는 주인공이 등장하기 전에 왕족의 실패작인 자신이 대학을 빠져나갈 생각이었는데, 너무 늦었나 싶었다. 한 곳에 너무 오래 있으면 자신을 찾는 귀족들에게 잡힐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럼, 나데즈다는 찾을 길이 없으니, 알아서 오라고 하고 왕궁으로 돌려보내줄까. 넌 지금 왕궁에서 지내고 있지?"
 라울이 물었다.
 "네 맞습니다. 그런데 왕자님, 이건 무슨 음악인가요?"
 바냐가 물었다. 바냐는 왕족의 행사에 대해서 라울 만큼 잘 알지는 못했지만, 베라가 금일 학교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 이 음악이 베라를 맞이하는 음악이란 사실을 간단히 눈치챌 수 있었다. 바냐는 라울의 반응만 보고도 누가 온 것인지 알 수 있었다. 라울은 베라에게는 복잡한 감정을 느껴 대답하고 싶지도 않았고, 바냐의 질문에 답하고 싶지도 않았다. 라울은 애초에 베라가 학교에 오기 전에 친구와 함께 대학을 나갈 생각이었다. 가능하면 바냐를 내버려 두고 빨리 나가버리고 싶었다. 라울은 전쟁터를 맛보고 온 군인이며, 왕이 될 수 없는 왕자이며, 왕족이란 타이틀을 걸고 있으면서도 소문난 난봉꾼에 깡패였기 때문이다. 

"사람이 정말 많군요……."
 바냐가 말했다. 라울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짜증이 치솟을 뿐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런 촌스런 시골 귀족에게 끌려다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바냐를 버려두고 그냥 가버릴까 고민했지만, 자존심 때문에 그럴 수 는 없었던 것이다. 듣자하니 바냐는 나데즈다에게 끌려 대학에 온 이유도 베라를 보기 위해서 였다는 사실 마저 알아 버린 것이다. 그것이 또 이상하게 라울의 심기를 박박 긁었다. 
 하지만 심기가 나빠진 것은 라울 뿐만이 아니었다. 바냐는 대학의 정원에 가득 차있는 시민들을 보고 기가 죽었다. 베라에게 말을 걸기는 커녕 가까이 접근 할 수도 없었다. 사람들을 밀고 베라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연단 근처에 갔지만, 병사들이 막았다.
 "이 대학에 귀족 아닌 자가 없습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이든 베라님 근처에는 갈 수 없습니다."
 병사가 막았다. 귀족 아닌 자가 없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바냐는 이 수많은 사람들이 귀족이라는 것에 새삼 질려버렸다. 고향에서는 가족들 이외엔 귀족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도 볼 수 없는데, 수도에서는 이렇게나 널린 것이 귀족이다. 말문이 막힌다. 그러나 베라를 보기 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닌가, 바냐는 억지를 썼다.
 "나는 베라님에게 특별한 사람이다! 어릴 적 친구 바냐가 왔다고 전해주길 부탁하네, 그러면 베라님이."
 장교로 보이는 사람이 병사들 뒤에서 나타나 말을 잘랐다.
 "베라님을 보고 싶어 하는 당신 같은 귀족이 한 둘인 줄 알아? 어릴 적 친구라면 사적인 장소에서 베라님을 찾도록, 아무도 왕실의 공식 행사를 방해할 수 없다. 덧붙여 신원도 불분명한데 무얼 믿으란 건지 모르겠구만."
 바냐가 더 따지지 못하게 장교는 허리 춤에 걸어둔 권총에 손을 올리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바냐는 속이 탔다.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더 어쩌지 못하고 뒤로 돌아왔다. 군중들에게서 떨어져서 연단이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자 어디로 사라졌던 건지 보이지 않던 라울이 다시 나타났다.
 "뭣 때문에 그렇게 베라를 찾는 거지?"
 라울이 물었다. 바냐는 도와주지 않는 라울이 얄미웠다. 
 "그건……. 당신이 왕자님이라고 해도 관여할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이 도움을 주지 않을거면 신경쓰지 마시길."
 라울은 물론 도와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라울이 보기에 매사 시큰둥하고 마치 만사에 관심이 없는 듯한 사납고 차가운 태도를 취하기만 하던 바냐가 베라에게 매달리듯이 만나는 것을 청하는 건 굉장히 이상하게 보였다. 그건 뭐라고 할까, 라울이 생각하기에는 꼭…….

 [차기 여왕님이 입장하십니다. 모두 정숙!] 

 교정이 일순 조용해졌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연단으로 향했다. 마치 사람이 빛을 뿜어 내는 것 같이 연단이 빛이 나는 듯 했다. 붉고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우아한 동작으로 사뿐히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그녀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도 미소를 건네는 것을 잊지 않으며, 왕족은 연단 위로 올라섰다. 바냐는 숨이 멎을 듯 집중하여 쳐다보았다. 빛나는 매끈한 피부도, 윤기 있는 아름다운 머리칼도, 도대체 무슨 이유로 뿜어져 나오는지 알 수 없는 고귀함까지, 바냐가 알고 있는 그녀, 베라가 맞았다.
 모두 숨을 죽이고 이 나라의 여왕이 될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여왕될 자에게 도는 소문이 거짓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도 현명한 사람이 분명하다고 믿을 수 있었다. 왕국에서 제일 아름다운 미녀라는 소문도 확인할 필요 없이 사살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런 사람이야 말로 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바냐는 예술작품이라고 구경하는 듯한 정적 속에서 저분이 바로 나의 소꿉친구이며 특별한 존재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가차없었다. 베라를 멀리서 밖에 볼 수 없었다. 바냐와 베라 사이에는 수 많은 귀족들이 끼어 있었다. 바냐는 어릴 적과 변함 없는 시골의 귀족이고 베라는 이 나라의 왕이 될 사람이었다. 베라의 등장과 함께 잠시 있던 정적이 멈추고 사람들이 환영의 환호성을 질렀다. 바냐는 그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여기가 어디이며 자신이 누구이며 베라를 감히 만날 수 없는 약한 존재. 
 거대하고 화려하며 최고로 사치스러운 왕궁의 주인이 될 자이며, 변하는 시대에 왕국이 갈 길을 뚜렷하게 제시하는 자이며, 국민들이 이 나라의 미래라며 기대하는 자이며, 그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여 거리 곳곳에 조각상이 팔리는 사람이며, 수많은 건방진 귀족들 마저도 한 번 만나보고 싶어서 거짓말을 남발해대는 자.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 모여서 열광하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냐와 어울린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바냐는 드디어 인정하고 말았다.
 "어, 왜 우는 거야."
 라울이 물었다. 바냐는 그제서야 자신이 울고 있었음을 자각했다. 소매로 눈물을 훔쳐냈다. '고향에 돌아가자. 애초에 무엇 때문에 무슨 자신감으로 왕궁에 왔을까?' 바냐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갑자기 어딜 가려는……."
 라울이 바냐의 손목을 잡자, 바냐는 매섭게 고개를 돌려 젖은 눈으로 노려 보았다. 라울은 순간 바냐가 어째서 베라를 보고 싶어했는지 왕자와 결혼하고 싶어서 이곳에 온 주제에 자신에게 하나도 관심이 없는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바보라도 바냐의 눈물이 뭘 의미하는 지 알 수 있었다. 
 "놓으세요!"
 바냐가 라울의 손을 뿌리치고 군중을 뒤로 한 채 뛰어 나갔다.
 "정말로 제멋대로인 여자구나……."
 라울은 바보처럼 멍하니 서있다가, 일련의 노귀족 무리들이 오는 것을 보고 재빨리 사라졌다.


  나데즈다가 바냐를 찾았을 때 바냐는 빨리 왕궁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울고 있는 상태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수치스러운 대접을 당했겠거니 싶어 더 묻지 못했다. 나데즈다가 바냐와 함께 왕궁에 돌아오자 마자 바냐는 짐을 싸서 나가자는 소리만 반복했다. 바냐는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이 왕궁에 더는 있고 싶지 않았다. 나데즈다는 바냐를 말릴 자신이 없었다. 나데즈다는 훌쩍대는 바냐를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얼굴에 천을 씌워 같이 걸었다.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어."
 바냐가 나데즈다에게 더욱 기대면서 말했다. 나데즈다는 귀족과 시종을 떠나 언니로서 바냐를 안았다.
 "일단 푹 쉬도록 해요."


 타티야나의 집안은 대대로 왕족의 사냥터를 제공하고 관리하는 귀족이다. 집안의 영지는 본래 수도의 외곽에 있었으나 왕국이 발전하면서 수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커져 영지는 수도의 내부에 있게 되었다. 졸지에 그녀의 집안은 수도의 안에 넓은 영지를 가진 가문이 되고 사냥을 좋아하는 왕들을 만나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그러니 타티야나 가문의 가장 큰 고민은 베라였다. 베라는 여성이고 사냥을 즐기지 않았다. 타티야나의 가문으로서는 심각한 문제였다. 타티야나는 가문을 위해서 왕자의 비가 되어야 했고 그렇지 못하면 적어도 차기 여왕의 친구, 못해도 그녀가 사냥을 즐기게 만들어야 했다.
 그건 타티야나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이었다. 집안에서 귀하게 자라오기만 한 그녀는 귀족끼리의 관계를 맺는 것을 떠나 사적으로 친밀한 친구 관계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 경험해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다. 타티야나는 자신에게 달라 붙는 귀족들을 떼어낼 만큼 단호한 성격도 갖고 있지 못했다.
 자신과 친해지고 싶은 귀족들에게 둘러 쌓여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자니 자꾸 바냐가 떠올랐다. 바냐라면 타티야나가 모르는 사교법을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 왕궁의 시종이 그들에게 다가왔다. 
 "라울 왕자님으로 부터의 알림입니다. 이틀 후 낮에, 이 자리에서 왕자비를 결정하겠다고 하셨습니다."
 모두가 기다렸던 것이 왔다. 타티야나를 중심으로 한 귀족 무리는 시종이 전한 소식에 들썩이기 시작했다. 모두 자신이 왕자비가 되는 것을 꿈꾸는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타티야나는 어쩐지 지난 번과 같은 흥분은 들지 않았다. 스스로도 놀랄 만큼 소식에 몸이 반응하지 않았다.
 "타티야나님도 이 번엔 반드시 왕자비가 되는 걸 노리시는 거죠?"
 누군가 물었다. 타티야나는 곧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예, 물론이죠……."
 본인도 어째서 기대되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다른 귀족들은 그날 어떻게 치장하고 나올 것인지 언제 어떻게 왕자님에게 어필 할 것인지 그런 이야기를 하느라 바빴다. 순간, 타티야나는 그 대화들 이면에서 서로를 견제하는 모습을 느꼈고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자신도 분명 지난 번엔 그랬던 것 같은데, 어째서 이번엔 왕자비가 되려는 모습들이 그렇게 비춰지는 지 이상했다. 타티야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방금 전까지 타티야나를 중심으로 있던 귀족들이었으나 지금은 타티야나가 어디로 가는지 조차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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