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밀덕주의 - 전쟁비사) 전쟁 속에 남아있는 인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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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메탈밴드 SABATON이

해당 스토리를 모티브로 부른 노래

(중간 간주 파트에 두 주인공과

편지등의 사진들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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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중이던 1943년 말, 

미 8공군 소속 찰리 브라운 소위는

B-17 플라잉 포트리스 폭격기로

폭격임무를 수행하던 중

기체에 심한 손상을 받는다.


다행히 비행은 어떻게든 가능한 상황.

그러나 항법장치, 특히 방위를 알려주어야 할

나침반이 고장나 방향을 잡지 못하고

영국의 비행기지로 귀환한다는 것이

도리어 독일 방면으로 비행중이었다.


그대로 가다가는 얼마 안가

루프트바페에 격추 당할것이 뻔해보였다


아니나다를까,

한대의 Bf109 메서슈미트가 접근해 왔다.

Bf109를 몰던 파일럿은

독일 루프트바페 소속

프란츠 스티글러 중령.

 

프란츠 스티글러


찰리 브라운



절체절명의 순간,

찰리를 비롯한 B-17의 승무원들은

다가오는 적기를 발견하고

절망감밖에는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프란츠는

심각한 손상 상태임에도

독일로 향하는 폭격기가 이상했는지,

공격하지 않고 측면으로 나란히 다가섰다.


그의 시선이 향한

B-17의 조종석에 보인 것은

당황하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의 찰리.

찰리 역시 자신을 공격하지 않고

옆에 붙은 프란츠의 Bf109를 바라보았다.


찰리와 눈이 마주치고

잠시 고민하던 프란츠는 캐노피 너머로

자신을 따라오라 신호하고는

기수를 영국쪽으로 돌린다.


비록 적군이었지만

손쉽게 격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신을 요격하지 않은

프란츠를 신뢰한 찰리는

그의 Bf109를 뒤따른다.


안전한 영국해역 인근까지

찰리를 인도한 프란츠는

다시 한 번 나란히 비행하며

찰리를 향해 경례를 취한 뒤

독일로 떠나갔다.


상부에는 단지

'해상에서 적의 B-17 한기를 요격했다.'

이렇게 보고를 올리고...

그는 그렇게 위험에 처한 적 파일럿의

목숨을 구했던 것이다.


그 후, 하늘의 보살핌이었을까

두 파일럿은 모두 전사하지 않고

전쟁의 끝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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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후

미국에서 열린 제 2차 세계대전

참전 파일럿 모임.


잊지 못 할 그날 자신을 비롯한

폭격기 승무원들의 목숨을 구한

프란츠를 수소문해왔던 찰리가

드디어 그와 만난다.


이후 찰리는

자식들과 그 가족 모두를 데리고

다시 한 번 프란츠를 만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들 모두는 당신 덕분에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었던

사람들입니다. 다시 한 번

생명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전쟁 속에 엮인 둘 사이에는

생각보다 강한 인연이 있었던것일까

찰리와 프란츠 두 사람은

같은 2008년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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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1940, I lost my only brother

as a night fighter. On the 20th

of December, 4days before

Cristmas, I had the chance to

save a B-17 from her destruction,

a plane so badly damaged it was

a wonder that she was still flying.

The pilot Charlie Brown, is for me,

as precious as my brother was.


Thanks, Charlie.

Your brother, Franz.



1940년, 나는 야간 전투중

내 유일한 형제를 잃었다네.

크리스마스 4일 전인 12월 20일,

나에게는 어떻게 아직 날고 있는지조차 신기할

정도로 손상된 B-17 한기를 구해 줄 기회가 있었지.

그 B-17의 파일럿인 찰리 브라운은

내 형제가 그러했듯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라네.


고맙네, 찰리.

자네의 형제, 프란츠가.


- 프란츠가 찰리에게 보낸 편지 내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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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1154840.png : aa

2004년의

프란츠 스티글러(좌)와

찰리 브라운(우)



※ 찰리 브라운의 당시 계급에 대해서는

인터넷에 소위라는 말과 중위라는 말이

혼재되어 있었음

16개의 댓글

2018.06.02
조종사들은 대체로 고학력자, 부유층 출신이라 품위가 좀 있는건가
0
2018.06.02
@김힐성
당시 프란츠 스티글러의 직속 상관이 부하들에게
"낙하산을 타고 탈출하는 적에게 기총을 갈겨대는 놈은
인간이 아니다"라며 이미 피격당하여 탈출한 적을
사살하지 말라 했다는 말이 있음.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저 상관의 말도
고급인력인 적의 파일럿을 살려보내는건
넓게 보면 이적행위로 보일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가진
자기 소신에 의지한 발언이고

격추당해 탈출한 파일럿도 아닐뿐더러
또 돌려보내주지 않고 위협, 인도해서
포로로 잡는 방법도 있을텐데도
전투능력을 상실한 적을 고이 돌려보내준건
프란츠 자신의 인도주의적 판단인건 분명함.

사람에 따라서는 군인으로서 하면 안되는 짓 아니냐는
시각으로 볼 수도 있음
0
2018.06.02
@김힐성
내용추가했어

프란츠한테도 사연이 있었네
0
2018.06.02
@김힐성
말타고 다니던 시절의 기사도가 하늘로 옮겨졌다는 얘기를 카더라로 들은 거 같음
0
2018.06.03
@불행인
그 말도 1차대전까지는 어느정도 먹혀들던 말이였지만
2차대전이 터지자 그런 상황은 아득히 멀어짐
0
2018.06.03
@김힐성
당시 조종사들은 대량으로 양성되서 대량으로 소모되는 인력이라 오늘날의 초 엘리트 취급을 받는 정도는 아니었음.

그래도 귀족적(?)인 영향이나 로망을 만들어내는 요소가 아예 없는건 아니었지만.. 저런건 특이 케이스라서 기록에 남은거겠지.
0
2018.06.02
일본인 조종수였으면 뒤통수치고 나몰라라했겠지
0
2018.06.02
@SS5011
일본군이 폭격기입장이면 방어기총으로 다가오는 미군기쏘지 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일본군이 전투기입장이면 존나이야신난다 폭격기격추데스융 이러면서 바로쐈겠지 사람새끼가아닌새끼들이 일본놈들인데
0
2018.06.05
@킴치워리어
ㄴㄴ 이것이 마지막이라는걸 직감한듯
덴노 반자이를 외치고 카미가제짓했을듯
0
@SS5011
일본애들 전투능력 상실한 미군애들 잡아먹고 총으로쏘는등 국제법 존나안지켰음 ㅋㅋㅋ
0
2018.06.02
항공이 전쟁에 등장한 초기에는 유럽의 항공기동호회에서 활동하던 부르주아, 귀족계급이 대부분이었음. 돈있고 시간남으니까 뱅기타고 놀았던거지.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명예와 겉멋을 중시하는게 시간이 지나면서 공군에 이식된거지. 괜히 하늘의 기사라고 불린게 아님. 그런 면에서 2차대전의 태평양전선에서 탈출한 미국 파일럿을 일본군이 사살했을 때 충격이 컸지
0
2018.06.02
ㅇㅇ 비행기 처음으로 나왔을땐 정찰하다 적기랑 마주쳐도 ㅅ서로 웃으면서 손흔들고 지나갓다던데. 물론 그땐 기총같은게 없었으니깜
0
2018.06.02
재밌게 읽었어유
0
2018.06.04
존나 멋있어..
0
2018.06.04
둘다 잘생깄다..
0
2018.06.04
다들 광기에 빠졌던시절에 진짜 대단하네 둘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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