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파열

 

그의 살집은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늘어진 옆구리는 침대 책상에 닿을 

지경이고 몸은 점점 부어올라 살에 파묻힌 코가 천정에 닿을 지경이다. 그의 

살집이 2평이 남짓한 방을 가득 채우려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

이게 가능한 건가?' 였으니 그의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잠겨져 있지 않을 

고시원에 옥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넓적다리를 움직여보았다. 살에 파묻혀 보이

않는 부위였지만 그는 넓적다리가 존재하는 것을 느낀다. 발로 디딜 곳을 

찾았고 뒤이어 오른발도 움직였다. 그는 완전히 살에 갇혀버리기 전에 이방에서

나가야만 했다. 그가 어딘가 파묻혀 있던 오른손으로 문고리를 방을 빠져나갔다

문은 그의 몸집보다 작았지만 밖으로 살들을 밀어 넣으니 나올 있었다

방에서 빠져나오니 본능적으로 살들이 고시원 복도를 가득 메우려 한다는

있었다.(어째서 인진 모르겠다.) 그는 이제 복도의 갇히지 않기 위해 

이곳을 빠져나가야 했다


마음이 급한 만큼 발은 매섭게 굴렀다. 달리는 가능한 몸이 아닌데도 그의 

몸은 쿵쾅 소리를 내며 복도를 빠져나갔다. 과정에서 살들은 땀에 절어

시원 벽들을 철퍽철퍽 때려댔다. 굉음이 복도를 울렸지만 아무도 밖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나와보질 않았다. 복도에 나와있던 사람들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자신과 충돌할 거리라는 것이 분명한데도 그들은 그를 피하지 않았다

그저 살집이 철퍽 소리를 내며 사람들의 얼굴을 때릴 뿐이었다. 모든  

자연스러운 그는 복도를 빠져 나왔다. 복도를 지나 고시원 현관으로, 현관을

지나 건물 계단으로, 계단을 올라 그는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 도착하니 그의

살집은 더욱 불어있었다. 크기가 버스 만해졌음을 그는 느낄 있었다

옥상 도착해 바람이 살집에 닿으니 있으면 자신이 고시원 앞에 놓인 

고층빌딩보다 커질 있음을 느꼈다. 다행히 고층빌딩은 고시원과 

거리가 멀었고 그가 떨어지는 도중 고시원과 고층빌딩 사이에 끼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는 그저 둔탁한 파열음을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몸뚱이는 시원하게 터지며 피와 내장이 고시원과 고층빌딩을 뒤덮었고 

주변의 상가들과 길을 지나는 행인들이 그의 조각들을 온통 뒤집어 썼다

파열음은 건물과 건물 사이를 돌며 서울을 벗어나 경기도와 일산까지 

퍼졌으리라 붉게 물든 건물 차창엔 햇빛이 들어 사무실을 온통 핏빛으로 

채우고 행인들은 그의 살점들을 뒤집어 쓰며 악취를 풍겼다. 그러나 그는 

그대로 놓여있었다. 핏빛이 비추는 사무실은 전화벨이 울리며 그들의 하루를 

굴렸고 그의 살점을 뒤집어 자들은 오락실 앞에 놓인 인형 뽑기에서 인형을

뽑고 있었다. 담배를 피던 골초는 피로 담뱃불이 꺼졌음에도 담배를 들이켰고 

골초에 입에선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으슥한 골목에 연인들은 입을 맞추며 

입에 묻은 내장들을 아랑곳 않고 혀를 섞었다


마치 하나에 거대했던 추락이 없던 했다. 그것은 하나의 죽음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당연한 것이 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그저 온몸이 파열된 채로 거리를 메우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파열된 몸뚱이는 생각했다. '정말 이게 가능한 건가?' 그러나 이 모든게 가능한 형태로 그는 존재하고 있었다.

1개의 댓글

2018.04.26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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