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할머니의 부고를 나에게 알리지 않으셨다. 군대에서 힘들어했을 내가 걱정되셨던 것 일까 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석 달이 지난 즈음에 알 수 있었다.
마당의 무성하고 을씨년스러운 잡초와, 텃밭에 듬성듬성 심어져있는 이름 모를 들꽃 과 채소, 옹기종기 모인 마당 한 켠에 장독대가 나를 반겼다.
시간은 2016년 7월에 멈춰있었다.
그 해 유난히 추웠던 겨울 2017년 2월, 내가 맨 처음 할머니 집의 마당에 발을 내딛었을 때에 든 생각이였다.
할머니집은 그 곳만의 향기를 가지고 있었다. 마치, 매일 같은 향수를 집 안 곳곳 뿌려두는 것만 같았다.
할머니가 떠나간 지금, 할머니가 뿌려둔 그 오랜 향수는, 아직까지도 할머니를 잊지 못해, 집 안 곳곳을 떠다니고 있었고, 오랜만에 방문한 사람이 반가운지 나를 한 걸음에 반겨주었다.
내가 할머니집의 현관문을 열었을 때에 든 생각이였다.
아직까지도 나는, 노오랗게 물든 모시옷을 입고, 나를 반겨줄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를 때이면, 내 콧속 가득, 여름 내음이 가득 차올라 여름이 나에게 다가오고있음을 느끼고는한다.
슬슬 더워질때에 써 본 글인데 갑자기 추워져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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