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작은 카센터 사장이였다. 아버지가 가진 것이라곤 자동차를 고치는 기술 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나를 자신의 2회차 게임 캐릭터 마냥 다루었다.

"넌 커서 꼭 나의 뒤를 이어라 공부도 못하는 넌 할 줄 아는건 이 못난 아비 뒤를 이어 카센터를 물려받는 일 밖에 없다.

5년째 술을 드시면 항상 똑같은 말을 반복하였고 그런 아버지의 세뇌식 교육방법에 지쳐있었다.

"아 진짜! 그 말 좀 적당히 해 지겹지도 않아?"

어렸을 때는 마냥 무섭기만 하던 아버지였지만 점점 머리가 커지니 그런 아버지가 무섭기보단 짜증나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속마음으로 아버지의 말을 이해못하는건 아니였다.

'그래 난 아빠 말대로 공부도 못하고 그렇다고 딱히 잘하는건 아무것도 없으니 아빠가 탄 레일을 타고 가면 되는건가?'

그러나 속마음과 행동은 달랐다. 애초 자동차를 공부 할 마음이 있었다면 공부도 마음먹고 해서 잘했을꺼나 그러나 나는 내 자신을 너무 잘알았다. 나는 그저 아무것도 하기 싫은것 뿐이였던거다. 그저 먹고싶은것만 먹고 하고싶은것만 하고 아프고 힘든일은 아예 쳐다도 보기 싫었던 이기적인 놈이였던 것이다.

"야 돼지! 어디가냐?"

누군가 비꼬면서 나를 향해 뚱뚱함을 상징하는 돼지로 비유하며 놀린다. 화날법도 한 이 상황은 겨우 머리 한번 긁적임과 허탈한 웃음으로 종료가 되었다.

"헤헤! 자.잠시 화장실 좀.."

남들과 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손발이 제대로 달려있고 열손가락도 꼼지락거리며 잘 움직였고 이목구비 역시 어디 하나 상한데 없이 잘 있었다. 하지만 나를 비꼬는 그들과 나의 다른점이라고 하면 몸무게 일 것이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성격 어디 안가는지 밥을 먹어도 움직이기는 커녕 누워서 티비를 보거나 컴퓨터를 하는 일이 전부였다. 결과적으로 몸무게는 중학교 2학년이 됐을땐 100키로가 넘었고 그렇게 나는 학교에서 속히 왕따의 존재로 자리잡았다.

"야 돼지 그거 닌X도 아니냐 나도 해보자?"

부모님에게 생일로 받은 소중한 게임기. 너무 재밌어서 학교 쉬는시간만 되면 몰래 하였지만 그날따라 날 괴롭히던 남자의 눈에 찍혔다.

"아.알았어 대신 선생님한테 들키면 뺏길지 모르니 조심히 사용해줘"

그 남자는 웃으며 말하였다.

"돼지 걱정마 안뺏겨 안뺏겨"

그러나 거짓말같이 다음 수업이 시작하자 마자 그 남자아이는 선생님 앞에서 대놓고 하였고 결국 내 게임기는 그날 뺏기게 되었다.

"어떻게 뺏겨버렸잖아 조심히..억!"

쉬는시간 부모님에게 조르고 산 게임기를 타인의 실수로 뺏기자 나는 그 남자아이에게 처음으로 다급하게 말을하였다. 그러나 돌아오는건 오른뺨에 느껴지는 화끈거리는 통증과 욕설이였다.

"씨X 별걸도 아닌걸로 존X 지X이네 갖고온 니 잘못이지 이 돼지새X야!"

남자 아이는 따귀로 만족하지 않았는지 발로 나의 배를 세게 걷어 찼다. 그날 나는 또래의 여자남자가 모여있는 교실에서 서럽게 울었다. 따귀를 맞아서도 아니고 배를 발로 걷어차 맞아서 그런것도 아니였다. 그저 자신을 괴롭히는 남자아이에게 반항조차 못하고 덜덜 떨고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쪽팔려서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그날 처음으로 자살일기를 작성한 날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