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등 가
지하철 굉음을 뚫고 계단을 오르면
붉은빛 아래 이질적인 모습이 보인다
소녀의 입가는 어리숙한 미소를 띠고
눈매에는 갈 곳 없는 분노가 비친다
그것은 순수한 천사의 타락이 아닌
길 잃은 어린 양의 끝없는 추락
지난날의 과오를 지우고 싶은 남자는
술과 한 몸이 되어 소녀의 머리를 내려친다
소녀는 욱신거리는 머리를 뒤로하고
어린 남동생의 손을 꽉 부여잡은 채
익지도 않은 라면을 입에 쑤셔 넣는다
소녀는 불어터진 면보다 가증스러운
축 늘어진 더러운 가림막을 헤치고
이글거리는 무관심의 붉은빛 속으로
오늘도 무참히 삼켜지고 만다
몇 년 전 서울에서 혼자 공부할 때 적어둔 시야
다니던 학원 주변 역 근처에는 아직 홍등가가 어느정도 있던 동네라
거기서 약간 영감을 받아서 적었던 시.
따로는 넥스트의 노래 Laura가 떠오르기도 해서 ㅎㅎ
4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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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
물론 시는 읽는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도 하나의 해석의 방법이 된다는건 나도 잘 알고
나머지라인은 뭔가 그 분위기에 어울려 흘러가는거 같은데
지난날의 과오를 잊고 싶은 남자는 왜 소녀의 머리를 친거야? 이게 은유적인것이든 직유적인것이든
개인적으로 궁금했었음
달달
사실 그 부분을 쓸때 나도 조금 고민을 했는데 홍등가라는 장소인만큼
그 구간에서 직설적으로 성행위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적으면
비록 성매매가 올바르진 못한 행동일지라도 생계를 위해 몸을 팔아야만 하는 어린 소녀를
글로나마 그 순수함을 지켜주지 못하겠다는 그런 잔인한 느낌이 들어서 성행위를 묘사하기보단
다른식으로 표현하고 싶었어
이 홍등가를 찾은 남성은 이 소녀를 사람대 사람이 아닌 그저 돈을 받는 창녀로 인식하기에
머리를 내려친다는건 말 그대로 머리를 내려치는 것도 맞지만 욕설과 함께 존중 없이 막 대하는 태도 정도라고 보면 될 거 같아!
술버릇이 좋지 않은 남자가 "창녀 주제에!" 라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까? ㅎㅎ
지난 날의 과오라는 건 별 다른 의미는 없고 그냥 이 소녀와의 행위를 통해
안좋은 일을 잊겠다는 단순한 사고를 표현하고 싶었던 거야!
호미
나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머리에 잘 그려지느냐도 되게 중요하게 느끼는데
그 부분에서 참 색감이 확 느껴졌어!
그렇구나 아무래도 머리 => 정신, 지식, 지력, 사고 쪽으로 내가 받아들이고
과오 => 잘못 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내가 그부분에서 조금 애매하게 느꼈던거 같아.
뭔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위해 다른 잘못을 상대방의 정신과 지식을 가지고 다시 잘못을 진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인거 같았거든
어찌보면 또 너가 묘사하는 느낌이랑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암튼 잘 읽었당!
개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