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창작 시] 홍등가

Lonely.jpg


홍 등 가

 

 

지하철 굉음을 뚫고 계단을 오르면
붉은빛 아래 이질적인 모습이 보인다

 

소녀의 입가는 어리숙한 미소를 띠고
눈매에는 갈 곳 없는 분노가 비친다

 

그것은 순수한 천사의 타락이 아닌
길 잃은 어린 양의 끝없는 추락

 

지난날의 과오를 지우고 싶은 남자는
술과 한 몸이 되어 소녀의 머리를 내려친다

 

소녀는 욱신거리는 머리를 뒤로하고
어린 남동생의 손을 꽉 부여잡은 채

익지도 않은 라면을 입에 쑤셔 넣는다

 

소녀는 불어터진 면보다 가증스러운
축 늘어진 더러운 가림막을 헤치고

 

이글거리는 무관심의 붉은빛 속으로
오늘도 무참히 삼켜지고 만다

 

 

 

 

 

몇 년 전 서울에서 혼자 공부할 때 적어둔 시야

다니던 학원 주변 역 근처에는 아직 홍등가가 어느정도 있던 동네라

거기서 약간 영감을 받아서 적었던 시.

따로는 넥스트의 노래 Laura가 떠오르기도 해서 ㅎㅎ

4개의 댓글

2018.04.08
뭔가 느낌있는데 살짝 아쉬운 시다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네.

물론 시는 읽는 독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냐도 하나의 해석의 방법이 된다는건 나도 잘 알고

나머지라인은 뭔가 그 분위기에 어울려 흘러가는거 같은데

지난날의 과오를 잊고 싶은 남자는 왜 소녀의 머리를 친거야? 이게 은유적인것이든 직유적인것이든

개인적으로 궁금했었음
0
2018.04.08
@호미
개인적으로 느끼는 건 다 다르니 당연히 아쉬울 순 있지! 평가 고마웡~


사실 그 부분을 쓸때 나도 조금 고민을 했는데 홍등가라는 장소인만큼
그 구간에서 직설적으로 성행위를 글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렇게 적으면
비록 성매매가 올바르진 못한 행동일지라도 생계를 위해 몸을 팔아야만 하는 어린 소녀를
글로나마 그 순수함을 지켜주지 못하겠다는 그런 잔인한 느낌이 들어서 성행위를 묘사하기보단
다른식으로 표현하고 싶었어

이 홍등가를 찾은 남성은 이 소녀를 사람대 사람이 아닌 그저 돈을 받는 창녀로 인식하기에
머리를 내려친다는건 말 그대로 머리를 내려치는 것도 맞지만 욕설과 함께 존중 없이 막 대하는 태도 정도라고 보면 될 거 같아!
술버릇이 좋지 않은 남자가 "창녀 주제에!" 라는 모습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울까? ㅎㅎ

지난 날의 과오라는 건 별 다른 의미는 없고 그냥 이 소녀와의 행위를 통해
안좋은 일을 잊겠다는 단순한 사고를 표현하고 싶었던 거야!
0
2018.04.08
@달달
아항 그래도 뭐랄까 읽으면서 참 색감이 잘 느껴지는 시 였어!
나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머리에 잘 그려지느냐도 되게 중요하게 느끼는데
그 부분에서 참 색감이 확 느껴졌어!

그렇구나 아무래도 머리 => 정신, 지식, 지력, 사고 쪽으로 내가 받아들이고
과오 => 잘못 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내가 그부분에서 조금 애매하게 느꼈던거 같아.

뭔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위해 다른 잘못을 상대방의 정신과 지식을 가지고 다시 잘못을 진다는 느낌으로 받아들인거 같았거든
어찌보면 또 너가 묘사하는 느낌이랑 비슷한거 같기도 하고

암튼 잘 읽었당!
0
2018.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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