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나는 페미니스트였습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젠더나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처음 갖게된 것은 내가 중학생 때였다.

학교의 여자 교사들이 여성이 사회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힘든가에 대한 일장 연설을 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교에 가서 첫 연애를 하게 됐다.

상대는 나보다 세 살이 많은 복학생이었으며 스킨쉽에 광적으로 집착했다.

아는 학교 선배 언니와 술을 마시다가 언니에게 고민을 전했더니 언니는

 "어머, 그것도 성폭력의 종류야."

라고 대답했다.

내가 그 정도는 아니라며 손을 흔들었다.

언니는 정색을 하며 싫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을 때 계속 만지려고 하는 것은 연인 간이더라도 젠더 폭력이라며 말했다.


 책을 몇 권 읽었다.

세계의 여성학, 여성 인권에 일조한 사람들의 책.

에세이나 자서전 등.

일종의 자기 계발서 같았다.

정신적 고양감을 느꼈다.


 언젠가 소개팅에서 페미니즘을 싫어한다는 남자를 만난 적이 있었다.

동갑이었지만 생각이 짧고 어려 보였다.

왜 싫어하느냐고 물었더니 여성의 이미지를 일반화시키지 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남성을 성범죄자로 싸잡아 욕한다고 말했다.

나는 심기가 불편해 연간 남성에게 성폭력당하는 여성의 수가 10만 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냐며 묻길래 구글로 출처를 찾아 보여줬다.

찾아보며 확인했더니 출처는 여성부였다.

상대 남자는 여성부는 예전부터 중립성을 지키지 않은 부서로서 믿을 바가 못 된다고 말했다.

소개팅은 잘 안 풀렸다.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남성이었다.


 노량진에서 공무원 시험에 2년을 투자한 적이 있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직후였다.

스터디 그룹에 여자가 둘에 남자가 셋이었다.

여자는 나보다 언니였는데, 경찰직 공무원을 준비하는 4수생이었다.

언니는 입이 닳도록 한국의 여성 인권에 대해 말했다.

경찰 채용의 경우 여성의 커트라인이 훨씬 낮은데에 비해 여성의 채용률이 더 낮다며

경찰이라는 남성이 지배한 직업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했다.

스터디의 가장 나이가 많았던 남자가 공부에 집중하자며 말을 끊었지만

 "남자라서, 기득권이라서 공감을 못 하는 거예요."

라며 할 말을 이어 하는 언니였다.

오빠는 정면으로 그 언니를 노려보더니

 "일단 네 말만 들어봐도 모순이 있어.

여성의 커트라인이 낮다는 거 자체로도 경찰직은 여성에게 이미 관대한 거야.

그리고 채용률? 일년에 채용하기로 한 T.O는 이미 정해져 있고 거기에 맞춰서 채용하는 거 뿐이지.

애초에 남자가 지원하는 수가 훨씬 많거든.

진짜 차별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면 경쟁률을 얘기해."

라며 자료를 보여줬다.


 남성의 경찰 공무원 경쟁률은 1:79

여성의 경찰 공무원 경쟁률은 1:33이었다.

둘 다 맞는 말인 것 같은데 왜 싸우냐며 내가 중재했다.

언니는 울며 뛰쳐나갔다.

오빠는 알지도 못 하는 년이 4수까지 하느라 힘들겠다며

 "씨발 얼굴도 개빻은 년이."

하고 혼잣말로 욕을 했다.


 누가 맞고를 떠나서 저렇게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1개의 댓글

2018.04.08
사람들끼리 안싸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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