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가제:옥상

처음오는 옥상은 낯설었다. 무성히 풀이 자라있고 그 위에서 벌레들이 울었다. 눈을 감고 풀가지들을 해치며 난간으로 걸어갔다. 비가 왔었는지 진흙이 밟히고 이슬이 손을 적셨다. 신발에 진흙이 묻는것 같아서 불쾌했다.

‎ 몇 걸음이 남은지 가늠하며 다시 천천히 걸어갔다. 풀들이 손을 할퀴듯 스쳐지나갔다. 베일것 같아 두려웠다. 간혹 어떤 풀은 손을 스치며 간지럽히듯 흔들렸다. 우스웠다.

‎풀들이 손을 건드리지 않아 눈을 떠보니, 난간 앞이었다. 난간 아래를 내려다 보니, 떨어지기에 충분한 높이였다. 죽음을 확신한 나는, 마지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두툼한 편지 봉투를 꺼내어서, 난간 위에 올려놓고 신발을 벗어, 편지가 날아가지 않도록 신발을 위에 얹었다. 신발과 발은 진흙투성이가 되어 지저분했다.

더러워진 발을 난간 위로 올렸다. 난간 위에 올라서자 바람이 나를 밀치려는듯 강하게 불었다. 옆구리를 스치는 칼바람을 맞으며 저항없이 그저 아래를 내려보았다. 아래에는 발과 바닥, 신발과 편지가 있었다. 지저분한 발과 진흙묻은 바닥을 보니 서글퍼졌다. 평생을 함께한 나의 발에게 미안했다. 내 발은 고된 바닥에서 묵묵히 버텨준 조력자였다. 유일한 조력자를 배신할수는 없다는 이유를 구실로, 난간에서 내려왔다. 힘이 빠져 고개를 숙이자, 발은 아무런일이 없다는듯 자신의 자리에 있었다. 흙이 군데군데 묻어있는 발을 보며 생각했다. 앞으로는 발을 위해 살겠다고

2개의 댓글

2018.04.03
쓰고 있는 소설 챕터1
참견 환영
0
2018.04.03
고마운 발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32443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 3 뿔난용 3 1 일 전 43
32442 [그림] 플러스터 토마+포세이혼(스케치) 뿔난용 1 1 일 전 23
32441 [그림] 오랜만에 샤프 낙서 장윈영 2 1 일 전 50
32440 [그림] 야밤 동탄 3 프로수간충 5 1 일 전 153
32439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 뿔난용 1 2 일 전 29
32438 [그림] 플러스터 간+기가듈(스케치) 뿔난용 1 2 일 전 20
32437 [기타 창작] 개다, 요루시카 권주가 1 2 일 전 40
32436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 뿔난용 3 3 일 전 54
32435 [그림] 플러스터 간+테라(스케치) 뿔난용 1 3 일 전 24
32434 [그림] 스윽 5 구파 8 3 일 전 76
32433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 뿔난용 4 4 일 전 46
32432 [그림] 플러스터 간+바로제(스케치) 뿔난용 1 4 일 전 37
32431 [그림] 스압) 죽음이 보이는.manhwa 1 띠굼아 5 4 일 전 113
32430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 뿔난용 2 4 일 전 48
32429 [그림] 플러스터 토마+가브리온(스케치) 뿔난용 1 5 일 전 25
32428 [그림] 블아 네루 8 2049 13 5 일 전 148
32427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 2 뿔난용 4 7 일 전 98
32426 [그림] 플러스터 토마+깅가드(스케치) 뿔난용 2 7 일 전 35
32425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 뿔난용 2 7 일 전 231
32424 [그림] 플러스터 토마+마샨타(스케치) 뿔난용 1 7 일 전 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