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맞선임 회고록. (3)

* 본 글은 모두 픽션이며, 등장하는 단체 및 인물은 가상입니다.

* 필자가 13년도 군번이 아니므로 고증의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청룡연대 충성마트 1호점을 이용해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했다.

신병들을 인솔하는 연대 계원은

 "필요한 건 너희 자대 가면 맞선임들이 다 사준다. 그러니까 샴푸나 생필품같은 건 오늘 사지 마라.

그냥 이틀간 너희 먹을 거 사는 거야."


 생활관에 들어가 곧 자대배치를 받을 신병들은 통성명을 시작했다.

자신은 몇 소대였으며, 해당 조교는 누구였는데 성격이 어땠느니 하는 담화가 이어졌다.

 "와. 그 새끼 그거 일병 나부랭이더라고."

 "맞아. 그 조교 짬 낮아서 서유원 조교한테 자주 눈치받았어. 서유원 조교가 상병이잖아."

하며 저들끼리 깔깔대며 웃기도 했다.

곧이어 인솔 계원이 생활관에 들어와 신병들을 다섯 명씩 묶어 공중전화 부스로 데려갔다.

가나다 순으로 적혀진 신병 명단에서 강성태 이병은 맨 앞 다섯 그룹이었다.

 "얘들아. 너희 부모님한테 먼저 전화하라고 이 시간 주는 거야.

여자친구한테는 나중에도 많이 할 수 있다. 여자친구 있는 사람?"

생활관은 잠잠했다.


 전화를 걸고 나왔다.

"강성태 이병. 그것밖에 안 하고 나와도 돼?

가족한테 할 얘기 많을텐데."

강성태 이병이 전화를 마치고 나오자 다음 그룹의 순서가 강성태 이병에게 말을 걸었다.

강성태 이병은 어깨를 슬쩍 들어올리더니

 "수료식때도 봤는데 뭘. 할 얘기도 없어."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강성태 이병은 전화를 마치고 앞 사람들을 기다렸다.

전우조 행동 때문이었다.


 생활관에 들어오자 누군가 말을 걸었다.

 "강성태 이병, 나는 최현우야."

맨 처음에 친한 척을 했던 신병이었다.

붙임성 하나는 참 좋다는 생각을 했다.

강성태 이병에게 주특기가 뭐냐고 물었고 강성태 이병은

 "111 108." 이라고 짧게 단답했다.

최현우 이병은 크게 놀라며 자신도 똑같다고 말했다.

 "81mm 박격포잖아. 하, 정말 걱정된다."

하며 어쩌면 같은 자대로 배정받을 수도 있겠다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는지 강성태 이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성태 이병. 81mm 박격포의.."

강성태 이병은 말을 끊었다.

 "성태라고 불러."

최현우 이병은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이더니

 "어. 음. 그래."

하며 말을 이었다.


 "엄청 무겁고 훈련도 빡센 대신에 실제 전쟁이 나면 살아남을 확률이 높잖아."

라며 혼자 웃음을 지었다.

강성태 이병은 뭔가 곤란한 소리라도 들은 표정을 짓더니 씩 웃으며

 "전쟁 안 나."

라고 말했다.


 저녁을 먹고 생활관에 집결했다.

신병들은 군대 짬밥이라고 다 똑같은 것이 아니라며 신병 교육대의 밥보다 훨씬 낫다며 서로 웃어보였다.

순간

 '쾅!'

소리와 함께 생활관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한껏 성난 물소같은 표정으로 덩치 큰 장정 두 명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야, 여기서 자기 밥 먹을 때 수색대 식판 보관함에서 꺼내간 새끼 나와."

신병들은 군대에서 이등병이지만 스무 살 이상의 성인들이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해 아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화장실에 다녀오던 강성태 이병은 문 앞에서 무언가 말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멀뚱히 서 있었다.

 "넌 뭐야?"

 "화장실 다녀왔습니다."

수색대원은 피식 웃더니

 "씨발새끼야, 전우조 뭔지 몰라?"

하며 대뜸 욕을 뱉었다.

 "죄송합니다. 화장실이 생활관 바로 옆이라 상관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주 씨발 신교대 수료했다고 전역이라도 보이는 것 같겠다. 그치?"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수색대원 한 명은 강성태 이병의 등을 떠밀며 들어가라고 하더니

 "대가리 박아."

하고 말했다.


 "우리 식판 쓰고 제대로 닦아놓지도 않은 새끼 나올 때까지 이 새끼 대가리 박는다.

동기 고생하는 꼴 봐도 상관없는 새끼는 군인도 아니다."

수색대원이 엄포를 놓았다.

 "아저씨 뭐해요?"

문 밖에서 누군가 따지듯 물었다.

인사계원 사수였다.

수색대원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괘씸해서라도 누군지 찾아내야겠다고 말햇다.

인사계원은 잠깐 생각을 하는 듯 하더니

 "그건 상관 없지만 이제 곧 인사 담당관님 오실텐데?"

하고 말했다.

수색대원들은 곤란한 김 샜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건 그렇고, 신병들 들어오면 예비용 식판 쓰라고 원래 교육하잖아요.

아저씨가 인솔 담당이면 그것도 제대로 말해줬어야 되는 거 아녜요?"

하고 표적을 돌리는 것이었다.

인사계원은 별 말 없이 생활관 안으로 들어가 강성태 이병의 등을 툭툭 치며 일어나라고 말했다.

수색대원은

 "씨발 누구 마음대로 일어나?"

하며 소리를 질렀다.

인사계원이 수색대원을 째려봤다.


 "아저씨. 이번에 신병들 많아서 예비용 식판으로 부족해요.

그리고 따지고 보면 식판들 보관함이 중대별로 나뉜 게 누구 때문인데?

연대 알림톡에서 수색중대들이 식판 안 닦고 그냥 자리에 놓고 나간다고 취사병들이 써서 그런 거잖아요."

인사계원은 기세등등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인사계원은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

반면 수색대원들은 권한도 없이 직속 후임도 아닌 신병에게 얼차려를 시켰다.

뿐만 아니라 그 모습을 인사계원에게 들켰다는 것과 곧 인사 담당관이 올 거라는 것. 약점이 너무 많았다.

수색대원들은 말을 얼버무리며 생활관을 빠져나갔다.



2개의 댓글

2018.03.21
13년도 군번이면 13년에 전역이야 들어간거야?
0
2018.03.21
@개긴
13년도 입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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