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판

즐겨찾기
최근 방문 게시판

블랙 펜서 후기 -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 리뷰는 존나게 주관적이고 스포일러 상관없이 막 써재끼는 리뷰이므로


영화를 볼 예정이거나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그냥 읽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볼 가치가 심히 떨어지는 영화니까 


이야기 구조, 서사에 좀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냥 이 리뷰 읽고 영화 보러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1. 무엇이 잘 됐는가?


영상이나 액션은 나쁘지 않습니다. 블랙 펜서라는 새로운 히어로와 그의 나라 와칸다를 처음 소개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국 한정으로, 극중 등장인물들이 한국어 하는 장면이 엄청 웃기기 때문에 개그 부분에서도 그럭저럭입니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이 영화는 못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를 요리에 비유하자면, 이 요리에 들어간 재료들은 다 고급이고, 요리를 만드는 데 사용된 도구들도 흠 잡을 데 없는 양품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 잘 됐다는 점입니다.


2. 무엇이 문제인가?


서사 구조에 설득력이 없습니다. 우리가 돈을 내고 영화관에서 보려고 한 것은 무엇일까요? 가상의 국가 와칸다에 대한 다큐멘터리? 아닙니다. 우리는 블랙 펜서라는 히어로가 나오는 액션 영화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에 간 것입니다. 그런데 액션 영화라고 액션만 계속 나올 수는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왜 싸우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등은 우리에게 영화를 봐야 할 이유를 만들어 줍니다. 거기에, 우리가 보는 것은 히어로 영화이므로,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도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영화에는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역이 존재합니다. 악역은 주인공과의 대결을 통해서 멋진 액션 장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주인공의 사상과 대립되는 자신의 사상을 펼치며 주인공의 신념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히어로 영화에서는, 주인공인 히어로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능력을 무력화하기도 하면서 주인공을 위기에 빠트립니다.


그런데, 블랙 펜서에는 이 악역이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 킬몽거가 있지 않느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킬몽거는 악역이 못 됩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대립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블랙 펜서의 주인공 트찰라는 무슨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와칸다의 개혁? 와칸다의 쇄국정책 유지? 전 세계의 흑인들에 대한 해방? 세계정복?

그 무엇도 트찰라는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습니다. 그냥 아버지가 죽어서 왕이 되고, 어쩌다 보니 아버지가 삼촌을 죽이고 그 자식을 버려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될 뿐입니다. 트찰라가 와칸다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아주 잠깐, 몇 마디 대화로 표현 될 뿐입니다. 따라서 관객들은, 트찰라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냥 와칸다라는 나라가 있고, 지금 쇄국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 정도만 이해하게 되는 수준에서, 영화는 율리시스 클로와의 대결로 변하게 됩니다. 따라서 관객은 자연스럽게, 30년간 처단하지 못한 비브라늄 도둑 율리시스 클로와의 한 판 대결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띠용? 그때까지 클로와 협력하던 킬몽거가 갑자기 개꿀잼물카였습니다 여러분을 외치더니 클로를 죽여버립니다. 그리고는 와칸다에 오더니, 자기가 선왕의 동생의 자식임을 밝히고는 트찰라에게 도전하겠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킬몽거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 트찰라와 대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킬몽거가 가지고 있는 흑인들에 대한 해방 신념을 트찰라가 반대해서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트찰라의 아버지가 자기 동생을 죽이고 킬몽거를 버려두고 왔기 때문에, 킬몽거는 트찰라에게 복수하려는 것 뿐입니다. 킬몽거가 마음 속에서 내가 와칸다의 왕이 된 다음에는 비브라늄의 힘으로 전 세계의 탕수육 부먹충을 다 죽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어쨌든 트찰라와 싸웠을 겁니다. 왜냐면 싸우는 이유로 부각되는 것이 흑인 해방과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복수이기 때문입니다.


복수는 흔하고 뻔한 동기이지만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문제는, 킬몽거가 왕이 된 다음에 복수라는 동기가 전부 사라져 버리고 갑자기 흑인 해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흑인이 아직도 억압받고 차별받는 존재인지는 둘째치고, 관객은 흑인 문제에 대해서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야기가 변해 버립니다. 


결국 이 시점에서, 관객은 영화를 봐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뭐 어쩌자는 겁니까? 만약 영화가 지속적으로 흑인 해방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냈다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와칸다를 설명하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이 영화는 율리시스 클로와의 대결로 시작되고 끝났어야 합니다. 그랬다면 초반부의 지지부진한 와칸다 설명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와칸다와 블랙 펜서라는 새로운 것들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시키기는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블랙 펜서의 숙적 율리시스 클로가 와칸다에 위협을 끼치고, 그 위기를 해결 해 나가는 과정 정도라면 영화에 와칸다에 대한 설명이 지나치게 많은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흑인은 아닙니다. 흑인 해방이나 난민 같은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블랙 펜서의 차기작에서 했어야 합니다. 관객은 블랙 펜서가 누구인지, 어떤 동기를 가지고 있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공감하기도 어려운 흑인 해방이라는 주제는 영화를 망치기만 합니다.



---------------------------------------------------------------------------------------------------------------------------------------------------------------------------


원래 마블 팬이고 친구랑 이거 기대하면서 개봉날 본건데 너무 쓰레기같이 나와서 빡쳐서 술좀먹고 글씀. 상태가 메롱이라 적당히 끊는다.


추가하려다 그냥 막 쓰는 나머지 문제점들


겟아웃 주인공이었던 파란색이 존나게 생각도 없고 줏대도 없음. 분명히 초반부에 트찰라와의 대화에서는 외부세계에 대해 영향 주지 말자는 쪽으로 이야기하더니만, 킬몽거 왕 되고 나서는 갑자기 세계정복 합시다! 이러고있음. 그리고 애초에 율리시스 클로 못 잡은 게 킬몽거가 방해해서 그런건데, 트찰라는 그거 이야기하지도 않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킬몽거 여자친구는 도대체 왜 등장한거지 아예 이해가 불가능함. 없어도 이야기에 전혀 영향 안 끼치는데 뭐하러 등장하는건지?


사실 율리시스 클로 자체가 걍 페이크 악역같이 되어버린게 가장 큰 문제임. 애초에 킬몽거가 율리시스 클로한테 협력할 이유가 전혀없음. 클로 없어도 걍 바로 와칸다에 날아가서 내가 사실 선왕 동생의 자식이다! 난 왕족이고 왕위계승권이 있으니 정당하게 도전할 수 있다! 라고 외쳐도 무방한데 뭐하러 클로랑 협력함? 돈에 쪼들리는 것도 아니고 무슨 다른 목적이나 더 윗선이 있는 것으로 표현되지도 않는데? 막말로 초반에 대영박물관 신에서 클로 죽여버리고 와칸다를 가도 상관없는거임.

굳이 그 겟아웃 파란색새끼 호의를 얻기 위해서 클로를 반드시 죽여야 했다! 하는것도 아니고. 만약 족장들이 입을 모아서 클로는 무조건 죽여야됩니다! 하고 클로를 못 죽인 트찰라를 비난하는데 킬몽거가 시체 딱 들고 나와서 모든 족장들의 신뢰를 얻는 거면 쪼금 낫겠지. 근데 다른 족장들은 클로 좆도 신경도 안씀ㅋㅋㅋㅋㅋㅋㅋ 걍 겟아웃 파란색 새끼만 개지랄떠는거임.


서사에 이런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는데 그냥 흑인이 나왔고 흑인문제를 다루는 거 같으니까 평론가들이 높은 점수 주는게 존나 어이가 없더라ㅋㅋㅋㅋㅋㅋ


왓챠 보면 평점이 0.5~1 사이에 엄청 많이 있고 4.5~5 사이에 많이 있음. 영화가 버러지같이 나온 거는 맞는 것 같더라. 시발


이딴 영화가 인피니티 워 직전 영화라는게 정말 빡침.

1개의 댓글

2018.02.15
겟아웃 주인공은 진짜 영화에서 얘 통째로 잘라내도 지장 없을거 같은 캐릭이었음

클로는 진짜 그 캐릭을 그렇게 소모시켜버릴줄은 몰랐음 허무하고

킬몽거는 좋았다고 생각함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조회 수
49801 [영화] 범도4 김무열 배우 후기 우레탄쿠키 0 2 시간 전 73
49800 [영화] 아니 너무한거 아니냐ㅜ 열려라짱깨 0 4 시간 전 68
49799 [영화] 범죄도시4 노스포 후기 1 그게내비밀이야항... 0 4 시간 전 119
49798 [영화] 범도4 노스포 후기 1 슈크리링붕어빵 0 6 시간 전 167
49797 [영화] 파묘 이제사 봤는데 dlffldh 0 6 시간 전 55
49796 [영화] cgv 예매취소 수수료 안생기나 3 GV60 0 7 시간 전 44
49795 [영화] 어 뭐야 범죄도시 개봉했어?! 손오반비스트 0 8 시간 전 27
49794 [드라마] (스포)남들 범죄도시4 볼때 기생수 본 후기 1 어이거기 0 10 시간 전 66
49793 [영화] 스포) 범죄도시4 후기 1 pesio25 1 19 시간 전 469
49792 [영화] 범죄도시4 후기 or5469 0 19 시간 전 172
49791 [영화] 범죄도시4 후기 약스포 1 Grayfield 0 20 시간 전 144
49790 [영화] 간만에 비포선라이즈 생각나서, 123 놓고보니 결국 주인공들... 비포선셋 0 20 시간 전 55
49789 [영화] 5분이면끝나 피라빵 0 20 시간 전 87
49788 [영화] 범죄도시4 후기 맛있는고구마 0 21 시간 전 157
49787 [영화] 노스포) 범죄도시 1>2=4>>3 1 사이버전사1 0 22 시간 전 159
49786 [영화] 아주아주약스포 ) 범죄도시4 개인 평점 3.5/5 천본앵경엄 1 22 시간 전 73
49785 [영화] ㄴㅅㅍ) 4DX 범죄도시4 후기 1 수박은맛있어 0 23 시간 전 169
49784 [영화] 노스포)나도 써보는 범도4 후기(내 기준 3편과 동급 혹은 그... 3 최지로 0 1 일 전 152
49783 [영화] ㄴㅅㅍ)범도4 후기 1 3대460헬린이 2 1 일 전 155
49782 [영화] 범도4) 메박 오리지날 티켓 vs cgv 4dx 포스터 4 수박은맛있어 0 1 일 전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