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놀랐던 것은

방과후 군것질을 해도 선생님께 혼나지 않는다는것이었다.

혼나기는 커녕 저녁 자율학습하는 애들이랑 특기생들을 위해 

라면집이 있었고 년식을 집작케할만큼 낡았고 비위생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한의원하는 부잣집 애

고추농사날품파는집애 할것없이 어울려 라면먹는재미에 푹 빠졌고

방과후즈음엔 늘 라면집은 붐볐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라면집은 라이벌이었는데 

내어놓는 라면의 구성은 대게 비슷한면이 많았다.

안성탕면에 계란물 두숟갈, 파썬것,냉동만두 한개가 고명으로 올라갔지만

꼬들꼬들한 면빨과 국물맛은 집에선 흉내낼 수 없는 그 비법이 있는것 같았다.

그렇게 근 20여년을 라면만 팔다가 뒤늦게 튀김류가 추가되었고

라면집이 인기가 올라감에따라 메뉴도 하나씩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날 건너편 라면집에서 햄버거라는것을 팔기 시작했는데

식품회사에서 반제품을 받아다가 패티 정도 구워 파는것이었다.

햄버거 매출은 꽤 올라갔고 상대편 라면집은 빈정이 상했다.

햄버거 라면집에 아저씨 아줌마가 없을땐 큰딸이 가게를 보곤 했는데

그때마침 상대편 라면집 아줌마가 들이닥쳤고 그 싸구려 햄버거를 비난했다.

"고기도 아이고 찌짐(부침개) 꾸브가 낑가 넣은기 무슨 햄버거고!!!"

그랬다 사실 햄버거에 패티는 고기가 없었다. 단가를 맞추기 위해서 야채전같은걸로

패티를 대신했었지만 케첩맛으로 아이들은 잘 사먹곤 했다.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몇차례 더 들려왔으나

그집 큰딸은 할말이 없어 고개만 떨구고 햄버거를 굽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