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먼저 이 영화의 가장 큰 패착은 배드엔딩이라는 점이다.
일단 영화의 정체성은 피카레스크, 즉 악당들이 주인공인 영화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이런 웃기지도 않는 몰살 엔딩은 감독이 너무 나갔다 할 수 있다.
굳이 정의구현을 한다 하더라도 꼭 모두가 죽어야 하는 건 아니다.
모두 나쁜놈들이니 모두 다 벌을 받으면 되겠지? <-- 그러니 몰살시키자!
이런 방식은 어린 애들도 생각하지 않는 저차원적인 발상에 불과하다.
피카레스트를 가장 잘 표현한 대표적인 예가 바로 내부자들이 있지 않은가.
적어도 감독은 정우성 만큼은 내부고발자, 내지는 잠입형사로 설정해뒀어야 했다.
특히 아수라가 제일 나쁜 것은 권선징악이라는 것이 몰살로 인해 퇴색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쿠엔틴 타란티노의 예를 들며 몰살 엔딩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텐데,
타란티노 영화와 아수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영화다.
타란티노는 영화 내내 웃기지도 않는 괴팍함과 유머를 섞어 비교적 가벼운 분위기로 영화를 꾸민다.
한 마디로 유혈이 낭자하고 모두가 죽는 과정에서도 관객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몰살되는 과정에서도 적절한 통쾌함을 섞어 관객들이 기분 좋게 받아들이게 하는 마력도 가지고 있다.
설마하니 히틀러를 그런 식으로 죽여버리는 전개를 만들거라고 그 누가 예상했을까.
그런데 아수라를 보자. 그냥 보는 내내 안타깝고 기분이 나쁠 영화에 불과하다. 잔혹함을 퇴색시켜줄 통쾌함과는 완전히 동떨어져있는 것이다.
하다못해 그 개쩌는 카체이싱으로 분노가 폭발한 주인공이 모조리 죽여 없애버리는 결과였다면, 손익분기점은 넘었을 텐데.
허나 유리컵을 씹어먹던 정우성은 여전히 약자에 불과했고, 결국 권선징악도, 사이다도 없는 비참한 결말만이 남았을 뿐이다.
가끔 개드립에 와서 영화 리뷰를 남기는데, 아수라는 여러모로 안타까운 영화여서 더 슬펐다.
이건 감독의 브레이크를 잡아주지 않은 제작사의 잘못이 크다. 흥행을 위해서라면 각본에 손을 더 댔어야 했다.
내가 아수라를 보고 더욱 안타까웠던 점은, 하필 바로 전날 시카리오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2.5점이 아니라 3점을 주었을 텐데.
그리고 한 가지 첨언하자면 굳이 배드엔딩이라서 나쁜 영화라는 건 아니다. 달콤한 인생도 배드엔딩이지만 대부분 찬사를 하지 않는가.
이 영화의 배드엔딩이 나쁜 이유는 '명분이 읎다 아입니까. 명분이.'
뇌삼
차라리 와이프 버리던가 죽던가 하먄 사이다 됐을거 같은데 그래도 액숀은 좋았던거 같아서 끝까지봄
무갤재인
빙봉빙봉빙봉빙봉
딸킹
사업가면 그러려니라도 하겠는데
딸킹
라고 하며 동시에 관객한테 변명하는걸 보며 뭐 니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럴거 같긴 했어 흔한 캐릭터잖아
하고 납득 하며 보는것도 너무 싫더라
범죄와의전쟁에서 틀어지는 최민식과 하정우를 보면서 조여드는 긴장감이 그리웠음
무갤재인
나의실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