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엄마가 산타와 키스하는 걸 봤다

I Saw Mommy Kissing Santa Claus


어렸을 적, 난 왜 엄마가 날 그렇게나 부끄럽게 여겼는지 알지 못했다. 물론 그 여자가 내 생모는 아니었지만 순진했던 6살 짜리 아이의 생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새엄마의 눈엔 달랐다.


아빠가 재혼한 뒤로 새엄마는 집에서 일할 때면 날 안 보이는 곳에 두고 싶어했다. 그 말인즉슨 나는 그 학년 내내 집에 돌아오면 바로 집으로 와 윗층에 처박혀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름에는 더 끔찍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었다. 다른 아이들처럼 바다나 놀이공원에 가는 건 꿈도 못꿀 일이었다. 이런 음울한 시간 속에서 진심으로 기대할만 한 건 매일 내 방을 찾아오는 아빠뿐이었다. 


아빠는 언제나 전혀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내 방을 찾아왔다. 몇 번인가 새엄마가 주말마다 손님맞이하는 걸 위층의 계단 너머로 본 적이 있었다. 새엄마가 주최자가 되어 손님을 맞이하는 동안, 아빠는 구석에서 안절부절 못한 채 자신감없이 서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자기 주장이 확실한 사람도 아니었다. 아빠는 힘든 결정을 곧잘 새엄마에게 떠넘겼다. 새엄마는 일을 결정하기를 좋아했으니까. 특히 그게 가족의 수입에 대한 것일 때면 더더욱 그랬다. 그럼에도 아빠 역시 차가운 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어린애였던 나는 왜 아빠와 새엄마가 결혼했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빠는 통통하고 소박하며 근면성실한 사람이었지만 새엄마는 예쁘고, 매력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여자였다. 성격 차이로 충돌할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리고 난 부모님이 격하게 말다툼을 벌이는 걸 지켜봐왔다.


대부분은 돈에 관한, 특히 아빠의 낮은 월급에 관한 것이었다. 새엄마는 이따금 난데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싸구려 옷이며 음식, 고물 TV와 냉장고가 다 뭐냐며 소리지르곤 했다. "멜리사, 다 괜찮아질 거야." 아빠는 또 이어 말했다. "당신도 알잖아. 별 문제도 아니라고. 그렇지?"


보통 싸움은 여기서 끝났다. 그럼 나는 마침내 침대에서 다음 고함소리가 들릴까 벌벌 떨지 않고도 잘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여덟 살 무렵의 어느 여름 날, 새엄마는 너무 심하게 아빠를 몰아붙였다. 아빠가 늘 하듯 새엄마를 타이르자 그녀는 한마디 덧붙였다. 


"그 프로젝트건은요, 해롤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 망할 프로젝트만 끝나면 승진 될 거라고, 그럼 월급도 오를 거라고 했잖아! 난 돈이 필요하다고! 내가 대체 뭘 보고 당신이랑 결-!"


생전 들었던 것 중 가장 서늘한 목소리로, 아빠가 새엄마의 말을 잘랐다. "거기까지만 해 멜리사. 한마디라도 더 해봐." 그리고 그걸로 끝이었다. 아빠는 더 이상 내가 알던 활기차고 천상 사람좋은 남자로 보이지 않았다. 비록 그날 뒤로 싸우는 일은 없었지만, 사실은 그저 쌓여만 가고 있을 뿐이었다.


추수감사절이 되자, 싸우는 횟수가 줄어든 부모님은 아빠가 말한대로 "오붓한 가족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새엄마는 내가 눈에 띌 때마다 소리지르지 않았고, 심지어는 같이 식사도 했다.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보낸 추수감사절이었다. 그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난 새엄마를 엄마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그 해의 크리스마스, 우리 가족 셋은 모두 축하하는 분위기에 젖어있었다. 아빠는 집 주위에 전구들을 장식했고 새엄마는 여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는 저녁식사를 요리했다. 우리는 같이 보드게임을 하고, TV도 봤다. 하지만 새엄마는 여전히 내가 집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는 게 내키지 않았는지 9시가 되자마자 바로 올라가서 자라고 했다. 


그날 밤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놓인 커다란 선물상자 때문이었다. 난 그게 마트에서 내가 가리켰던 거대한 액션로봇임이 분명하다고 확신했다. 게다가 밑층의 라디오에선 아빠가 틀어놓은 크리스마스 캐럴이 요란하게 울리고 있어 잠을 자려는 노력을 모두 수포로 만들었다.


난 강제로 눈을 감았다. 양도 세어봤다. 베개 사이로 머리를 파묻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책에서 읽은 모든 방법을 시도해본 뒤에 시계를 살펴보니, 11시였다. 


그리고 비명이 들렸다. 우지끈하고 깨지는 소리도. 부모님의 침실에서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엄마? 아빠?" 나는 소리쳤다. 조심스레 방 밖으로 나오자 적막하고 어두운 복도가 날 맞이했다. 살금살금 침실까지 가 할 수 있는 한 조용하게 문을 열었다... 꽝!


누더기를 걸친 듯한, 검은 머리칼에 사악해 보이는 남자가 허겁지겁 문을 나서다 나와 부딪친 것이었다. 남자가 고개를 숙여 나를 보자 셔츠가 눈에 들어왔다. 반짝이는 빨강에 아직 젖어있었다. 방금 염색한 건가?


" 누, 누구세요?" 내가 물었다. "넌 또 누구야? 맬리사 말로는-" 그 남자는 머뭇거리다 마침내 뭔가 이해한 듯 말했다. "아... 넌 조지로구나. 그렇지?" 난 고개를 끄덕였다. "호 호 호!" 그는 있는 힘껏 웃었다. "난 북극에서 선물을 주러 찾아왔단다! 올해는 착한 아이로 있었으니까. 하지만 선물을 갖고 싶으면 내가 양말을 채우는 동안 위에 가서 자거라. 알겠니?"


그날 밤 난 착한 아이가 아니었다. 내 방 문을 닫은 나는 남자가 조용히 아랫층으로 내려가는 소리를 듣고 따라내려갔다. 부모님 침실과, 피웅덩이 가운데 누워있는 아빠를 지나. 살금살금 계단을 내려가, 그리고, 그리고... 아직도 켜진 라디오에서 나오는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사처럼, 엄마가 산타와 키스하는 걸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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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7hvlqh/i_saw_mommy_kissing_santa_claus/


 

9개의 댓글

2017.12.08
선물은 새아빠야!
0
2017.12.08
마이클 잭슨 노래가사에 저런게 있어?
0
2017.12.08
@고노야로
정확히는 잭슨 파이브라는 그룹의 노랜데 그룹 매니저는 아버지, 멤버들 역시 마이클 잭슨을 포함한 그의 친형제들인 가족밴드였음. 아마 여기 나온 노래는 잭슨 파이브 크리스마스 앨범에 실린 노래인 듯.
0
2017.12.08
@참다랑어
오.. 댓달릴줄 몰랐는데 정보 고마워용. 마이클 잭슨은 유명한 노래밖에 몰라서 ㅎㅎ
0
2017.12.09
@고노야로
그때 마잭이 꼬맹이때라 그냥 순수하게 아빠가 산타인줄 모르고 엄마가 산타랑 키쓰했어요! 하는 가사임
0
2017.12.08
새엄마가 바람나서 딴남자랑 아빠죽였다는거지?
0
2017.12.09
@둥기뭉기
그런듯 하네 ㅅㅂ련
0
2017.12.09
다랑어형 늘 고마웜
0
2017.12.10
산타랑 엄마랑 키스하는 거 보고 1차 충격
알고보니 산타가 아빠였던 거임에서 2차 충격받고
동심파괴되는 꼬마애 얘기인 줄 알았는데
동심을 걍 세절기에 넣어서 갈아버리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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