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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크림 바르는 계절이 오면 생각나는 애가있다.

81836521 2017.12.07 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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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 슬슬 파카입던 초겨울이었다.


난 추위를 잘타서 왼쪽 맨앞자리 히터옆에서 선생님 컴퓨터 화면뒤로 노곤노곤히 졸고그랬다.


근데 또 몸에 아토피도 있어서 히터근처에 오래있으면 하얗게 트고 그랬다. 참 병신같은 몸이다ㅋ


그때 우리 담임이 수학이었는데 우리반은 고2인데다가 다수의 문과생들과 나를 포함한 몇명의 예체능이 다였기 때문에 담임은 자리를 비우기 일쑤였다.


따라서 오전엔 그냥 졸려서자고, 점심먹고는 식곤증에 자고, 오후엔 적당히 히터공기로 반이 따듯해져서 잤다.


당시 짝궁이 유치원선생님이 되겠다고 국어랑 사탐을 오지게 공부했는데 온갖 종류의 향기나는 형광펜을 써서 진짜 누구라도 잘수밖에 없던 환경이었다. 진짜로


내 짝은 맨날 자는 나에게 담요도 빌려주고 간식도 주는 진짜 엄마닭 같은 애였다.


아무리 그래도 학생이어서 샤프는 자주 쥐었는데 그래서인지 꼭 손가락 마디가 자주 텃었다. 하얗게 굳은살처럼


그때마다 걔는 핸드크림을 발라줬다. 우유 꿀 레몬같은 냄새가 나는 가끔 오렌지냄새가 나는 것도 있었다.


그 냄새가 진짜 좋아서 핸드크림통을 열고 냄새맡으면서 자기도 했다. 걘 핸드크림 날아간다면서 싫어했지만


그때 생각하면 진짜 걔랑 맨날 붙어다니고, 서로 스킨쉽도 거리낌없이 했다. 


내가 걔 볼살이 바람떡같다고 맨날 주욱주욱 늘이고 만지고 그랬었는데


기하선생님이 너네 둘 정분난다 떨어져라 이러기도 했었고


다음해 고삼 수능 끝나고 몇이 뭉쳐서 에버랜드를 갔었는데 친구놈들이 걔랑 고백하고 사귀라는걸


놀이기구가 너무 재밌어서 신난듯이 방방뛰는걸로 마음을 숨기고 흐지부지 했었다.


묘하게 그뒤로 붙어다니던 사이는 평범한 짝궁으로 변했고


심지어 졸업식때는 서로의 부모님 앞이어서 그랬을까? 오히려 친한티도 내지않고 같이 사진도 찍지 않았다.


그렇게 서로 진학한 대학은 달랐다. 서로 아주 먼 지역으로 떨어졌다.


살면서 길고 짧은 연애를 몇번인가 했었지만 제일 생각나는 애는 걔였다. 


소식 전해들으면 아직도 덜컥하고 그때 기억들을 못잊는걸 보면 아마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싶다.

4개의 댓글

5f910883
2017.12.07
0
abbadec8
2017.12.07
헐 ㅠㅠ 저런 추억있으면 ㅠㅠ 다시 잡아야하는데 ㅠ
0
fa726858
2017.12.07
하이고
0
631d4ed3
2017.12.08
와 영화 한편 재밋게 잘보고 갑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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