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 마이칼 슬론, 10세, 관찰일기.


Mikal Sloan, Aged 10, Field notes



A1-


융 씨는 여기서 산다. 그는 복도에 음식 냄새가 진동하게 한다. 아빠는 그걸 더러 똥양놈 음식 냄새라고 했지만 인터넷을 찾아보니 나쁜 말이라고 했다. 아빠는 나쁜 말을 많이 한다. 융 씨는 마치 푸딩으로 된 것처럼 생겼다. 주름도 무지 많다. 남은 머리칼도 얼마 없다. 커다란 머리에 비하면 안경도 너무 작아 보인다. 상냥하긴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다면 언제나 날 마이클이 아니라 마이칼이라고 부른다는 거다. 하지만 괜찮다. 화낼 필요는 없으니까.


유령 얘기를 했더니 절대로 유령을 배신하지 말라고 했다. 융 씨는 자기가 있던 곳에는 많은 유령들이 있고 모두 나를 죽이고 싶어한다고 했다. 중국 유령들을 구글링해봤지만 그녀는 그들 중 그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새로운 걸 발견하면 업데이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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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


강아지 페퍼는 여기 산다. 건물에 개를 들이는 건 안 되지만 토마스 아저씨와 아줌마가 규칙을 어겼다. 페퍼는 작고 곱슬거리는 흰 털이 나있다. 사람을 잘 따르는 개다. 내 얼굴을 핥는 것도 좋아한다. 한번은 내 공책을 먹기도 했는데 관찰일지는 아니었다. 학교에서 쓰는 노트긴 했지만 신경 쓰진 않았다. 토마스 아저씨와 아줌마는 규칙을 어길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자주 껴안고 손잡으니까. 나는 토마스 아줌마가 토마스 아저씨를 보는 눈길이 마음에 든다.


아저씨에게 유령 얘기를 했더니 날 비웃었다. 막 조롱하는 게 아니라, 친근하게.


로운 걸 찾으면 업데이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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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


아무도 여기 살지 않는다. 아빠는 그 쌍년이 그럴 짓을 했다고 말했다. 아빠는 그녀를 좋아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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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


우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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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로사 씨가 사탕을 줬다. 그녀는 언제나 관찰 일지에 대해 묻는다. 난 매일 같은 얘기를 한다. - 관찰일지를 쓰고 나면 살인계획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언젠가는 탐정이 되고 싶다. 아빠는 내가 탐정이 되기엔 좀 모자라다고 했지만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 로사 씨는 마치 아무것도 못 들었다는 양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치매를 앓고 있다. 가끔 그녀의 딸이 찾아오고는 한다. 언젠가 그 딸의 가슴이 셔츠에서 떨어졌을 때, 난 그녀의 젖꼭지를 봤다.


새로운 게 있으면 업데이트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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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그는 나와 얘기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싫단다. 난 그를 삐죽이라고 부른다. 전에 한번 봤던 불독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스파키는 야비하다. 아빠한테는 친절하게 굴지만. 많은 여자들이 이 방에 왔다가 떠난다. 삐죽이는 그들과 키스하지 않는다. 남에게 친절하게 대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가끔 그가 다치기를 빌고는 한다.


유령은 아직 그를 찾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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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포어 씨는 보모일을 할 적에 내 은밀한 곳을 만진 적이 있다. 아빠는 날 믿지 않았다. 그런 건 여자애만 당하는 거라면서. 포어 씨 방 근처로 가는 건 싫지만 우리집으로 가려면 어쩔 수 없이 지나쳐야 했다. 가끔 내가 지나갈 때면 그는 문을 열고 나와 얘기하려 한다. 한 번은 너무 무서워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아빠한테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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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


리니는 여기 산다. 여태 만난 여자애들 중 가장 예쁘다. 머리칼을 양갈래로 틀어올려 마치 솜사탕 두 개가 있는 것 같다.  아빠는 그녀의 가족이 나쁘다고 했다. (사실 나쁘다 말고 다른 단어를 썼지만 여기 쓰기 싫다.) 하지만 난 그녀의 가족이 좋다. 그 집에선 복숭아 냄새가 난다. 걔네 엄마는 날 많이 껴안아준다. 처음엔 싫었지만, 지금은 나도 껴안는다. 아빠는 내가 리니를 따먹고 싶어하는 거라고 했다. 난 아무도 따먹지 않았다.


리니에게 유령 얘기를 했지만 그녀는 그런 걸 안 믿는다고 했다. 


새로운 게 있으면 업데이트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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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


자살방


그녀 말로는 그 방 벽엔 가죽이 있다고 했다. 나는 그것들이 곰팡이처럼 퍼져나가는지, 아니면 커튼처럼 걸려있는지 물어봤다. 질문에 좀 놀란 듯했지만 "곰팡이처럼" 하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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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


포어 씨에게 유령에 대해 물을 용기가 생겼다. 그는 내가 와서 봐준다면 귀신 쇼쯤은 해주겠노라고 했다. 난 됐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는 죽은 사람을 잊는 법에 대해 떠들며, 그 방법을 모르기에 내가 아직 그녀가 살아있다고 여기는 것이라 했다.


그가 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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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융 씨에게 내가 그린 유령을 보여줬다. 그는 이게 엄마와 닮았는지 물어봤다. 난 엄마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모습이기를 바라고는 있을지도 몰랐다. 긴 머리에, 눈알이 있어야 할 자리에 텅 빈 눈구멍. 그가 말하기를 중국 유령들도 사람처럼 생겼다고 했다, 나를 저주할 수 있다는 것만 빼면. 팔다리가 떨어져 나갈 때까지 영영 뒤로 걷게 만든다거나. 혹은 죽게 만들거나.


죽는 게 두렵지는 않다. 의사는 내가 계단에서 떨어진 척했을 때 거의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아니면 내가 물에 빠진 척을 했을 때라던가. 아니면 온몸을 난자한 척을 했던 때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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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2-


그 쌍년의 이름은 라나다. 그녀는 내게 자주 미소짓고는 했다. 그녀는 이가 두 개 빠져있었다. 아빠가 말하길 딜러가 그녀를 죽였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딜러를 찾아보면 포커 게임에서 카드를 나눠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빠가 마약 판매자를 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빠도 딜러가 있다. 아마 그가 아빠를 죽일지도 몰랐다.


유령과 나는 그녀를 죽인 게 딜러가 아니라는 걸 안다. 끈끈한 피는 시커멓게 되어있었다. 그건 천장에 붙어있었다. 그녀의 핏덩어리가 장대비처럼 후두둑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령이 그녀의 아랫입술을 먹었다. 돼지 비계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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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4-


엄마가 여기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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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


유령은 키가 크고 예쁘다. 그녀가 너무 좋다. 로사 씨를 빼고는 아무도 그녀가 실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로사 씨도 그녀만의 유령이 있다. 난 볼 수 없지만, 그 유령이 그녀의 모든 걸 잊게 만들고 날 자신의 손자로 여기게 했다. 나는 그녀에게 내 유령을 믿냐고 물었다. 그녀는 내 눈을 보더니, 두려워하며 유령을 그만 만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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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삐죽이가 아빠의 딜러라는 생각이 든다. 삐죽이와 아빠한테선 언제나 악취가 난다. 삐죽이는 쌍년을 쌍년이라 부르곤 웃는다. 그는 담뱃불을 튕겼고, 난 데이지 않기 위해 길을 비켜야 했다.


유령이 그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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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 


자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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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


아빠가 온종일 아무것도 안 했다. 벌거벗은 여자와 영화를 보며 담배만 뻑뻑 피웠다. 밖에 나가도 되는지, 혹은 관찰일지를 써도 되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신경도 안 쓰니까. 신경을 쓸 때면 날 때리고. 유령은 응시하지만 볼 수 없다. 그녀는 들을 수만 있다. 난 비명을 참는 게 특기다. 


아빠한테 유령 얘기를 했다. 날더러 호모새끼라고 했다.


오늘밤 그녀가 그를 죽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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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


난 여기로 갈 수 없다. 하지만 그녀는 갈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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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3-


아빠에게 아빠는 B4로 갈 거라고 했더니 나한테 침을 뱉었다. 타액이 턱을 타고 흘러내렸다. 유령이 그걸 핥았다. 아빠는 유령을 보더니 겁에 질렸다. 그는 그녀에게 칼을 내려놓으라고 했다. 호모새끼는 겁에 질린 나머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유령이 그의 목을 땄다. 그 쌍년처럼. 그 쌍년은 연습이었다.


애비는 제 피를 마시다가 죽었다. 유령도 크게 한 모금했다. 난 피칠갑을 했다.


경찰을 불렀다. 살인자가 다시 왔어요, 내가 말했다. 그놈이 아빠를 죽였어요.


유령과 나는 입이 찢어져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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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4-


이제는 살인방.


엄마도 아빠도 여기 산다.


난 다른 곳으로 이사 갈 거다. 새로운 엄마 아빠와 함께. 유령도 나랑 같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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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댓글

2017.11.28
이해가 안간당
0
2017.11.28
@하라쇼
C1-, A1- 등 = 아파트 방 번호.
0
2017.11.28
@참다랑어
ㅇㅇ 그건 알겠는데 화자가 10살짜리라 그런지 좀더 생각해야 이해가 될듯 말듯하넹
0
2017.11.29
애가 라나랑 아빠 죽였다는거?
0
2017.11.29
헷갈리는데. 물론 혼란스럽게 하는 게 목적이었겠지만 너무 헷갈려서 무섭지도 않다
0
2017.11.29
엄마가 아빠 떄문에 자살한 거 같고, 유령은 살인하는 소년의 자아이거나 병을 지칭하는 말인 듯. 로사도 유령이 있는데 소년처럼 살인을 하는 건 아니니 병이라고 생각됨. 치매에 걸려서 자신을 잊는 병.
0
2017.12.02
꼬아도 너무 꼬아서 전혀 이해자체가 어려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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