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화이트 아웃

훗카이도에 그녀와 함께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인파가 붐비는곳을 좋아하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르게, 우리는 사람없이 한적한 곳을 좋아했다.


그래서 우리는 차를 빌려 훗카이도 북부를 달렸다.


그날은 한차례의 눈폭풍이 예고되어 있었다. 우리가 시골길로 들어서자 눈이 모든것을 가리기 시작했다.


"화이트 아웃이네. 아무것도 안보여. 잠시 눈이 멈추길 기다리자."


내가 말하자 그녀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밖을 쳐다보았다.


눈은 순식간에 불어나 모든것을 집어 삼켰다. 눈에 반사되어 반짝이던 작은 빛들이


서로 부딪쳐 어디부터가 하늘이고 어디부터가 땅인지 구분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눈은 소음을 머금어 사방이 고요에 빠지게했고 오직 눈을 닦아 내리는 와이퍼소리만이 정적을 깨고있었다.


마치 세상에 우리만 있는것처럼, 우리는 새하얀 도화지위에 있는 하나의 점이 되었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세상이 실제로 전부 사라진것 이라면? 그래서 남은게 우리뿐이고


바깥 세상의 사람들을 다시는 만날 수 없다면? 나는 고개들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녀는 조금 촌스럽지만 어머니가 직접 짜주신 목도리를 두르고 있었다.


그리고는 조금 멍한 표정을 지으며 창문밖을 신기한듯 응시하고 있었다.


그때 마음속 뭔가가 찡하게 아려왔다. 나는 세상에 아무도 없고 그녀만 나에게 남아도 상관 없었던 것이다,


그녀만 있다면 세상 그 어느것에 대한 미련도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무서웠다.


어느날 한낱 신기루처럼 그녀가 훌쩍 눈보라 속으로 사라질까봐 덜컥 겁이 났다.


가슴속 어떤 뜨거운것이 울컥하여 그녀를 쳐다보자 그제서야 내가 그쪽을 바라보고 있다는것을 눈치챈 그녀의 눈동자가


나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였다. 그 눈은 너무나도 똑바르고 올곧아 내가 사소하게 담고있는 마음이라도 모두


알아챌 수 있을것만 같았다. 나는 내 마음을 들키는것이 싫어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영원하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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