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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가기 무섭습니다.

3ed57959 2017.10.22 248

사회에 나가 여러 회사의 여러 직종을 떠돌아다니다 6개월전 간신히 마음에 드는 회사에 입사했습니다. 

이 회사는 제 이상적인 회사에 가까웠습니다. 규모도, 사장의 경영방식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늘 아침에 회사에 나갈 때마다 항상 여기서 긴 경력을 쌓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회사에 나가는 것이 무섭습니다. 

싫은 것이 아닙니다. 무섭습니다. 

왜냐하면 사람 때문입니다. 



저희팀은 저 말고 전부 여자만 있습니다. 여자들의 음습한 괴롭힘에 대해 다들 들어보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TV미디어에서나 나오는 겁니다.

여자들은 진짜 싫은 사람한텐, 대놓고 싫은 티를 냅니다. 음습하지 않아요. 오히려 지독하지요. 


싫은 티라는 것은, 요컨데 이런 식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일입니다. 


A선배가 새로 사람이 들어올 예정이니 자리를 세팅해두라고 해서, 일을 하고 있다가 다른 팀의 사람이

간단한 자료를 하나 요청해서 잠깐 그 파일을 찾으러 자리에 앉았습니다.

B선배가 묻더군요. 

"시켜놓은 일은 다 했어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니요. 잠깐 저쪽 팀의 C 선배가 이것 좀 뽑아달라고 해서"

말을 끊고 더럽게 짜증난다는 눈빛으로 되묻더군요. 

"제가 지금 시킨 거 끝냈냐고 물었지, 그거 물었어요?"



모든 말이 이런 식입니다. 

저는 이제 예 아니오 외의 다른 말을 사용하는 것도 두렵습니다.



저는 제가 왜 싫은 사람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게 그다지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누구나 저를 싫어할 권리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싫은 사람이 있으니깐요.

하지만 일도 힘든데, 이런 미움을 받을 때마다 너무나 힘이 듭니다. 

이젠 죽고 싶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죽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라면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옳겠지요.

그래서 사직서를 써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직서를 내기 전에, 마지막이다 싶어서 A를 불러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여기서 열심히 길게 잘 일하고 싶은데, 선배들이 나를 대할 때 너무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느껴진다.

오해가 있다면 풀고 싶다."

그러자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런 거 없고 너 때문에 우리(A,B)가 일을 더 많이 한다. 네가 들어와서 일이 편해져야 하는데 야근시간

줄어든 것도 없고 일도 많다. 네가 일을 못하는 탓이다."


솔직히 기가 막혔습니다. 

왜냐면 제가 입사하고 주로 도맡은 일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줄어들 수가 없는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밖에 나가서 서류를 떼오고 그걸 정리하고 필요한 비품을 구입하고 사람들의 스케쥴을 정리하는 등,  

전부 중요하진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잡무에 가까운 일들입니다. 


이걸 제가 한다고 3시간 걸리고 A가 한다고 1시간 걸리겠습니까? 

아니 설령 A가 한다고 1시간 걸릴 일을 제가 3시간 걸려 했다고손 치더라도, 그럼 A의 1시간은 아낀 것 아닙니까? 


일이 많아진 건 매출이 늘어나서 아니냐고 해도 요지부동, 모든 게 제 잘못처럼 말하더군요. 



팀 내에서 제가 야근시간이 제일 길었습니다.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야근을 했습니다. 주말에도 출근했고요.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니 기가 막힌 걸 떠나서 너무한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알겠다고 하고 대표님께 (사직서를)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더는 A와도, B와도 말을 섞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만두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지요. 



그러다가 회사 전체에 큰 일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사직의사가 대표님께 전달은 됐지만(A가 보고를 했다고 들었습니다.) 

사직서는 전달이 되지 않은 채 경황도 없이 그 일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그 큰 일의 수습을 하지 않고 그냥 가버릴까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없으면 고생을 하는 건 그 둘이니깐요. 



하지만 회사가 좋아서 솔직히 떠나고 싶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이번 일을 잘 수습하면 대표님이 저를 좀 좋게 보고 무작정 사직을 받아들이기보단, 

다른 팀으로 옮겨주거나 하는 옵션을 적용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니면 선배들이 저를 보는 눈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 일을 처리하는데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2주 가량 매달려서 간신히 그 일이 다 끝나고, 회식이 있었습니다. 

잘 마무리가 되었고요. 

회식 자리에서 여전히 저를 쳐다보지도 않고 둘이서만 이야기를 하더군요. 온갖 이야기 주제를 꺼내고

대화를 해보고 싶어도 대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나가다 슬쩍 이야기를 꺼내봤습니다. 

"저희 집에서 어머니가 혼자 계시는데, 은퇴하시긴 좀 그렇고 해서 작은 가게를 차릴 작정이다. 

그런 거 보니깐 은퇴에 대해서 생각이 많이 드는데, 선배님들은 은퇴하시면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느냐." 



물론 거짓말입니다. 가게를 차릴 계획은 있지만, 2년도 더 남은 일입니다.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하더군요. 

과연 여기서 평범한 은퇴 주제의 이야기를 할지, 제 사직 이야기로 넘어갈지 그게 궁금했습니다. 


당장에 회사 그만두고 가서 어머니를 돕지 않고 뭐하느냔 식으로 얘길 하더군요. 

그리고선 회사 언제 그만두냐고 하더군요. 대표님이랑 얘길 했느냐고.



2주간, 주말도 없이 나와서 같이 그렇게 고생을 했는데 서운한 걸 떠나서 무서웠습니다.

그 비인간적인 태도가요. 

대체 내가 얼마나 혐오스럽고 역겨웠으면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대할 수 있나. 

제 스스로가 너무 무서워졌습니다. 




처음엔 그 둘을 원망하고 싫어했지만 이젠 제가 더 싫고 힘듭니다. 

그 둘이 딱히 괴물은 아니겠지요. 사회에서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그런 인간들일 겁니다. 

그렇다면 그 사회에 적응을 못한 제가 괴물인 건 아닐까요?



예전에, 일전에 왕따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약 10년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시절부터 왕따를 당해서 전학간 이후로 중, 고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했습니다.

심지어 스키캠프같이 생판 모르는 사람들하고 같이 있어도 그 짧은 2~3일 사이에도 왕따를 당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도 왕따를 당하는 건 제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스스로가 너무 싫어서 자살도 여러번 해봤습니다. 

목숨줄이 질긴지 잘 안 죽고, 어찌어찌 대학교에 가고 나서 왕따가 사라진 이후 생각을 바꿨습니다. 

내가 잘못이 아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군대를 가고, 문제없이 제대를 하고 그때부터 저는 스스로에 대해, 왕따에 대해 그 아픈 기억들을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둘 수 있었습니다. 


나는 잘못이 없다, 괴롭힌 녀석들이 나쁜 거다. 물론 내게도 약간의 문제는 있었겠지만 자기발전을 통해서

이제는 그때의 나와는 다르니깐 이젠 정말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부정당한 기분입니다.  

저는 달라진 것이 없고 다시 고통 받아야 할 옛날의 제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젠 회사에 가기 무섭습니다. 



이 회사에는 이미 그만둘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에 가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게 너무 무섭습니다. 

10개의 댓글

2e1d5b6e
2017.10.22
어딜가나 여초만 아니만 아니면 편해
0
f51c5003
2017.10.22
@2e1d5b6e
말도안되는 소리;; 군대문화는 편한줄 아냐
0
2e1d5b6e
2017.10.22
@f51c5003
뭐 성격차이겠지만 난 여초보다 군대문화가 차라리 맘편했음
0
f51c5003
2017.10.22
나도 너처럼 사람한명땜에 좆같아서 그만둘까 생각 든다ㅋㅋㅋㅋ월요일이 두렵네 일요일 밤엔 잠도안와서3시간잔다
0
7a7583ee
2017.10.22
니 몇살이냐?
0
bbb36f9b
2017.10.22
나도 전 직장 상사 좃같아서 2달만에 그만 두고 지금 다니는 회사는 이제 9개월 반 넘게 채움 연민의 감정이니 뭐니 싹 내려놓고 대표이사에게 그만두는 사유를 다 말하셈. 그만둔 뒤 휴식의 기간을 가지고 다시 취직해
0
bca21fc2
2017.10.22
장소를 불문하고 집단을 가나 따돌림당하는 부류들은 있습니다. 그런친구들은 따돌림 당하는 이유가 나름 있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따돌림당할만한..이유라는건없고 있어서도 안되죠.)
초 중학교 때까지는 외모적인 요소가 크지만 대학교 군대까지 가서도 따돌림을 당하거나 하는 친구들은 외모적인 요소보다는 성격이 마음에 안든다는 문제로 따돌림을 당하더군요.예를들어 소심하다거나. 말을막한다거나.피해망상이라거나..저는 그런 친구들이 따돌림 당할 때도 관여는 하지않았습니다. 성인이기 때문에 각자 알아서 하는 거지라는 생각으로요.
어느날 기회가 되어 그런 친구들하고 얘기를 나눈적이있었는데 대부분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더군요. 사람관계에서는 자기가 손해보지 않는선에서 양보해주는게 세상사는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친구들은 무언가를 부탁하면 내영역을 침하려고한다.생각하면서 자기방어적으로 나가더라구요.그리고 자기가 노력한것에 대해서 인정받지 않으면 남들에게 과장해서 말을하기도하구요.
0
bca21fc2
2017.10.22
@bca21fc2
결론적으로. 장황하게 말한 이유는 글쓴이분께서도 자기는 노력을최대한 하셨다 하시지만. 자기가 착각하고 사는건 아닌가 먼저 생각해보세요.남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떄는 내 태도에 대해 정리하고 나서 비난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 이후에 정말 아니라고 생각이들면 상대편이 이상한 사람이구나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님이 과거에 왕따를 당하신 경력이 있다고 해서 말씀드리는거에요. 아예 자기 잘못에대해 인정안하고 망각을하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부풀려 얘기하고 인터넷에 글남기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물론 그걸로 위안을 받고 싶으시다면 모르겠지만요. 글쓴이분께서는 현실을 더 좋게 바꾸려고 하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조언이라기엔 제가 수준 낮은 글쓰고 갑니다요. 걍 경험에 바탕한 글이니 가볍게 봐주세요.
--------그리고 자살은하시면 안되요. 제가 감히 글쓴이분 삶에 무게에 대해 논하는건 건방져 보일수는 있으나. 자살은 여러사람 아프게합니다.
자살한다고해서 인생이 0 으로 리셋 될거같고 사라질거 같지만, 님죽은 뒤에 그주변에 있던사람들은 ㅉㅉ하며 혀나 차고.비난합니다.그걸 가족이 듣고 님을 사랑하던 친구들이 듣겠죠.
즉 자살은 0 이아니라 죽은다음에도 계속 - 될뿐입니다.
0
bca21fc2
2017.10.22
그리고 맨위에 분이 여초회사는 그런분위기다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거는 저는 잘모르겠구요 제가 생각하는건 근본적으로 사람이 사람싫어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는 사람이라. 아ㅁ무리 여초라도 이유없이 저러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0
3ed57959
2017.10.22
@bca21fc2
이립의 나이에, 그렇다고 한다면 저는 이제 죽는 길밖엔 없습니다.
제가 한 모든 행동은 무의미했고, 근본적으로 싫은 사람이란 말밖에 되지 않으니깐요.
그렇다면 저는 대체 왜 태어난 걸까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죽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젠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음주에 정신과에 들를 예정입니다.
정신과에 들러 마음을 고치게 되면 이제는 아무와도 만나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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