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란 녀석은 여름에 장마철이 지나고 나서 올라오는 단골손님이지!

특히나 우리나라는 그런 태풍의 길목에서도 아주 오묘하게 빗겨나가는 일이 많아서 '단군할배의 위치선정'에 감탄하는 일도 비일비재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 태풍은 대체 왜 우리나라를 그렇게 묘하게 비켜가는 걸까?

방금 이번에 올라올 18호 태풍 '탈림'의 예상경로를 보고 왜 그런지 궁금해 하는 게이들이 많아서 이 글을 써보게 된 거야.

일단, 태풍이란 무엇일까?

태풍이란 위도 5º~15º 사이 수온이 27ºC 이상 되는 곳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 중 풍속이 17m/s 이상이 되는 것들을 말해

이 태풍이란 것은 저위도에서 남아도는 열에너지를 고위도 지방으로 나눠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치자면 땀과 같은 녀석이지

그리고 태풍은 강한 바람을 동반하는 저기압이기 때문에 바다물을 아주 잘 섞어줘서 해양생태계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지

잡소리 집어치우고 태풍이 왜 저런 묘하고도 묘한 경로를 갖게 되는지 설명해줄게

적도에서는 태양열을 받아 공기가 뜨거워지고 극지방은 추워서 공기가 냉각되기 때문에

이 열에너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지구의 대기는 대류하며 순환하지

이 대류하는 과정과 지구의 자전이 합쳐져서 적도~위도 30도 부근까지는 동풍계열의 무역풍이 불고

위도 30도~60도 부근에서는 서풍계열의 편서풍이 불게 돼.

태풍은 위도 5~15도 부근에서 생성된다고 했으니 태풍이 생성된 직후에는

동풍계열의 무역풍을 받으면서 북상하기 때문에 북서쪽으로 경로가 진행되면서 위력이 점점 강해지다가

위도 30도 부근이 되면 이 무역풍이 약해지기 때문에 태풍의 진행이 주춤하면서 방향이 바뀌기 시작해

대만 부근에서 방향이 바뀌는 그 지점을 '전향점'이라고 하고 편서풍을 타고 북동쪽으로 진행하면서 태풍의 위력은 서서히 약해져

그래서 대만이나 홍콩, 오키나와에서 태풍 피해가 심하고 우리나라나 일본 본토지역은 '그나마' 위력이 약해진 태풍을 맞는 거지

얼마 전 있었던 태풍 '하토'의 위력을 부여주는 홍콩상황

그리고 태풍이 무역풍의 영향을 받게 되는 저위도 지방에서는 태풍의 진행방향과 무역풍의 방향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에

태풍의 이동속도가 느린편이고 30부근에서 편서풍을 타게 되면 태풍의 진행방향과 편서풍의 방향이 일치하기 때문에

태풍의 진행속도가 더욱 빨라져

위에서 봤던 탈림의 예상진행경로만 보더라도 9일에 생성된 태풍이 5일이 지난 14일에야 전향점에 도달하지만

진행방향이 바뀐 이후에는 4일 만에 그보다 더한 거리를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지

그러고보면 우리나라는 태풍의 경로로 보나 태풍의 위력으로 보나 정말 천운을 타고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어

편서풍 덕분에 대부분의 태풍은 비껴가는 것에서부터, 적당히 높은 위도에 있어서 태풍을 맞더라도 그나마 약해진 태풍을 맞는 것도 그렇고...

편서풍 타고 빠르게 지나가버리는 태풍 덕에 1~2일이면 태풍의 영향에서 벗어나게 되니까

정말 단군할배가 한반도에 자리를 잘 잡은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