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SF] Hate ; right 1-1

#Right #hate #헤이트 #라이트 #권리 #1화

어둡고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암실에서 붉은 불꽃이 치솟아 다시 사라졌다. 밝게 빛나는 불꽃은 넓은 이마, 두꺼운 어깨, 각진 턱선으로 돌아 떨어져내렸고 그때마다 방안은 환하게 밝혀졌다 어두워졌다. 모든 광경은 고요하기 그지 없어 숨막히는 중압감마저 느껴질 정도였다.

"프로메테우스" 행정관. 그가 행성 개척과 건조의 사명을 맡아 이 행성에 온지도 꼬박 오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는 바깥의 광경을 하염없이 보고 있노라니 처음 이 행성을 보았을때의 기억이 새삼 생각났다. 왜 사람들이 이곳을 붉은 보석이라고 불렀는지 말이다. 이 행성은 지옥과도 같이 끊임없이 용암이 터져나왔고 끊임없이 아귀의 입꼬리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었던 곳이었다.

“제다 입니다. 프로메테우스 행정관님. 보고 드리겠습니다.”
인공지능 “제다”가 통신망으로 들어와 프로메테우스에게 보고를 시작했다.
“현재 행성 503의 모든 개발이 완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현재 설치된 조선소와 무기고는 4주당 파섹급 순양함을 2대나 건조할 수 있는 시설로, 인류연합 이래 가장 거대한 시설이자 가장 첨단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행정관님.”

프로메테우스는 천천히 자신의 책상 서랍으로 가 거대한 시가 하나를 빼 입에 물었다. 그리고 창 밖에 타오르는 불꽃과 자신의 불꽃을 모아 검은 불꽃을 만들어 올려 붙였고 붉고 뜨거운 연기가 입 안 가득 배어드는 것이 만족감처럼 가슴에 차올랐다.

“아무런 변수 없이 순조롭게 끝났다니 다행이군. 제다, 그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나?”
“모든 공정이 끝났으니 공정이 끝난 것을 인류 연합 알파 센타우리 성계 정부에 보고해야합니다. 이후 이 행성을 양도할 민간정부와 기지 임차권을 논의하며, 공정의 완료를 축하하기 위한 파티를 기획하셔야 합니다.”

제다의 말에 프로메테우스의 미간이 조금 좁혀졌다.
“그런 낯간지러운 파티 따위를 주관하는 것은 딱 질색인데.”
제다에게 말은 그렇게 하긴 했지만 매뉴얼에 정해져 있는 절차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것도 엄연한 임무였으니까. 하기 싫다고 안하는 것은 자신의 성격상 용납될 수 없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은채 제다에게 행성 보안담당관으로 정해져 있는 “디멘드” 보안담당관을 호출할 것을 명령했다.

디멘드 보안 담당관은 검은색 약간 긴 단발머리를 한 남자로 조금 표정이 음습해보였고 할 임무만 하는 성격 같아서 프로메테우스는 처음부터 그에게 그다지 정이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친해질 필요도 없던것이 애당초 일은 전부 인공지능들이 다 해주고 있었고 보안 쪽은 그렇게 부딪칠 일도 없었기에 무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사 중 행성에는 아무런 위급한 상황도 일어나지 않아서 디멘드와 그렇게 긴밀한 상담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자신은 그의 상사였다. 부하는 몰라도 상사는 부하를 무시해버릴 수 있는 법이니까. 물론 그렇다고 디멘드가 자신에게 잘보이려 살살거리지도 않았으니 그 비호감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어쨌거나 지금 이 상황에서 디멘드는 필요한 존재였다. 자신이 이런 파티까지 주관하는데 자질구레한 보안 문제, 인원 선별 문제까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인공지능 제다가 자질구레한 것은 다 해준다지만 보고서를 올리고 검토하는 그 과정도 역겨웠던 것이다.

“행정관님, 마침 호출을 요청드릴 생각이었습니다.”
호출에 응한, 갑작스러운 디멘드 보안담당관의 말에 프로메테우스는 의아한듯 자세를 고쳐 앉았다.
“무슨 일인가?”
“저는 앞으로 열릴 행성 공개 행사와 공사 완공 축하 기념 파티에 참석하고 싶다는 파티 참석 인원 명단을 선별한 뒤 검토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행성 방문 희망자 중에 사이보그의 숫자가 일반 인류보다 너무 비정상적으로 많습니다.”
“이에 대해 인공지능은 뭐라고 판단했나?”
“인공지능 역시 문제 없다는 판단입니다만 그래도 특이 사항이라 한번 보고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정관은 보안관의 말에 탐탁치가 않았다.
“보안관은 너무 인공지능의 분석에만 의존하는거 아닌가? 특이 사항이라 보고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자네가 보기에도 뭔가 이상하다는것 아닌가. 이에 대해 더 조사하고 보고서를 써와!”
“행정관님. 저도 인공지능 보고서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곳이 사이보그들에게 인기 있을 요소는 많습니다. 생체 에너지 공급이 필수적이지 않은 외딴 외행성, 인류가 거주하기까지에 그렇게 적합하지 않은 풍경, 새로운 행성에서 오는 리스크 감수까지. 이미 인공지능도 그렇게 분석하였고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딱히 사이보그가 많이 이주한다고 하여 그렇게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실 것도 아닙니다.”

프로메테우스 행정관은 들고 있던 담배를 비벼 껐다. 그리고 뒤로 몸을 젖혀 팔짱을 낀 뒤 낮게 말했다.
“보안관. 인공지능 보고서가 절대적이라고 너무 신뢰하지 말게. 이렇게 비 정상적으로 많이 이주하는 것은 나의 감으로 보건대, 분명 뭔가 있어.”
“의미 없는 의심일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인공지능 보고서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십니까?”
“인공지능이 아니라, 사이보그에 대한 의심이네.”
행정관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붉은 용암이 타오르는 창 바깥을 응시하며 제다에게 브랜디를 따라오라고 시켰고 제다는 브랜디가 담긴 잔을 드론으로 배달해주었다.

“보안관. 사이보그가 왜 생겨난줄 아나?”
“네. 당연히…… 사이보그는 죽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대로 살아갈 수 있는 인격체를 만들고 싶어서 만들어낸 기계 인간이죠.”
“그래. 사실 기계 인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정확하겠지. 사이보그라 부를 수도 없는 놈들인데 자기 사후 세계가 보고 싶다고 팔과 다리도 기계로 바꾸다가 아예 뇌까지 기계로 바꿔버린 놈들이 바로 지금의 사이보그란 말일세.”

“그러니까… 사이보그도 아닌데 사이보그라 여겨지는게 싫으시다는건가요?”
“바로 그거네! 놈들은 사이보그라고 칭하면서 사실 기계 인간, 완벽한 로봇인 주제에 자신들이 마치 인간들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단 말이야. 이놈들은 점점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려고 하는 자들이야. 이렇게 저들이 인간의 영역을 자꾸 침해하다가는 언젠가는 무슨 일이 나고 말걸세.”
“행정관님. 그러면 향후 수명이 다 하셨거나 이 세상을 뜨셨을때, 사이보그가 되겠다는 유언은 당연히 안하셨겠군요.”
“당연한거 아닌가!”
프로메테우스는 독한 브랜디를 목으로 넘기며 화를 냈다.
“보안관. 지금 저 사이보그 놈들에게서 유행하는게 뭔지 아나? 인간과 사이보그를 구별하는 칩에 혼란을 주는 홀로그램 프로그램이 대 인기란 말일세! 특별한 카메라나 기계가 아니고서는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자가 사이보그인지 인간인지 구별도 안되는거 말야. 이게 가당키나 한가? 저들은 인간과 같은 권리를 누리려 하고 있어! 이 모든 것은 다 인간들의 욕심이 불러낸 참사네. 자신들이 앞으로 죽었을때를 생각하고 있으니 사이보그를 더 강력하게 제제해야 한다는 의견들을 무시하고 있어.”

행정관은 마시던 나머지 브랜디를 단숨에 들이키고는 잔을 드론에게 건네 주었다.
“보안관. 이 상황은 그냥 넘길 일이 아니야. 좀 더 확실히, 면밀하게 조사해서, 인공지능에 의지하지 말고, 자네 만의 의견을 첨부해서, 확실하게 밝힌 뒤, 보고서를 보내게. 알았나? 확실히 알았다면 들어가봐.”
“...알겠습니다.”
보안관이 잠시 망설이는 기색을 못느낄 프로메테우스가 아니었다. 그는 다 인공지능에게만 맡기면 된다는 무사 안일주의, 태평주의, 밥버러지 같은 인간들을 보고 있으니 치밀어 오르는 분노가 느껴졌다.
“제다! 체력단련실을 이용할 거다. 경로 안내하고 보안 풀어!”

반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건 프로메테우스 뿐만이 아니었다. 디멘드는 언짢은 표정으로 통신을 종료한 뒤 자신의 책상 밑에서 자신의 것을 소중하게 애무해주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망할 꼰대자식에 대한 욕을 퍼부었다. 그는 인공지능보다 더 확실한 의견을 내세울 것도 없는 주제에 괜히 사이보그에 대한 구차별적인 언사로 혐오감이나 표출하고 있는 자였다. 그걸 핑계로 자신에게 일이나 더 시키면서 딴지나 걸고 있는데, 합리적인 이유조차 아니지 않는가.

열받은 그는 살짝 일어나 안드로이드의 머리를 꽈악 잡고 자신의 것을 깊숙히 집어넣다 빼기 시작했다. 격렬하게 앞 뒤로 허리를 움직이며 점차 절정을 향해 치닫기 시작했고 절정이 다다르자 머리를 꾹 잡고 그대로 지긋하게 그 순간을 만끽했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토이 봇의 머리채를 잡고 그대로 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
“제다. 샤워할 거다. 토이봇이랑 다 청소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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