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 제대로 된 해일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관련된 도쿄전력 과거 경영진 3명이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그리고 오늘 6월 30일, 첫 공판이 벌어졌다.

피고인 3명은 각각 도쿄 전력의 전 회장, 전 부사장, 전 이사다.

피고인들은 해일이나 지진같은 천재지변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 그러니까 무죄라는 주장을 펼쳤다.

언듯 들으면 그럴듯한 말처럼 생각되지만....

http://kokkai.ndl.go.jp/SENTAKU/syugiin/165/0002/16510270002003a.html

http://kokkai.ndl.go.jp/SENTAKU/syugiin/174/0098/17405260098014a.html

문제는 2005년 이전부터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부족한 안전 대책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일본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계속 나오고 있었다는 점.

원래 후쿠시마 발전소는 지진에 의한 해일 피해를 막기 위해 수십미터 높은 언덕 위에 건설됐어야 했다.

헌데 냉각수를 퍼올리는 비용이 늘어나는 걸 우려한 도쿄전력이 언덕을 깎아서 해수면 보다 조금 높은 현재 위치에 건설했다

위치 변경에 따른 원자로 건물 설계 변경을 하지 않아서 냉각시설에 전원을 공급하는 전력 공급 시설이 바다 방향으로 설치됐다.

거기에 수십미터 높은 위치에 건설될 예정이었으니까 해일을 막기 위한 방호벽도 고작 몇 미터 높이.

이것도 설계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됨.

그래서 바다에서 큰 해일이 들이칠 경우 전력 시설에 직격해서 그대로 원자로 냉각시설이 멈출 우려가 있었다.

일본 야당 의원들이 몇번에 걸쳐서 비상용 백업 전원을 추가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했으나

도쿄 전력은 이미 이중 백업 전원이 있기 때문에 안전하며 그렇게 큰 해일이 일어날리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결국 2011년 3월 11일, 쓰나미가 전력 시설을 박살냈고 도쿄 전력이 자랑하던 이중 백업 전원도 함께 날아갔다.

한마디로 도쿄 전력 과거 경영진들은 재해 대책을 못 한 게 아니라 안 했다는 소리.

===============================================================================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는 도쿄 전력의 손을 들어주며 이런 답변을 내놨다.

http://www.shugiin.go.jp/Internet/itdb_shitsumon.nsf/html/shitsumon/b165256.htm

야당 의원
해외에는 백업 전원을 이중으로 마련해뒀는데도 사고가 일어난 사례가 있다. 일본은 괜찮은가?


아베 신죠
해외와 우리는 원자력 발전 구조가 전혀 다르다.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볼 수 없다.





야당 의원
냉각 전원이 완전히 망가졌을 경우,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해뒀나?


아베 신죠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전의 태세를 준비해뒀기 때문에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
냉각에 실패해서 연료봉 껍질이 소실될 경우,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해뒀나?


아베 신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전의 태세를 준비해뒀기 때문에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
원자로가 파괴되서 방사성 물질이 흩어졌을 때 피해 범위 예측이나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해뒀나?


아베 신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전의 태세를 준비해뒀기 때문에 복구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6년 뒤, 이런 자신감 과잉이 얼마나 위험한지 전세계에 확실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