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괴담

Reddit 번역 - 스압) 독특한 수집품(An Unusual Collection)

"부자는 미친놈이 될 수 없다. 단지 괴짜라 불릴 뿐." 우리 삼촌만큼 이 말이 들어맞는 사람은 없다. 내가 이해할 흉내도 못낼 군용 소프트웨어로 막대한 돈을 벌고는 42세라는 창창한 나이에 은퇴해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다녔다. 


 그는 세계 곳곳에 집을 갖고 있었고, 개인용 제트를 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그의 말이라면 뭐든 따르는 고학력에다 여러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스태프들도 있었다. 언제든 누군가를 고용할 때면 삼촌은 "박사학위가 없는 놈 따윈 필요없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런 유능한 사람들이 왜 이런 괴짜 밑에서 일하는지는 좀 의문이었지만, 스펜서 삼촌은 아주 관대한 고용주였다. 


 얘기가 삼천포로 좀 빠졌지만, 정말로 삼촌을 괴팍하게 한 건 저 중 그 무엇도 아니었다.


 삼촌을 괴짜로 만든 건 사후에 대한 집착이었다. 그는 자신과 일하는 모든 종교에 권위를 갖고 있었고,  물리학자와 심리학자의 번호가 단축키에 있었으며, 월급대장에 뭐라 적혀있건 간에 영매인지 영능력자인지 하는 것들을 다섯은 넘게 데리고 있었다. 


 그는 모든 문화권에서 죽음과 관련된 유물을 그러모았고, 어찌 얻었는지 모를 미라 한 쌍(그는 그들을 Harriette와 Harrison이라 불렀다.)과 오로지 그 둘만을 위한 방까지 만들었다. 


 아빠는 당신의 형제가 언제나 죽음과 그 후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노라 말하였고, 그건 아마 어렸을 때 모친을 잃은 까닭일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그 집착은, 삼촌이 돈을 벌면서부터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인생 전반을 쏟아부은 그런 섬뜩한 흥미에도 불구하고 우린 삼촌을 사랑했다. 그는 재치넘쳤고 재미있었으며 우리가 원할 때 원하는 곳은 어디로든지 데려다줬으니까. 선물공세도 자주 퍼부었고 웃음소리는 크고 전염성있는 데다 친구나 가족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사람이기도 했고.


  그래서 삼촌이 나와 형제들에게 자신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별장에서 같이 지내지 않겠냐고 했을 때 읽자마자 동의했다. 삼촌은 결혼도 안 했고 자식도 없어서 조카들을 아주 오냐오냐하고 대했으니까. 물론 불만은 없었다. 


 개인 비행기를 타고 공항까지 온 뒤 리무진으로 숲속의 별장에 도착하자, 선풍과 선물 바구니까지 준비한 삼촌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발을 딛기가 무섭게 우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와줘서 정말 기쁜데! 배는 안 고프냐? 뭐 좀 먹으러 갈까."


 내 동생, 8살 짜리 사지 달린 위장은 삼촌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달려가고 있었다. 난 삼촌 옆에 붙어서 동굴 같은 현관을 지나 부엌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걷는 동안 소소하게 잡담을 나눴다. 그러다 옆뜰에 난 창문 너머로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 상자 세 개를 들고 낑낑대는 게 눈에 띄었다. 


"새 가구야?"

"새 수집품이지." 그가 씩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뭔데?"
"유령들."


 스펜서 삼촌은 이런 걸 정말 평범하게,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그 탓에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알아듣는 데는 몇 분 정도 걸렸지만. 그리고 그 말이 이해됐을 때, 나는 멈춰서서 그를 쳐다봤다.


"유령들?"
"뭐, 그 비슷한 거다. 의식을 좀 치르고, 또 뭘 좀 해야 하고 그렇지만. 그래도 얼마 안 있으면... 예쓰!"

"잠깐, 진심이야?"


 아무리 스펜서 삼촌이라도 이건 좀 너무 갔다 싶었다.


"물론이지. 중국에서부터 강신론자랑 수도승들 데리고 수입해온 거니까."

"어... 진짜야? 무슨 빈 상자 몇 개에 돈이랑 귀중한 휴가 날려먹는 게 아니라?"

 삼촌은 꽤 심각하게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오, 아냐. 몇 달 동안 세운 계획이라고. 너희 둘을 부른 이유이기도 하고. 애들 말이야. 어린이들, 너처럼 나이가 좀 있어도 너나 동생 같은 어린이는 어른들보단 영계에 더 잘 맞으니까. 너흰 아무것도 안 해도 돼. 그냥 이상한 소리를 듣거나 뭔가 보이거든 나한테 말해주기만 하면 된단다."

"알았어." 난 회의적으로 답했다. 


 16살이나 되어서 스스로를 어린이라 여기기는 힘들었다. 게다가 난 유령 따윈 믿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삼촌과 여름을 보낼 수 있다면야 이 정도쯤이야.


 우린 팻에겐 유령에 관한 건 아무 말도 않기로 했다. 걘 너무 어려서 삼촌이 하는 말이라면 다 믿을 터였으니. 아마 유령이라는 말만 들어도 제 침대 안에서도 제대로 못 잘 게 뻔했다. 여기 있는 내내 말이다.


 "귀를 열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이상한 소리를 하면 내게 알려줘." 삼촌은 우리가 팻과 만나 점심을 먹기 전에 내게 다짐하게 만들었다.

"알았어." 난 동의했지만 우리가 지내는 동안 유령을 볼 일은 없을 거라 자신하고 있었다.


 거대한 상자와 그걸 나르는 인부들이 집의 구석 너머로 사라지고 난 뒤부턴 삼촌은 그들에 관핸 한마디도 하지 않았고, 나도 묻지 않았다. 아마 그 미라들을 얻었을 때랑 같은 상황일 것이었다. 


 한 고대 이집트 문화 전문가에게 넘어간 삼촌은 미라를 되살릴 수 있다는 말에 수 주 동안 다양한, 프랑켄슈타인에서 영감을 받은 기술 등을 시험해봤지만 결국 두 개의, 여전히 죽은 데다 말라 비틀어진 시체 두 구를 얻었을 뿐이었다. 


 그는 이집트 전문가를 해고했지만 미라는 계속 보관했다. 물론 죽은 채인 그대로.


 2개월 방문에서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을 무렵, 팻이 처음으로 내 침실로 달려왔다. 


 늦은 때였고, 팻이 자는 시각을 훨씬 지나있었다. 그 소리를 문 밖에서 들었을 때, 나는 막 잠이 들려던 참이었다.


"신디?" 그가 속삭였다. 


 난 신음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굴러내려 그를 안으로 들였다.


"왜 아직 안 자는 거야?" 내가 야단 치듯 물었다.

"못 자겠어." 그는 여전히 속삭이고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왜?"
"여자애 때문에."
"무슨 여자애?"
"우는 애."


 그앨 들어다 침대에 놓을 동안 난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삼촌과 그의 새 수집품이었다. 멍청한 생각이야. 유령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냥 낯선 데에 있어서 놀란 거겠지.


"분명해. 그냥 악몽일 거야."

"아냐." 팻이 미심쩍게 말했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같은 데도 선명하게 들리는걸."

"아마 삼촌네 직원이었겠지. 여기 많이 살고 있잖아? 우리가 잘 땐 여기 안 오지만 소리는 멀리서도 들릴 수도 있으니까. 분명 그런 걸 거야."

"아마도. 오늘 같이 자도 돼?"
"오늘만이야. 넌 밤에 남의 방에 달려오기엔 너무 컸어. 너도 알지?"

"응"

"그래, 사랑해. 코딱지야."

"나도."

 

  인사를 나눈 뒤에 팻은 쉽게 잠에 빠졌다, 그리고 다음 아침 그앤 밤에 뭘 들었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았다.  다 지나친 상상 때문이었겠지. 하지만 그 일을 말하진 않았다. 삼촌에게도. 삼촌을 격려하긴 싫었으니까. 


  그날 밤 난 팻을 침대에 눕히고 그가 들을지도 모르는 그 어떤 것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재차 알려줬다. 이마에 키스하고 야간등을 확인한 뒤에 그의 방을 나서 내 방으로 돌아갔다. 자기 전에 인터넷이나 하고 친구들이랑 채팅이나 좀 하려고.


 모서리를 돌자 복도 끝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눈에 띄였다. 그리고 맹세컨대, 눈깜짝할 새에 흰 옷을 입은 검은 장발의 여자가 어두운 입구 복도를 지나가는 걸 봤다.  

 짧은 비명과 함께 난 방으로 뛰쳐들어가 문이 부숴져라 닫았다. 크고 고통스럽게 박동하는 심장이 귀를 울렸다. 난 바닥을 쳐다보며 내가 방금 뭘 본 건지 이해하려 했다. 가정부? 삼촌의 보조? 유령? 


 그게 누구였든 간에 난 그날 램프를 켠 채로 잠이 들었다.


 삼촌에게 말하기엔 좀 망설여졌다. 난 유령을 믿지 않기도 했고. 하지만 이 집의 일부는 기괴한 분위기가 느껴졌고, 팻은 환청을 듣고 있었고, 난 누군가를 봤다. 게다가 삼촌은 유령 수집품을 모으기 시작했으니 '완벽히' 부정하긴 힘들었다.


"어제 뭘 본 것 같아." 삼촌과 단 둘이 있게 됐을 때 난 그 사실을 고백했다. 


 그가 날 올려다봤다. 놀란 눈이었지만, 뭔가 다른 게 느껴지기도 했다. 걱정?


"뭐?"
"확실하진 않은데, 여자애일지도? 동양인 같던데. 진짜 잘 모르겠어."
"말해줘서 고맙다." 그는 말을 마치고 떠났다. 


 난 그가 흥분했거나 더 자세한 걸 원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흥미를 잃은 것처럼도 보였다. 마치 내가 그의 미친―미안, 괴팍한― 계획이 성공할 거라 말하지 않기라도 했다는 듯이. 이상했다, 삼촌은 특히. 프로젝트나 계획이 연관된 일엔 절대 열정이 모자라지 않았는데.


 삼촌은 저 일 뒤로 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다. 


 뭣 때문에 저러는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너무 신경쓰지는 않기로 했다. 아빠는 언제나 삼촌이 사소한 일로도 기분이 변한다고 했다. 아마 그걸 처음으로 보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삼촌과 그 이상한 반응을 머릿속에서 몰아내고 팻을 찾기로 했다. 같이 산책을 나가야지.


 팻이 문을 두드렸을 때 시계는 새벽 1:03을 가리키고 있었다. 몇 시간밖에 못 잤는데. 숲에서 팻을 쫓아다니며 놀아 지친 탓에 잠에서 깨자마자 짜증이 확 났다.


"신디, 나 들어가도 돼?" 팻이 다급하게 쌕쌕댔다. 


 마지못해 이불을 걷어차고 문을 열었다. 


"뭔데?" 난 따졌다.

"다시 들려! 그 여자애야!"

"말했잖아. 팻-"

"뭔가 이상한 말로 떠드는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되게 겁에 질린 것 같긴 하던데."


 또다시, 난 우리가 왔던 날 삼촌이 들여온 중국 유령들과 내가 복도에서 본 유령들이 떠올랐다. 마른침이 넘어갔다.


"좋아." 난 그걸 무시하려는 투로 말했다. "들으러 가자."


 우린 손을 맞잡은 채 까치발로 팻의 방까지 가 문 앞에 섰다. 우리 사이엔 팽팽하고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고 난 스스로에게 떨지 말라고 되뇌었다. 내가 무서워 하면 동생도 그걸 보고 무서워 할 테니까.  


 팻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댔다. 비록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있었지만, 조용히 하라는 동작이었다. 그리고 우린 들었다. 매우 희미한 소리였다. 내 숨소리에 파묻힐 정도라 숨을 참고, 팻에게도 똑같이 하라고 해야 했을 정도로. 하지만 똑똑히 들려왔다. 여자의 울음소리가.


 믿을 수 없었다. 믿기 싫었다! 하지만 어떻게? 유령을 본 뒤에 이젠 소리까지 들린다. 정말 삼촌은 중국에서 유령을 들여온 걸까?


"네 방으로 가." 재빨리 팻에게 지시했다. 

"곧 올 테니까. 알았지?" 


 긴긴 복도를 지나 방으로 돌아온 나는 폰을 들고 소리가 난 곳을 향해 서둘렀다. 증거를 찍어서 보여주면 내 말을 믿겠지! 또한 나 자신을 믿기 위해서도 증거가 필요했다.


 난 겁에 잔뜩 질려 흥분한 데다 온몸엔 닭살까지 돋았다. 울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더 격렬해졌다. 그리고 가끔 말들이 섞여들었지만 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가끔 뒤를 돌아볼 때면 삼촌의 집인데도 불구하고 끝없는 미궁에 갇혀있다는 착각마저 들었다. 모든 가구들 역시 어둠 속에서 일어나 기분 나쁜 그림자를 드리우는 듯했다.


 몇 번이고 포기할 뻔했지만 소녀의 목소리에 담긴 슬픔과 간절함이 나를 이끌었다. 삼촌이 유령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할 증거만 모은다면 이 유령은 그냥 보내주거나 제령해주거나 여튼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마치 고문받는 듯한 소리를 내고 있었다.


 결국 난 Harriette와 Harrison의 방 앞에서 멈췄다. 그리고 잠깐 동안, 그 유령은 그냥 피난처를 찾았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자는 사자를 찾을 테니 영 틀린 소리도 아니었고.


 하지만 그때 으슥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발소리와 종이들이 섞이는 소리도. 난 멈춰서서떨었다. 돌아갈까? 저 안엔 분명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소녀의 소리를 듣지 못한 걸까? 


'어린이들, 너처럼 나이가 좀 있어도 너나 동생 같은 어린이는 어른들보단 영계에 더 잘 맞으니까..' 삼촌의 목소리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천천히,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조용히, 엿볼 수 있을 정도로만 문을 열었다. 미라를 책임지는 인부들일지도 모르는 사람을 놀래키고 싶지도, 또 내가 유령을 추적중이라는 설명을 하고 싶지도 않았기에.


 그런 상황이 오지는 않았다. 그건 유령이 아니었으니까. 


 거긴 여자애 한 명뿐이었다. 손몪이 묶인 채로 매달려 멍들고 베인 상처로 덮인. 그녀가 입었던 화려한 흰색 천옷은 붉게 얼룩져있었고 머리칼은 뭉개진 얼굴 주위로 늘어뜨려져 있었다. 한쪽 눈은 부어올라 감겨있었고  입을 움직일 때마다 이가 있어야 할 자리엔 틈새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와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보이는데.


 그녀의 몸은 흐느끼며 들썩이고 있었고 입으론 빠르고 절박한, 중국 방언 같은 것을 주억거리고 있었다. 그녀를 무시한 채로 뭔가를 적고, 컴퓨터를 두드리고, 주문을 암송하고 있는 이들에게. 


 빈 통이 두 미라가 잠든 석관 사이에 놓이고, 방의 가장 구석진 데서 누워있는 창백한 중국인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탁자 위에 손발을 뻗은 채로 누워있는 그 남자는 의식용 복장이나 전통 복장을 입고 있는 듯했다. 그는 이상하리만치 몸을 움직이지 않았고, 검은 눈동자는 머리 위의 천정에 고정된 채였다. 그리고 서서히, 소름돋는 공포가 배꼽을 타고 올라왔다. 


"그는 죽었어." 그것이 속삭였다.


 난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쳤다. 문에서 떨어져 할 수 있는 한 가장 빨리 복도를 내달렸다. 누가 듣고 있었나 어깨 너머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방에 처박히듯 들어와 문을 잠그고 세면대에 대고 몸을 들썩였다.


 경찰은 내가 911에 연락하기가 무섭게 도착했다.


 그 소녀, 중국 시골 출신인 15세의 고아는 삼촌이 유령수집을 위해 상자로 나른 세 명의 사람 중 하나일 뿐이었다 


 나라들을 돌아다닌 끝에, 스펜서는 중국의 민속설화와 영적 존재들에게 병적으로 매료되었다. 흥미는 곧 집착이 되었고, 몇몇의 "초자연현상 전문가"들과 상의한 끝에 이 유령들은 진짜라고 확신하고, 그것들을 잡아다 모아서 제 집을 장식할 색다른 기념품으로 만들고자 했다. 


 추측건대 미라가 있던 나무상자나 그가 죽은 자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해줬던 물건들엔 실제로 스펜서가 돈을 주고 약을 먹여 미국으로 옮긴 사람들이 들어있었을 것이다.


  한 명은 중년 여성이었다. 가난했던 그녀는 취업을 알선받고 미국으로 가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그녀는 가장 먼저 죽었다. 내가 방에서 봤던 빈 통에서 익사당했다. 아마 물귀신을 만들려고 했던 것 같다.


  두 번째는 중국 벽촌에 사는 연로한 부모를 부양할 돈을 벌고자 온 젊은 남자였다. 스펜서는 그가 강시로 만들길 바랐다. 신화에 따르면 뛰어다니는 흡혈귀, 혹은 좀비 타입의 크리처다. 그들은 그를 목졸라 죽였고, 영매는 남자의 영혼을 강제로 시체에 속박시켜 움직이게 하려 했다. 


 마지막은 어린 소녀였다. 그들은 그녀가 강제로 자살하게 만들었다. 스펜서는 학대받다 자살한 여자가 복수심에 찬 귀신이 되어 복수를 하러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영매에게 그녀의 영혼을 담을 수 있나 확인받았다. 영매가 수락한 뒤에, 그는 그녀를 구타하고 고문하며 자살하라고 강요했다. 


  스펜서는 그게 그렇게 오래 걸리거나, 팻이나 내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소리가 크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는 소녀가 탈출하리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소녀를 봤던 밤, 그녀는 탈출구를 찾고 있었고 내가 방으로 도망친 지 얼마 안 되어 그들은 그녀를 다시 포획했다.


 그날 있었던 일을 말하자 이상하게 굴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돌아보면 귀신이 실재할 거라 조금이라도 믿었던 게 얼마나 멍청하고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모른다. 그렇게 멍청하게 굴지만 않았어도 남자를 살리고 소녀의 고통을 일찍 덜어줄 수 있었을 텐데. 내 무감각함 때문에 그녀는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게 됐다. 난 영원히 속죄할 것이다.


 덧붙여, 그의 재력이 그런 극단적인 짓을 가능케 했던 것도, 또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그가 주머니를 채워준다는 이유만으로 이 계획을 단지 그의 "괴팍함"으로 받아들이고는 못본 체 했다는 것도 믿을 수가 없다.  그 어떤 금액도 한 생명을 대신할 수 없다. 하물며 셋이야.


 내 삼촌은 부자였다. 그래, 하지만 그는 괴짜가 아니었다. 존나 미친 새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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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s://www.reddit.com/r/nosleep/comments/6innww/an_unusual_collection/


길고 추워서 제대로 집중을 못함. 의역이 좀 있음. 삼촌 이름이 Spence와 Spencer를 왔다 갔다 해서 스펜서로 통일함.


 

  

9개의 댓글

2017.06.22
난 미국 괴담 너무좋더라. 전에 레딧 괴담 모음 사이트 있었는데 순식간에 다읽어버리고 아쉬워서 울었음
0
@하라쇼
오 거기가 어딘지 알려주겠니
0
2017.06.23
@부두뽕에취한다
https://m.blog.네이버.com/PostList.nhn?blogId=threetangz&categoryNo=11
0
@하라쇼
Хорошо!
0
2017.06.22
이런 거 너무 좋다
0
알고보니 인육ㄷㄷㄷ같은것보다 훨씬 좋았음ㅊㅊ
0
2017.06.24
내가 뭘 읽은거지?
0
2017.06.24
그니깐 삼촌이 일부러죽이고 대려왓다는거지?
0
2017.06.25
초반에 동생보고 사지달린 위장이란 표현이 왤케 웃기냐 하다가 마지막에 소름돋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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