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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겟아웃은 '후진 스릴러의 탈을 쓴 멍청한 풍자'의 탈을 쓴 똑똑한 풍자극이다.

*스포주의


영화를 다 본 사람의 이해와 감상을 넓히고 의견을 교류하기 위해 쓴 글임.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읽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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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아웃을 보기전에는 로튼 99퍼라고하고, 무슨 영화포스터에 뭔 찬사로 도배를 해놨을래 나름은 기대를하고 영화를 봤는데


상당히 별로인 영화였음.


스릴러적인 면에서도 그닥 새로울 것 없이 뻔한 소재에 그 뻔한 소재에 어울리는 뻔한 전개와 결말까지ㅋㅋ


(진짜 마지막에 사슴어택에선 ㄹㅇ 육성으로 터졌었음)


영화 <위커맨>이나 <더 큐어>말고도 이런 비슷한 구성을 가진 영화들은 엄~~~~청나게 많았거든. 


그리고 별로 그것들을 재미있게 보지도 않았고ㅋㅋ


게다가 영화가 스릴러의 형식을 취하고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너무나도 노골적으로 느껴져서 거부감이 들정도였음


흑인 불쌍하고 백인 나뻐라고 너무나도 말하고 싶어하는게 너무 강하게 느껴졌다 이말이야. 연출에서 무슨 피해의식까지 느껴질 정도였으니..


그래서 영화를 처음 봤을 땐


이 영화는 멍청한 스릴러의 탈을 쓴 멍청한 풍자극이라고 생각을 했었어




근데 얼마전에 이 영화를 본 다른 친구하고 영화를 다시 곱씹어보니까


사실은 멍청한 풍자극의 탈을 쓴 꽤나 똑똑한 풍자극이더라고ㅋㅋ


나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이 왜 이 영화를 안좋게 보는지도 알았고 


왜 미국에서 평이 이렇게도 괜찮은 건지도 이해가 가더라 (뭐 로튼 99퍼는 나중에 떨어질꺼라고 생각하지만ㅋㅋ)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단순히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 그 자체를 포괄적으로 까는 영화가 아니야


영화를 이렇게 이해하면 이 영화는 멍청한 스릴러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긴 힘들어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는 인종차별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의식보다는 PC에 대한 비판의식이 더 커


이 영화는 단순히 "인종 차별을 하는 백인 새끼들 순 나쁜새끼들이에요" 라고 하기보다는


"속으론 우월감으로 똘똘뭉쳐 있으면서 겉으론 인종 차별을 혐오하는 척하는 가식적인 백인 새끼들이 얼마나 역겨운지 보여줄게" 라는 영화야.


이게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면 故박완서 선생님의 <도둑맞은 가난> 이라는 단편을 떠올리면 딱 감이 잡힐꺼야


그들은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

나는 우리가 부자한테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 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

(도둑맞은 가난 중)


영화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오바마가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는 것도, 자신은 흑인을 좋아한다고 한 것도 분명히 다 진심일꺼야


영화의 나온 백인들 중에 흑인을 싫어하고 혐오해서 차별하는 사람들은 아마 없었을꺼야


진심으로 그 백인들은 흑인을 탐냈던거야. 


다만 자신들과 동등하고 평등한 개인으로서 흑인을 탐낸것이 아니고


자신들의 허영심을 채워 줄 수단으로서 그들을 탐한 거지. 


마치 <도둑맞은 가난>에서 부자친구가 자신의 삶을 빛낼 용도로의 '가난'을 탐했던것처럼 말이야.




영화는 미국 사회에서 소수자에 대한 배려나 인식이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꼬집고 


그러한 태도가 당사자들에게는 얼마나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에 대해서 말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해


주인공이 통화로 자신의 친구에게 마치 여기 사람들은 흑인을 처음본것처럼 너무나도 어색하게 행동한다고 말하는 것 처럼 말이야.




그런데


아마 인종차별의 문제는 인종차별대로, PC의 문제는 PC대로 섞여서 혼란스러운 미국사회라는 문맥이 나에게도 있었다면


처음 봤을때보다 난 이 영화를 정말정말 좋게 봤을꺼야


근데 나는 미국사람처럼 이 영화에 크게 이입을 하기가 힘들었던게


흑인을 탐하는 백인이라는 영화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역설적이고 특수한 관계가


단순히 젊고 건강한 사람을 탐하는 정말로 상식적이고 단순한 관계로밖에 안 와닿았었거든


미국사람들이라면, 인종차별이 있는 나라의 사람이라면, PC의 패악이 있는 나라의 사람이라면


분명 영화의 주인공과 백인들의 관계를 역설적이고 특수한 관계로 볼 수 있었을꺼야



하지만 나에게는 똥송한 마인드가 더 커서 백인뿐만 아니라 흑형도 존나 부러워하는 놈이기 때문에


처음 봤을 때 아얘 영화를 잘못해석해버리고 아주 단순하고 멍청한 스릴러로 밖에 못 봤었던 것이었음


하지만 이걸 알고 영화를 평가하려고 해도 나에겐 인종차별이란 소재는 너무나도 이입하기 힘든소재라


이해는 가지만 이입은 안되는 영화라는 사실은 변치않음.

4개의 댓글

2017.05.23
막줄이 모든걸말해주네 ㅊㅊ
0
2017.05.23
@명의동정
헬조선 똥양인 김치맨이 어떻게 천조국 흑형을 가여이 여길 수 있으랴
0
흑인이부럽다니.. 흑인들이랑 일년만살아보면 얼마나 좆같은지 뼈저리게느껴질거야~
0
2017.05.24
박완서 선생님 소설 구절보고 뒤통수 맞는 느낌
나만 저렇게 생각한게 아니구나라고...
지금 도서관인데 저거 빌려봐야겠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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