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즉석단편) 가방

길 가에 가방이 하나 놓여져 있다.


처음에는 해가 채 뜨기도전의 새벽에 농부가 가방 옆을 지나갔다.

하지만 농부는 감긴눈을 비비느라 가방에 신경을 쓰지 못했다.


다음으로는 도시에서 꽤나 떨어진 그 농부의 집에 신문을 전해주러 온 신문배달부 소년이 가방을 발견했다.

소년은 농부와 달리 가방을 호기심에 찬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리저리 기웃거리며 가방을 탐색하던 소년은 마침내 손을 뻗었다.


가방의 지퍼를 열어 벌리자, 그 안에는 아몬드 초콜릿이 한 가득 들어있었다.

소년은 두 눈과 입을 한껏 확장시키고는 그 안으로 손을 뻗으려 했다. 


그 순간, 손목에 차고있던 시계에서 '삑!' 하고 알람이 울렸다.

소년은 시침이 가리키는 숫자를 보고는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황급히 그자리에서 일어나던 소년은 잠시 골똘히 생각하더니, 이윽고 가방을 다시 잠그고는 그 옆에 있던 커다란 돌 뒤에 숨겼다. 

소년은 주변기색을 잠시 살피고는 그대로 가던길을 따라 뜀박질하기 시작했다.


소년이 떠나자 마자 이번에는 커다란 마스크를 쓴 검은 옷의 사내가 나타났다.

그는 소년이 서성거리던 흔적을 따라 움직이다가, 돌 뒤에서 그 가방을 찾아냈다.


그는 지체없이 가방의 지퍼를 내렸다.

그 안은 황금빛으로 가득차 있었다. 척봐도 순금인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찬란함이었다.

떨리는 손이 그 황금빛 주둥이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손이 그 황금빛 물결의 중심에 닿았다고 생각했을때, 가방의 변화가 시작됬다.

지퍼였던 부분은 어느새 날카로운 송곳니들로 변해 있었고, 가방의 양 옆에는 근육질의 커다란 팔이 돋아나 사내를 꽉 붙잡았다.

사내가 눈치챘을때는 이미 송곳니들이 자신의 팔 피부 깊숙히 파고든 후였다.


사내는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을 치며 벗어나려 했지만, 오히려 가방에서 튀어나온 팔에 붙잡혀 조금씩 깊숙히 먹혀갔다.

얼마지나지 않아 바닥에 흐른 피가 웅덩이를 형성하자 비명소리가 잦아들었다.


그리곤,


아그작 거리는 소리만이 한동안 울려퍼졌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상이 이번 사건의 전말입니다."


"... 그래서, 그 괴상한 가방은 대체 뭔가?"


"모르시겠습니까? 당연히 미믹(mimic)이죠."


"미믹? 미믹이라고 하면 보물상자 형태로 사람을 현혹시켜 잡아먹는다는 몬스터 말이야?


하지만 이건 가방이지 않나."


"미믹은 의태하는것이 특기인 마법 몬스터입니다. 흔히 보물상자의 형태로 알려져 있지만, 그건 던전에 있는 종들입니다.


던전 밖의 야생종들은 인간이 자주 사용하는 도구로 자유롭게 의태해서 접근하죠.


당신은 몬스터 생태에 대해 좀 더 공부하는 편이 좋겠군요. 이건 모험가들에겐 기본적인 상식이라구요."


"난 모험가가 아니야. 경관이지. 내가 담당하는 일들은 인간사이의 트러블에 관한거야. 몬스터에 의해 일어난 일은 내 관할 밖이라고. 


거기다 원래 이 마을에는 몬스터가 나타나는 빈도자체가 손에 꼽을정도야."


"...뭐, 그것도 그렇네요. 아무튼, 미믹은 인간의 도구로 의태하는 것도 특기이지만, 환각을 보여주는것 또한 특이적인 능력입니다. 접근해온 인간이 원하는 바를 기가막히게 


알아내고, 그것을 자신의 고유한 마력을 이용해 그 인간의 망막에 투영해 내죠. 참고로, 인간의 욕망을 읽어내는 능력은 서큐버스와 함께 그 기전이 아직 연구중에 있습니


다."


"거참 복잡한 몬스터로군. 아무튼 교활한 놈이라는 것만은 알겠어."


"마법을 쓸 줄 아는 몬스터는 대부분 그렇죠.


그건그렇고, 최초 신고자인 신문배달부는 어떻게 하셨나요?"


"병원에 있다네. 사방팔방 피가 그득한 공간에 가방하나가 덩그라니 있는 광경은 아무래도 자극이 클거야. 자칫하면 트라우마가 될 수 있으니 전문가 상담을 추천했지."


"잘 하셨네요. 어린나이에 그런걸 보는건 심적으로 안좋을텐데 잘 털어냈으면 좋겠군요.


그래도 사건이 두 건이나 동시에 해결된건 운이 좋았군요. 먹혀버린 그 사내는 지명수배된 강도였다면서요?"


"그래. 기막힌 확률이지. 아마 우연히 이 마을에 와서, 외딴곳에 사는 농부의 집을 노렸던 모양이야. 사람이 죽은건 안타깝지만, 한편으론 내 관할의 마을사람이 무사한 것


에 안도하고 있다네. 엽기적인 사건이지만, 골치아픈 일로 번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야. 자네 덕분에 빠르게 파악되서 이상한 소문도 퍼지지 않았고.


ㅡ그럼, 내일부턴 그 미믹이 어떤 경로로 숨어들어왔는지 조사해봐야겠군. 좀 더 도와줄거지? 모험가 출신 탐정 양반?"


"네. 물론이죠. 그러기 위해 고용된거니까요."


"좋아. 그럼 또 바빠질 내일을 위해 마지막 잔을 하자구."


"...그 말이 벌써 다섯 번은 넘었을텐데 말이죠."


아른거리는 촛불이 두 잔의 그림자가 겹치는 실루엣을 만들어내자, '챙'하고 소리가 울렸다.




엌 이거하나 쓰는데 왜캐 오래걸리지.

9개의 댓글

2017.05.20
너무 읽기힘들다. 번역투같은 느낌도 나고, 한국어로 일본말을 적은 느낌이남.
0
2017.05.20
@전자연필
얼 그렇냐?

맨날 번역만화만 보다보니 옮았나보다.

어떤점이 그럼?
0
2017.05.20
@오래된duck
음 그렇게 말하면 딱 잡아 말하기 힘든데, 전체적으로 그럼
0
2017.05.20
@전자연필
쩝... 찝찝하네
0
2017.05.20
@오래된duck
한국소설 많이 읽어? 읽어서 비교해봐
0
2017.05.21
뭔가 일본 소설스러운 향기가 난다
물론 흥미롭게 읽었어
0
2017.05.21
@드림라이너
일본어투가 나는건 확실한가보네.

책을 편식하면 안되겠어...

ㄳㄳ
0
2017.05.21
이것저것 있지만 제일 눈에 띄는거 하나만. "가방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 "가방이 변하기 시작했다." 이런식으로 써야되지 않나
0
2017.05.21
@adadadad
맞네.

내 뇌가 잠식당했다 슈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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