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며...
초반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과 씬을 보며 혼란함을 느꼈다.
그 혼란함이 싫진 않았다.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으니까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내 표정은 점점 굳어져갔다.
화려한 색감과 밝은 음악으로 치장했지만
그 내용은 불행 속에서 허우적대는 비극일 뿐이었다.
아버지의 애정을 갈구하던 평범한 소녀는
버려지고 또 버려지다 죽었다.
감독과 작가는 이 비극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영화를 보고난 뒤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생각하다보니 몇 가지 의문이 들었고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이런것 같다는 생각을 공유하고자 다음 글을 남긴다.
첫째, 사랑이 인생의 답인가?
영화내내 사랑에 온몸을 던져버리는 마츠코는 대단하다.
타인의 시선으로 보면 호구같지만 순수한 사랑이다.
하지만 이런 헌신적인 사랑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영화에서 보여준 마츠코의 사랑은 우리들이 적용하기에는 너무 가혹하다.
또 그렇게 열렬히 사랑했던 사람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것이 사랑이라면 왜 해피엔딩이 아닌건지 의문이다.
둘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메세지인가?
제목부터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다.
선입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제목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안쓰러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메세지는 매우 직접적으로 표현했다고 보인다.
마츠코는 열심히 살아왔고 열정적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끝내 냄새나고 혐오스러운 모습으로 죽었다.
안쓰러운 결말이다.
겉모습만 보고 만만히 여겨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는 것은 본능이라 생각된다.
비지니스, 소개팅, 새학기 등 첫 인상은 중요하다.
영화는 저 메세지에 적합하지 않다.
한 사람의 일생을 보고도 함부로 판단할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게다가 죽기까지 했는데 그 삶을 비판하거나 비난하는건
왠지 나쁜X이 되는 것만 같아 누구든 꺼려할 것이다.
일생을 알기 전까지는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는 취지라면
너무 인생살기 힘들다. 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는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확실히 할 것은 그녀는 사람을 죽였다.
후에도 버젓이 사랑을 나눴고 그 사람에게 안 좋은 추억을 남겼을것이다.
생각해보자.. 낯선 여자와 동거했는데 그 여자가 전 남친을 죽인 살인마였다.
다만 마츠코의 죽음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회문제를
비판하는 메세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셋째, 누군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삶? 뭐라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
극 중 조카의 시선으로 종종 전환되어 보여주는데 그 중 마츠코의
감방 친구였던 여인과의 대화에서 이런 대사가 있다.
"이제와서 천국에 있는 마츠코가 너한테 알아달란 거구나"
내 멋대로 해석하자면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바란다.
친구든 가족이든 애인이든 동료든 누군가는 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끊임없이 타인에게 공감을 갈구하며 산다. 나 역시 이 글을 쓰는 목적이 그거니까
마츠코는 다시 만난 료에게도 좋아하는 아이돌에게도 자신의 일생을
구구절절 설명하며 이해해주기를 바래왔다.
끝끝내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지만
죽고나서야 그녀를 이해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조카와 료가 대표적 인물이다.
메세지 자체는 공감하는 바이다.
근데 주인공이 죽어버렸기에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고 기리는 행위는 산 사람들을 위한 행위라 생각한다.
유가족들이 슬퍼말라고 같이 슬퍼해주는 것이고 죽은 자식이 생각나
산 사람이 그리워하고 기리는 것이 추모가 아닌가 생각한다.
헌데.. 료는 그렇다쳐도 조카와 마츠코는 단 한번 만났다.
심지어 조카는 기억도 제대로 못했고 들은 이야기들 뿐인데
조카는 마츠코를 이해하려한다.
나는 영화를 볼때 몰입감과 심리표현을 중점적으로 본다.
근데 이 인물의 심리가 이해 되지 않는다...
아마 조카는 관객이 이입하기 위한 장치로서 쓰인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한 가지 정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메세지가 있다.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노력해도 그에 걸맞는 보상이 오는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영화였지만 완성도는 높다.
일본 영화치고 연기력도 우수했고 화려한 연출들이
많은걸 둔갑시킨듯한 느낌의 영화였다.
7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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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투바디
Repeat
인간성기사뿌뿌뽕
이상 비정한 현실에 대해 말하는 자들 앞에서
인생을 미화시키는 이상주의자.
사계절
아햏햏아햏
레이놀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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