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약혐) 내가 꾼 기묘한 악몽 이야기.dogdream

내가 “사람 살려!”라고 외치는 것부터 꿈이 시작됨. (이날따라 잠을 제대로 못자서 악몽을 여러 번 꿨음.) 나는 군복을 입고 있었음.
그 때 누가 어깨를 툭 치면서 “살리긴 뭘 살려줘 ㅋㅋㅋ 잠꼬대하냐” 하기에 보니까 친구임. (깨어나 생각해 보니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꿈속에서는 꽤나 여러 번 본 사이 같은 느낌이었음) 그 친구는 “이제 조금 있으면 작전시간인데 빨리 와라”하고 먼저 막사로 갔음.
꿈 속 부대.jpg

(꿈 속의 부대 모습)

잠시 내가 있는 곳을 둘러보니 해는 중천에 떠있고 내 앞뒤에는 빽빽한 정글이 펼쳐져 있었음. 좌우로는 길게 오솔길 하나가 있었는데 오솔길 왼쪽에는 어떤 아저씨랑 군복을 입은 사람하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음. ‘왜 못 지나가게 하느냐.’, ‘여기는 군부대라 지나갈 수 없다’ 대충 이런 이야기 였음.

그제야 내가 왜 여기 있는지 기억이 남. 여기는 군부대였고 나는 작전에 투입되기 위해 온 병사였음. 분위기는 딱 베트남전쟁 느낌이었음. 하나 독특했던 건 더워서인지 거의 모두가 웃통을 벗고 야상만 걸치고 다녔는데 기아에 시달린 사람들처럼 갈비뼈가 전부 앙상했음. 움직일 때 마다 군번줄이 짤랑짤랑 했는데 나한테는 그게 군번줄하고 앙상한 갈비뼈가 부딪혀서 나는 소리로 느껴졌음.

아무튼 친구가 말 한대로 곧 작전이 시작된다는 걸 깨달았고, 그 작전의 내용은 앞쪽 정글을 탐색하면서 적을 소탕하는 것이었음. 나는 일단 내 생활관이 있는 흰 막사건물 4층으로 올라감. (참고로 막사는 4층 건물) 장구류를 챙기고 총기를 수령해서 부대원들과 같이 정글로 들어감. (사실 들어가기 너무 무서웠음. 두려움? 보다는 절망감하고 비슷했던것 같음)
꿈 속 전장.jpg
(꿈 속 전쟁터였던 밀림의 모습)
전투장면은 술 먹고 필름이 끊긴 듯 기억나는데 정글에 들어서자 대낮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나무가 햇빛을 막아 어두컴컴했음. 한참을 들어가다 총소리가 나서 ‘교전이 시작됐구나!’ 생각했는데 아군이 픽픽 쓰러져 나가는데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음. 나무와 수풀이 무성해서 아군을 구분하기도 힘든데 적들의 모습이 보이진 않고 주위에서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니 너무 끔찍했음. 그 와중에 나는 총알에 스쳐서 배꼽 부근에 一자로 길게 상처가 남. 결국 후퇴명령이 내려지고 공포에 휩싸인 나는 죽기 살기로 부대로 뛰어 돌아왔음.
부대에 오니 총소리는 잠잠하고 친구도 살아 돌아와서 ‘휴 살았다’이런 표정으로 쉬고 있기에 나도 안심했음. 전사자가 많았는지 2인 1조로 들것에 시체를 옮기는 병사들이 엄청 많았음. 그런데 그 병사들이 전부 4층짜리 흰 막사로 들어가는 거임. 나도 일단 쉬고 싶어서 그 건물 4층에 있는 내 생활관으로 가려고 같이 건물로 들어감. 건물에는 계단은 없고 엘리베이터가 3대가 있는데 오는 족족 그 시체 나르는 사람들이 먼저 타서 나는 한참을 기다림. 기다리는데 문득 '아 시체들 때문에 무섭기도 한데 그냥 가지말고 야외에서 쉴까' 생각했는데 친구가 "엘리베이터 왔다 빨리 타자" 해서 탐. 엘리베이터 안에는 갈비뼈는 앙상하고 온몸에 피가 묻은 병사 넷, 2인 시체 들것조, 나, 내 친구 이렇게 탔음.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면서 덜컹해서 들것에서 시체 손이 삐져나왔음. 피가 흐르는 손을 보니 아까 전투의 끔찍했던 광경이 막 떠올라서 눈을 질끈 감았음. 막 눈물이 흐르고 너무 힘들었지만 살아남았다는 생각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옆에 같이 탄 친구가 귀에 대고 “오늘 여러번 살아남네?” 이러는 거임. 나는 '이게 첫 전투인데 뭔 개소리야' 하고 생각하는데 쿵소리가 나며 엘리베이터가 멈춤.
28층.png

(꿈속의 28층과 비슷한 광경)


눈을 뜨고 보니까 엘리베이터는 28층에 멈춰 있고 시체를 든 사람들이 내리고 있었음. 이 건물은 4층 밖에 없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 엘리베이터 문 밖을 보니까 갈색복도에 흰 페인트가 군데군데 묻어있고 바닥에는 검은 봉투들이 쌓여 있었음. 자세히 보니 봉투에는 사람 팔다리가 들어있고 복도는 원래 흰색인데 피가 말라서 갈색으로 보였던 거임. 그런데 문이 닫히고 또 올라가는 거야. 너무 놀라서 엘리베이터 비상통화버튼을 눌렀는데 (이대로 올라가면 죽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음)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갑자기 쑥! 하고 내려갔음. 그리고 1층을 지나 0층에 멈춰 섬.



마카로니 구더기.jpg라자냐 내 피.jpg

(마카로니와 라자냐)

그런데 문이 안 열렸음. 정글이라 날은 덥지 사람은 많지 문은 안 열리지 너무 답답했는데 배가 막 가려웠음. 배를 보니 아까 난 상처에서 마카로니가 나오는 거임. 그 순간 내 친구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이 내 배를 보고 ‘라자냐다!’ 라고 소리치는 거임. 그러면서 내 배를 먹으려고 난리를 쳤음.  정신 차리고 보니까 마카로니는 구더기였고 라자냐 소스는 내 피였음. 그래서 내가 “이 병신들아! 그거 구더기랑 내 피야 저리 꺼져 좀!”했는데도 막 달려들어서 내 상처를 벌리고 물고 뜯고 어떤 놈은 내 허벅지를 물어서 다리뼈가 하얗게 드러났음.
이대로 있다가는 죽겠다 싶어서 엘리베이터 문틈에 손을 넣고 억지로 벌리니까 열림. 그래서 뒤도 안돌아보고 나왔는데 엘리베이터 문 앞이 바로 정글 속이었음. 정처 없이 달리다가 평지가 나오더니 군인들이 보이는 거야. (우리 편 군복이었음) 
내가 “사람 살려!” 하니까 누가 어깨를 툭 치면서 “살리긴 뭘 살려줘 ㅋㅋㅋ 잠꼬대하냐” 이러는 거임. 보니까 아까까지 나를 물어뜯던 친구였음.
정신을 차리니 내 몸은 멀쩡했고 여기는 처음에 온 부대였음. 오솔길 왼쪽에서 어떤 아저씨가 지나가겠다고 헌병이랑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고, “이제 조금 있으면 작전시간인데 빨리 와라”라고 친구가 말하는데 뭔가 떠오름.
이날 밤에 이 꿈을 꾼 게 벌써 세 번째였던 것임. 밤새 꾼 악몽이 모두 이 꿈이었음. (다른 꿈들 내용은 기억이 안나지만 정글 속을 달리다가 깬 기억은 어렴풋이 났었음. 세 번째 꿈에서는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정글에서 안 깨고 부대까지 도착해서 전부 기억이 난 것 같음.) 이걸 깨닫고 절망해서 욕을 하며 소리쳤는데 침대였음. 게다가 잠에서 깬 느낌이 아니라 방금 전까지 정글이었는데 지금은 침대인 느낌. 그래서 완전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이었습니다.
-끝-

14개의 댓글

2017.04.05
다이나믹한 꿈꿨네ㅋㅋ
0
난 한 4,5년 전에 꿨던 좀비한테 쫓기는 꿈이 아직도 생생함 ㅅㅂ ㅋㅋㅋ 꿈속에서 존나 달리다가 절망감에 이게 현실일리 없어 꿈일거야!란 생각으로 혀 깨물고 안아프면 꿈일거란 생각에 깨물었는데 존나 아파서 ㅅㅂ 이게 현실이구나... 존나 절망
꿈깨고 일어나니 햇살이 나를 비추는 침대위라 존나 기뻤음 ㅋㅋㅋ
0
@자꾸잘못된요청이래
지금 이게 꿈일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해봤니
0
@의지왕티아라와화영
아몰랑
0
2017.04.06
재밌었다 잘 읽었어
0
2017.04.06
호러잼
0
2017.04.06
그거 예지몽임
0
2017.04.07
같은꿈 3번이면 지리겠다야ㅋㅋㅋㅋ
나는 꿈꾸면 다른꿈 지역이랑 이어지던데 개신기함.
0
2017.04.08
너무나 리얼한 꿈을 꾼다면 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어떻게 구분하지?
0
@ㅇㅇb
그걸 동양에선 호접몽, 서양에서는 통속의 뇌 라고 하니 관심있다면 찾아보렴
0
2017.04.08
@ㅇㅇb
난 상식밖의일이면 꿈이라고 생각함
만약 현실에서 전쟁나거나 우주인 귀신 봐도 꿈이라 생각힐지도
0
2017.04.08
와... 진짜 흥미진진하게 읽음
0
2017.04.08
영화같네 ㄷㄷ
0
방금 전여친 임신시킨 꿈 꿔서 ㅊㅊ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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