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혐) 신기한 벌레의 세계 -멜로 프란시스카누스 (Meloe franciscanus) - (벌레사진 주의)

    멜로 프란시스카누스 (Meloe franciscanus)



20170129_213655.png



학명 '멜로 프란시스카누스 (Meloe franciscanus)'는 딱정벌레 목에 속하는 '남가뢰'의 일종이다. 


멜로는 다른 가뢰과의 녀석들처럼 위협을 느낄시에 관절마디에서 피부의 물집을 발생시키는 칸타리딘으로 가득찬 유독성 물방울을 만들어낸다.칸타리딘은 유독성의 성분을가지고 있어 맨손으로 만지면 피부에 염증을 일으킨다.

20170129_234640.png


20170129_234652.png


이러한 이유로 멜로와 같이 가뢰과에 속한 벌레들을 영어로 '물집 벌레(Bilster beetle)'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멜로 프란시스카누스 (Meloe franciscanus)'를 딱히 특별하게 느끼게 만들진 않는다. 이들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자연계의 곤충 중 굉장히 특이하며 기괴한 방법의 성장과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0129_213053.png


이 기이한 생명의 순환은 성충이 판 땅굴에서 낳은 알이 부화하여 깨어난 유충들로부터 시작된다.


20170129_213621.png 20170129_213715.png



수백마리의 유충은 수백년 동안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을 따라 지표면으로 올라가기 시작하여 자신의 형제 자매들과 최대한 지면의 높은 곳에서 일정한 형태로 뭉치기를 반복하고 이 형태는 마치 어떤 곤충의 형태를 띄기 시작한다.


20170129_213120.png


바로 호박벌의 일종인 '하브로포다 팔리다(Habropoda Pallida)'의 형태로.



20170129_213606.png


팔리다 벌은 왕국을 만드는 다른 벌들과 달리 일부일처제의 습성을 가진 벌이다. 그리고 이들의 짝짓기 시기는 매우 절묘하게도 멜로 유충의 부화시기와 겹친다.

짝짓기 철이 되면 팔리다 벌 수컷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자식을 낳기 위해 흥분해 있다. 



20170129_213140.png



그리고 이 점을 멜로 유충들은 놓치지 않는다. 유충들은 팔리다 벌 암컷이 짝짓기 철이 되면 내는 페로몬과 거의 완벽하게 흡사한 페로몬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페로몬은 수컷 벌이 지나칠래야 지나칠 수 없는 유혹적인 향이다. 암컷의 향기를 물씬 내뿜는 이 유충덩어리는 팔리다 벌 수컷에게 암컷으로 밖에는 인식되지않는다.



20170129_213205.png


수컷벌이 짝짓기를 하려 유충덩어리에게 앉는 그 순간 유충들은 이들의 마수를 수컷 벌에게 뻗친다.


멜로 유충들은 너나 할것없이 벌의 등에 올라탄다. 놀란 수컷 벌은 그대로 날아오르게 되고 그대로 선택받은 소수의 유충들은 벌의 등에 올라타게 된다. 

그리고 이 인내심 많은 밀항자들은 기회를 노린다.


20170129_213756.png 


밀항자들을 잔뜩 태운 수컷 벌은 방금 전의 이상한 실패에 마다하지 않고 또 다시 암컷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20170129_213232.png



이후 운 좋게도 금새 아름다운 암컷 벌을 만난 수컷 벌은 적극적으로 암컷 벌에게 구애하기 시작하고 잠시 뒤 암컷 벌이 마음을 열고 수컷 벌의 구애를 받아들여 짝짓기를 하기 시작한다.


20170129_213815.png


짝짓기 중인 암컷 벌은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태어날 수십마리의 어린 벌들의 번영을 꿈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의 결과는 결코 암컷 벌이 바라는 것이 되진 않을 것이다. 


수컷의 등에 올라탔던 육식성의 밀항자들이 노리는 것은 사실 수컷 벌이 아니었다. 수컷 벌은 단지 이동수단에 불과하며 이들이 진정으로 노리는것은 바로 암컷 벌이다.

20170129_213255.png


벌들의 교미가 끝나기 직전 수컷 벌의 등에서 암컷 벌의 등뒤로 유충들은 위치를 바꾸기 시작한다. 그리고 교미가 끝난 뒤 암컷 벌은 자신의 등에 끔찍한 악몽을 태운채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20170129_213703.png


팔리다 벌의 암컷은 수컷과 교미 전 짝짓기 시즌에 되면 미리 땅굴을 파두어 집을 지어놓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집안에는 그들의 앞으로 태어날 어린 자식들에게 먹일 꿀이 가득하다.




20170129_213318.png



성공적으로 암컷의 등에 올라탔던 멜로 유충들은 암컷이 보금자리에 도착하자 말자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내려 한편에 자리를 잡는다.


20170129_213345.png


벌의 보금자리에 안착한 유충들은 팔리다 벌이 마련해놓은 모든 꿀들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암컷 벌이 낳는 알들 또한 디저트 삼아 먹어치워버리며, 배가 터질때로 포식한 유충들은 이후 번데기 과정을 통해 유유히 성충으로 자란 뒤 벌의 보금자리에서 떠나게 된다.





20170129_214724.png



참으로 기이한 생명의 순환이 아닐수 없다.


25개의 댓글

2017.01.30
엥 박멸각
0
2017.01.30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7.01.30
존나 신기하네

연재좀
0
2017.01.30
파브르 곤충기에 나와있지
알 먼저 먹고 그 다음 꿀먹음
0
2017.01.30
@Alien
단백질이니 더 영양도 높을테고 뭣보다 경쟁자를 없애야 하니까?
0
2017.01.30
@EternalSnow
내가 기억하기로는 알 먼저먹는게 변태하기 위함임
안그럼 꿀에 파묻혀 죽거든
꿀이 끈적끈적거려서 호흡기관 막아버려서 사망
그래서 영향 안받는 다음 형태로 변태
영양도 높고 경쟁자도 없애고 살기위해서 먼저 알 먹음
0
2017.01.30
@Alien
그 정도 지능이 있는건가 아니면 걍 운 좋게 알 먼저 쳐먹은 놈들이 살아남고 꿀 퍼먹은 놈들은 뒤지는건가 참 알수가 없구만
0
2017.01.30
@힛힛후
자연의 신비로움이란
0
2017.01.31
@힛힛후
지능이 높은건 아니고 그냥 정해진 순서밖에 못하는 기계같다고 되어있음
0
2017.02.07
@Alien
사실 생명은 누군가가 프로그래밍한 01010의 집합체 아닐까
0
2017.01.30
상상 이상이네
0
2017.01.30
졸잼
0
2017.01.30
와 미친 개신기함
0
2017.01.30
존나신기
0
2017.01.30
마자
0
2017.01.30
아 이거 밀리미터의 세계였나 다큐에서 본듯
0
신기한 한편으론 넘나 끔찍하다
0
2017.01.31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진화해서 저 시스템을 완성했을까 ㄷ ㄷ ㄷ ㄷ
0
2017.01.31
Bilster beetle x -> Blister beetle
0
2017.01.31
인간에게 저렇게 기생하는 동식물들이 있다면 인간이 멸종시키겠지?

뭔가 기묘하다. 생존을 위해 더 강하고 생존확률이 높은 동물에게 기생해야되는데 오히려 가장 높은 포식자에 기생하는 게 더 위험할 거라니.
0
@냥덕주의
실제 인간에게 기생하는 생물은 많지않냐. 근데, 그걸 인간이 다 찾아내고 박멸하니까 못들어오는게 아닐까.
0
2017.01.31
진짜 기괴하네 재밌게 잙읽었다
0
2017.02.01
벌 멍청이야?
0
2017.02.01
나쁜쉐기덜 8ㅅ8
0
2017.02.01
와 벌레 이야기가 이렇게 재밌었냐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식별불해 0 1 시간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1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4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4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4 6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0 Mtrap 6 4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6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8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30 Mtrap 12 7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4 8 일 전
12401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2 Mtrap 14 8 일 전
12400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20 8 일 전
12399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7 일 전
1239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9 일 전
12397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9 일 전
12396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4 LinkedList 10 10 일 전
12395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두 아내 모두 욕조에서 술을 마시고 익사했... 그그그그 2 13 일 전
12394 [기타 지식] 서부 개척시대에 만들어진 칵테일, 카우보이 그리고 프레리 ... 3 지나가는김개붕 5 13 일 전
12393 [유머] 웃는 자에게 복이 오는 삶 10 한그르데아이사쯔 8 13 일 전
12392 [기타 지식] 모던 클래식의 현재를 제시한 칵테일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4 지나가는김개붕 2 14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