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사이렌

손에 들려있던 것을 아무렇게나 내팽개친다.
쇠가 돌바닥에 부딪혀 캉 하는소리가 났지만, 너무 현실성없이 귓가를 스쳐지나가버려 내 정신을 다시 붙잡게 하지못했다.
답답했다.
허리를 타고 꽉 조여매는 듯한 답답함이 양다리로 급하게 몰려가는게 느껴졌다.
덕분에 엉거주춤 서있던 나의 몸뚱이는 절제없이 뒤로 반쯤 자빠지듯 내려앉는다.
벽이 가까웠는지 생각치않던 장애물에 등을 세게 부딪혀 턱하고 숨이 막혔지만 아픔은 느껴지지않는다.
느낄 여유가 없다.
그 와중에 어둠에 적응해버린 눈이 보고 싶지않은 광경을 내게 강요해온다.
눈돌려 피할힘조차 남아있지않은 내게 그 광경은 오히려 상상력마저 자극하며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묘사되어진다.
이유없이 아- 하며 짧은 탄식음이 흘러나온다.
아직 나는 감정을 가지고있지못하다.
상황에 대한 정리가 선결되어져야하지만 그것은 지금의 나에겐 지난의 과제이다.
다만 힘겹게 숨을 몰아쉬는것만이 이 늘어져버린 몸뚱이에 최소한의 생을 부여하는 본능의 고군분투였다.

시간의 흐름은 무의미했다.
외부적요인에 의해 이 공간의 정지가 깨어지지않으면 영원히 변할것같지않은 착각마저 든다.
오직 내 숨소리만이 멈추지않은 시간에 대한 증거이다.

난 생각해야만 했다.
이성의 끝자락이 검은 수면위로 조금 솟아나와있었다.
그 작은 변화가 날 얼마나 고달프게 할것인지에 대한 예감같은것이 서있었다.
아마 이름붙이자면 방어기제일지 모른다.
적나라하게 나의 시각이 전해준 정보를 판단하고 결론내려 모든것을 가감없이 인지하게 된다면 이런 폭풍전야와도같은 덧없는 평온은 사라질테니까.

하지만 생각해야만 한다.
여기서 아무것도 끝나서는 안된다.
내겐 목적이 있지않은가.
준비해온것들이 있지않은가.

...목적?

시야가 밝아진다.
아니, 어둠은 가시지 않았다.
다만 의식없이 그저 시선을 두고있었을 뿐이었던 공간에 나의 의식이 작용한다.
처음눈에 들어온것은 덩어리.
검은 덩어리.
아.. 그래
내가 한짓에 대한 결과물.
움직이지않는 덩어리.

순간, 오한 처럼 추위를 느낀다.
아무렇게나 바닥을 짚어 몸을지탱하고 있던 한쪽팔이 경련하듯 파득 떨린다.
"으이.. 씨펄"
참던숨처럼 욕지꺼리를 뱉어내고 몸을 가눈다.
주마등처럼 좀전의 기억들이 머리속을 헤집고 자리잡는다.
"시..시간!"
황급히 주머니를 뒤적여 휴대전화를 꺼낸다
배터리가 절반밖에 남지않은 휴대전화의 디스플레이가 어둠속에서 강렬한 흰빛을 내뿜는다.
눈부심에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화면을 확인한다.
아직 사이렌까지는 20분가량 남아있다.
그저 도망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지만 이 자리를 수습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다.
의도적으로 냉정을 가장해가며 생각을 시작한다.
내가 취할수있는 몇가지 경우의 수와 그에 따른 리스크가 떠오른다.

어쨋든 가장 문제가 되는것은 저 덩어리에 대한 처치겠지.
우선 확인할것이 몇가지 있다.
난 자유의지를 잃어버린 덩어리에 가까이 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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