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취미로 쓰는 판타지 소설 - 12


불길은 삽시간에 광산의 천장을 때렸다. 수많은 함성과 함께 사람들이 몰려나갔다. 

완전히 자아를 상실한 폐인들은 구석에서 머리만 쳐박고 울부짖을뿐이었다. 막신은 등에 맨 총을 꺼내 장전하고는 다시 맸다. 

이윽고 광산의 입구쪽으로 사람들은 달려 나가기 시작했고 이미 전방에서는 한바탕 드잡이가 벌어지는듯 했다. 칼이 맞부딪히는 소리, 살이 베이고 터져나오는 비명소리, 폭약이 터지는소리. 상황을 짐작키 충분했다.

불안한 눈빛으로 상황을 주시하는 막신에게 노인은 바위 뒤 구석에 놓여있던 검 한 자루를 던졌다. 검은 가죽 칼집에 담겨있던 장검은 막신이 반사적으로 낚아 챘다.

"이게 무슨..." "자네가 원래 이곳 경비가 아니라는건 알고 있다." "..." 막신은 등뒤의 총자루를 쓰다듬었다.

"그 총을 쏘면 흥분한 사람들이 자네한테 다 달겨들걸?" 그리고 노인은 어디선가 검 하나를 꺼내들었다. 다 헤진 거적대기에 괜찮은 장검을든 모양새가 꽤나 웃겼다. 그는 입구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어서 나가자고!" 광산 입구쪽으로 향할수록 강렬한 빛과 파찰음이 들렸다. 여기저기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쇠냄새가 났다. 흰 벌판위에 선혈이 낭자했다. 입구에서부터 인파가 몰려있었다. 

제대로된 무기조차 없어 체인메일을 입은 병사들을 상대로 맨손으로 싸우거나 곡괭이로 때리거나 했다. 짐승을 피하려 잡아놓은 눈호랑이 우리에도 손을 써놓아 실로 난장판이 따로 없었다. 

그나마도 경비들은 끝없는 물량공세를 막아내지 못하고 있었고, 숲속이 가까운 사람들은 호랑이에게 사지가 찢겨나갔다. 그 찰나, 먼 숲속에서 진압하려는 병사들이 합세해 달려왔다. 중간에 끼었던 병사들은 엉겁결에 앞으로 돌진해 마치 전투와 같은 모양새가 되었다.

만약 전쟁이라면, 막신은 적진 한가운데에 껴있는것과 같았다. "죽어라! 영주의 개야!" 휘잉하는 소리와 함께 막신의 귓등에 곡괭이가 날아들었다. 기습을 당하는건 오랜만이었던 그녀는 공격을 예견하지 못했지만 무작정 힘만 실린 곡괭이는 빗나가 투구 끝부분만 살짝 찌그러졌다.

"악감정은 없지만, 일단 살아나가야겠지?" 그녀는 다시 곡괭이를 휘두르려 달려오는 일꾼을 향해 검을 아래로 내리들었다. 괭이가 검의 사거리에 들어오자 몸을 살짝 옆으로 틀고는 검을 괭이에 걸고 위로 쳐올렸다. 

날아쳐올려진 곡괭이는 허공을 날아갔다. "꺼져" 이내 자신의 손바닥을 멀뚱히 쳐다보던  그 수인은 상황을 깨닫고는 줄행랑을 쳤다. 그녀는 천천히 그 수라장속에서 전진했다. 병사들과 같은 갑옷을 입었기 때문에

기마창병들이 수인들을 꼬치만들듯 찍어버리며 바로 옆으로 달려도 피할수 있었다. 

병사들은 폭동의 진원지에서 점점 멀어지는 막신을 보고는 어깨를 퉁치며 갈뿐이었다. 막신의 목적지는 따로 있었다. 그녀의 짐은 상관의 자고있는 침대 바로밑에 있다. 그녀가 처리한 시체와 함께.

그녀는 답답한 투구를 벗어 바닥으로 던졌다. "야! 너 빨리 안돌아가?" 여성의 목소리였다. 이윽고 거칠게 막신의 어깨를 잡아채었다. 막신은 칼자루의 폼멜로 그녀의 투구를 쾅 찍었다. 투구가 찌그러지며 그 둔중한 갑옷을 입은 장교가 뒤로 고꾸라졌다. 

"하, 참 수준이 너무 낮구만." 막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병사들은 대다수가 광산입구에서 한바탕 진압을 시도했고. 몇몇 탈출한 수인들이나 큰 부상을 입은 병사는 마을을 향해갔다. 칼바람때문에 눈위에 쓰러져 있는 사람도 많았고 덕분에 텐트는 연신 펄럭이며 날아갈것같은 것도 몇 곳있었다.

막신도 일단은 마을쪽으로 향했다. 이곳에 오래있다간 휘말리기 십상이었고, 더 이상 무언가 알아낼수있을것 같지 않았다. 다만, 그 노인이 했던말이 조금 신경쓰여 곱씹으며 걸었다. 

그 때 막신의 눈앞에서 뭔가 거대한 흰천이 휘날렸다. 텐트의 문이었다. 펄럭이는 흰 천에서 사람모양의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0.1초 남짓한 그 무의식의 영역에서 그녀는 그림자의 살의를 감지해냈다.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더니 칼끝으로 변해 그녀의 목을 노렸다. '너무 늦었다, 검으로 쳐낼수 없어.' 그녀는 몸을틀어 판금장갑을낀 손으로 검을 집었다. 완벽하겐 막아내지 못했는지 오른뺨에 붉은 실이 맺혔다. 

"생각보다 몸이 날랜데? 맥스. 아니 가명이겠지?" "1등 병사장 이었나? 변방놈 치고는 아이디어는 높게 사마" 악트의 검은 방향을 틀어 그대로 그녀의 얼굴쪽을 힘으로 찍어 눌렀다. 막신은 춤을추듯 부드럽게 검의 진행방향을 따라 돌며 왼발로 악트의 종아리를 걷어찼다.

균형을 잃은 악트의 몸이 꺾이자. 검도 틀어졌다. 기회를 놓치지 않는 막신의 검은 달겨드는 늑대처럼 그의 목덜미로 향했다. 악트는 무릎꿇은채로 급하게 왼팔로 머리쪽을 보호했다. 쇠붙이끼리 맞부딪히며 강한 진동이 막신의 오른팔을 지배했다. 악트는 왼손으로 검을 던져잡고는

절도있는 군인의 태세로 공격했다. "양손잡이냐?" "어 옛날부터 이런때가 꽤나 많았거든!" 그는 결코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지만 여유롭게 계속 칼을 휘둘러댔다. 악트의 오른팔은 부러졌는지 최소한의 방어도 시도하지 않았지만, 왼손만으로 그녀의 검술실력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끊이지 않고 달겨드는 연속 베기에 막신의 검이 괴로운듯한 소리를 냈다. 막신은 칼자루와 칼등부분을 잡고 간신히 공격을 막아낼뿐이었다. 슬슬 주변도 이곳의 난리를 알았는지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감히 내가 자는곳에 시체를 갖다두다니, 배짱한번 두둑하구나!" 막신은 빈틈을 노렸지만 마구 휘두르는것 같은 저 궤적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막신은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 뺨에 빨간 실은 점차 뺨을 붉게 물들여갔다.

급기야 뺨에 흐르던 피가 바닥에 떨어질정도가 되자. 그녀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악트는 노련히 그틈을 파고들어가 그녀의 찌르는동작으로 그녀의 옆구리를 노렸다. 철갑판이 뜯어지는 파찰음과 함께 더 많은피가 흰 눈밭에 떨어졌다. 방어를 시도하던 그녀의 칼날도 바닥에 나뒹굴었다.

악트의 얼굴에 조소가 번졌다. 그는 그대로 검에 힘을 주었다. "흐으읍..." "얌전히 뒈지면 깔끔하게 잘라주마." 그러나 검은 꿈쩍도하지 않았다. 그녀는 손으로 그 검날을 강하게 쥐고 있었다.

"너..내가 사실 칼을 잘 안쓰거든." 악트는 흠칫하더니 그녀의 옆구리를 찌르던 칼자루에 손을 황급히 뗐다. 그녀의 오른팔이 등뒤로가 무언가를 잡더니 기다랗고 시퍼런 총신이 악트의 얼굴을 맞이했다. 

"진작에 이걸 썼어야 했는데." 화려한 격발소리와 함께 악트의 투구도 그것과 함께 깔끔하게 구멍이 뚫렸다. 막신은 총에서 탄피를 꺼냈다. 

 "이래서 기습은 싫다니까." 주변 병사들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4개의 댓글

와우 기다렸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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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9
@블록 아래 경찰서
감사합니다ㅋㅋ 읽는분이 늘어나네 새로 하나 글쓰기 시작할 예정
0
2017.01.20
캬 전투 시작이다! 지금 추천이 안되서 마음만 받아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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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0
@시모야마토
감-사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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