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글

내가 순정만화를 싫어하는 이유 中

그 다음 날, 점심 쯤 이었나. 그 날은 엄마가 아침밥을 가져 왔었다. 병원밥보다 훨씬 맛있었다. 엄마는 바로 출근, 나는 병실에서 양손을 베개삼아 누워서 게임채널을 돌려봤다. 그 때 병실문이 쿵쿵쿵 하고 소리가 나더니 곧바로 열렸다. "야! 케이크 먹자." 유미 였다. 

"야라니 오빠라고 하라고 너 남자였으면 개맞았다 진짜." "붸~ 나쁜말 쓰지마, 점심말고 케이크 먹자." "어차피 먹기싫은데 잘 됐다" "나 만화책 꺼내 줘" "음..흘리지마라" 

나는 만화책을 꺼내고 유미는 침대 식탁위에 조각케잌을 올렸다. 나는 티비를 보며 쵸코케이크를 우물우물 했고 그 아이는 만화책을 바닥에 두고는 먹으면서 봤다. 

"야 체하겠다." "괜찮아" "그래." "오빠 키스 해봤어?" 나는 이 질문에 케이크가 위로 올라왔다. '내가 체할뻔 했다' 

꽤 격한 반응에 유미가 능청스럽게 물었다. "안해봤구나~" "넌 해봤냐?" "아니." 유미가 킥킥 웃었다. "어른되면 하겠지?"

내가 적당히 대답했다. "그러겠지." "그리고 너 문 쾅쾅하지마 똑똑하라고 똑똑." "똑똑하면 손아프잖아 쿵쿵쪽이 덜아파" "음.. 그거 이렇게 하면 덜 아픈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주먹을 쥐고 중지부분을 가리켰다. 그 아이는 곧장 따라하더니 식탁을 똑똑 쳤다. "오! 오빠 완전 똑똑해" "헹! 오래살면 이렇게 됨" 어느새 케익을 다 먹었다. 나는 그대로 티비를 보고 그 아이는 계속 만화책을 봤다. 

잠깐새 열권을 다 읽은듯 했다. 나도 티비가 점점 질렸다. 만화채널에선 맨날 같은 만화를 틀어주니까 더 빨리 질린다. "야 나가자." "어디로?" "걍 산책가자 소화 시키게" "그래 그럼" 나는 엄마가준 만원짜리 한장과 핸드폰을 바지주머니에 집어넣고 병실 바깥으로 나갔다.

"야 넌 왜 그렇게 키가작냐." "넌 왜 그렇게 키가 크냐." "오빠라고 하라고." "싫다고" 둘밖에 없는 엘리베이터에서 투닥투닥 거린 나랑 유미는 병원 1층에 도착했다. 나는 볼거리도 있고 가게도 많은 암센터건물 쪽으로 갔다.

사람이 많아지자 유미가 손을 내밀었다.  "왜?" "응? 안잡을거야?" "네 손 잡으라고?" "싫음 말고." 유미가 퉁명스럽게 팔을 도로 가져갔다.

"그래 그건 좀 싫다."  유미는 삐쳤는지 혼자서 걸어나갔다. "야 같이가!" 나는 손잡는건 좀 그렇고 유미의 팔목부분을 잡았다. 처음에 잡을때 무슨 나뭇가지 잡듯이 얇았다. 약한 내가 살짝만 세게 쥐어도 부서질것같은 여린 팔이었다. 나는 그래서 감싸듯이 부드럽게 잡았다.

유미가 베이커리에 있던 사탕이나 초콜렛 따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빠 이거 맛있을것 같애." "나 이거 알아, 페레로 로쉐네" "이거 맛있어?" "겁나 맛있어." "사줘." 

"당연히 싫다고 할거지만 케이크 줬으니까 하나만 사줄게" 그 아이는 머리를 쓰는듯 하더니 6개들이 페레로 로쉐를 골랐다. "아, 좀 비싸다" "안사줄거야?" "흠, 사줄게" "오! 오빠 좀 멋있다!" "잘해라" "난 잘해주고 있는데?" "더 잘해라" 

나는 그래서 그 애한테 초콜릿을 좀 사줬다. 돌아오는길에 유미랑 손잡고 있는 나를 유미 엄마가 봤다. "어머, 유미 남자친구 생겼니?" 나는 어른들과도 보통 잘 지냈지만 너무 부끄럽고 놀란 나머지 뭐라 주저리 댔는지 기억이 안난다. 

정말 병원 들어오고나서 어버버 거릴일이 얼마나 많은건지,

 그 이후가 어떻게 전개된건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어찌저찌 유미네 병실에 가게 되었다. 유미네 어머니는 유미랑 좀 닮았다 싶을정도로 비슷했다. 성격은 말괄량이인 유미와 반대로 자상한 편 같았다.

"유미한테 초콜렛 사줬으니까 아줌마가 주스 만들어줄게, 바나나랑 우유 호두 먹을수 있지?" "네? 네.." 아줌마는 그리 말하고는 병실밖으로 나가 어딘가로 갔다.

 일단 그 세개를 동시에 준다는건가 의문이 생겼지만 유미의 묘하게 의기양양한 표정에 안심했다. 

"바나나쥬스 맛있어" "저게 셋 다 들어가냐." "응!" "어떻게 먹지" 그때 유미네 엄마가 멀리 가지 않은걸 깨달았다. "의외로 맛있단다." 나는 멋쩍어 졌지만 아줌마가 준 주스를 마셨다. 

"의외로 진짜 맛있네." "내가 맛있댔지!" "승원이는 퇴원 언제하니?" "글쎄요.. 응? 근데 제 이름 어떻게 아셨어요?" "그야 유미가 어제 하루종일 네 얘기만 했으니까." "아 엄마!" 항상 통통했던 유미의 볼에 바람이 더 들어갔다. 

"다른 사람도 있는데 조용히 해" 내가 어른스럽게 주의를 줬다. "호호 유미 낮잠 잘 시간이네, 오늘은 이만 잘까?" '뭐야 낮잠도 자고 완전 애기네 골려줘야지'  "그럼 전 가보겠습니다." "그래 다음에 또보자." "오빠 잠깐!" 

유미는 자신의 분홍색 책가방에서 뭔가를 뒤적뒤적 했다. "자!" "뭐야 이게" "카라멜! 먹어" "아 잘먹을게" 유미는 도로 침대에 폭 하고 들어갔다. 그리고는 이불을 입술까지 덮고 누운 유미가 손을 흔들었다. "바이바이!"

나도 인사했다 "잘자" 

짧은 인삿말속에서 그날의 기억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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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이지만 상중하 나눠서 쓰느라 많이 줄이고 있습니다.

1개의 댓글

2016.08.31
실화라고 하니깐 소설이라는 느낌보다는 썰을 읽는 느낌이 들어버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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