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이고 지금 16학번 대학생입니다.
고등학교 이과였고, 종합 내신 3.1, 이과 내신도 비슷합니다.
고등학교가 시골에 있어서 물내신이라고 할 수도 있고...고등학교에 기숙사가 있었는데 공부를 위한 기숙사였습니다. 저도 기숙사생이었는데, 제 동기들은 상위권 대학 아니면 서울권, 지거국 쪽으로 진학을 해서 물내신이라고 하기엔 좀 아니라고 생각도 들고 그럽니다. 학생들이 적어서 내신 따는데 매우 힘들었습니다.
제가 모의고사가 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않아서 수시로 대학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 평가원을 보고 난 후에 성적을 유지해서 최저를 맞추면 갈 수 있는 대학들에 수시를 넣었습니다. 수시에 최저가 걸려 있으면 경쟁률이 낮더라고요.
고등학교 당시에 제 꿈이 수학교사라서 수학교육과를 넣을까 생각을 했지만 수학교육과 수시를 보니 대단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지거국 쪽으로 수학과를 지원했습니다. 당연히 교직이수나 교육대학원까지 생각하고 있었고요.
하지만 수능을 말아먹었습니다. 살면서 국어 6등급은 처음 맞아봤습니다. (제 성적에 비해서 좀 많이 낮은 등급이 뜬 것 뿐이지 평소에 6등급을 맞으시는 분들을 비하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수능 때 1교시부터 망치니 멘탈이 붕괴되면서 전부 망쳤습니다.) 수능 끝난 후에 친구들이 밤 새면서 놀자고 했는데 거절하고 집에 와서 가채점한 후에 혼자 방에서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최저를 맞추지 못해서 수시 광탈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수학 선생님이신 제 담임 선생님께서 임용고시에 합격하면 대학 간판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제 수시카드 한 장을 가져가셔서 지잡대 수학교육과를 수시를 넣으셨습니다. (제가 졸업한 고등학교가 사립이라는 것이 함정)
그 대학 수학교육과는 최저도 면접도 없더군요. 어떻게 사범대가 면접도 없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쨋든 결국 저는 선생님께서 수시로 넣으신 대학만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서론이 많이 길었네요. 후딱 끝내겠습니다.
솔직히 많이 고민했습니다. 재수할까 그냥 대학을 진학할까...최종적으로는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냥 까고 말해서 제가 고등학교 때 공부한 것에 대해서 보상을 받고 싶었습니다. 제가 진짜 배우고 싶은 학문을, 진리를 공부하고, 자기계발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재수를 해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선택했습니다.
그렇게 대학에 진학하여 동아리를 만들어서 봉사도 해보고, 학술세미나에 참가도 해보고,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공부에는 그렇게 열중하지 않았습니다. 학점은 보통 정도 나왔습니다.
한 학기하고도 방학이 지난, 내일 모레 개강을 앞 둔 지금, 저는 자퇴를 하고 재수를 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고등학생 때, 목표를 가지고 있으면 공부를 더 열심히 있다는 말을 듣고 수학교사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그것만 바라보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에 진학하면서 과연 이 길이 나에게 맞는지,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진정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어떤 길을 가야하는 것이 답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여름 방학 때 제가 돈을 벌어서 혼자 여행도 다니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대학을 휴학을 하든 자퇴를 하든 해서 재수를 하는 것이 저에게는 맞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것을 부모님께 말하니, 부모님께서는 매우 반대하셨습니다. 아직도 너는 너 자신을 모르냐고...너는 어차피 재수를 해서 대학을 가도 수박 겉 햝기 식으로 조금만 하고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그만둘 것이라고, 왜 너는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하질 않느냐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면 더 많은 길이 주어진다고, 너는 공부에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집중력도 강한 것이 아닌데 왜 이상적인 것만, 뜬 구름만 잡을 생각하냐고 말씀하시더라고요..그리고 너가 진작에 그런 생각이 있었으면 이렇게 나태하게 생활을 하지 않을 것이다. 너가 그 대학에서 정점을 찍어 봤냐, 고등학교 때 너가 말한 목표를 이뤘느냐, 너를 신뢰할 수가 없다라는 등의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사실 부모님 말씀에 맞는 것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경험한 결과, 저는 집중력도 그렇게 좋지 않고 공부에 취미가 그렇게 많지 않으며, 주변 환경에 쉽게 휩쓸리고, 의지도 많이 약합니다. (그렇다고 드라마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쪽에는 취미가 없으며 그런 쪽에 의해서 제 의지가 흐지부지 될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 도전에 보고 싶고, 제 역량을, 제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왜 편한 길을 냅두고 고생길을 가냐고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저에겐 가시밭길이 되겠죠. 그래도 지금 다시 도전, 시도 해보지 않는다면 후회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는 만약 네가 재수를 선택한다면 지원을 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너가 직접 벌어서 직접 해보라고 하시더군요. 대학에 가면 등록금은 내주신다고 하시고....지금도 물론 내주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차라리 제가 내년이 되기 전에 악착같이 돈을 모아서 재수를 할 때에 사용할려고 하는데 그것이 가능할지....제가 어떤 길을 가야할지....인생에 답이란 것은 없다고 생각이 되지만...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과연 대학을 쭉 다니는 것이 맞을지, 자퇴하고 돈을 번 후에 재수를 하는 것이 맞는지...2학기 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보여드리고 내가 이만큼 의지가 있다라는 것을 보여드릴지..그런데 이렇게 보여드린다고 해도 재수에 대한 지원은 없을 듯 합니다. 조금 해주시거나...개강을 코 앞까지 앞 둔 지금...매우 고민됩니다.
사회생활에서는 대학 간판을 그렇게 많이 보는지도 엄청 궁금하고....아 물론 군대에 있어서는 학군단을 지원할 생각입니다. 지금 학군단 선지원을 해서 ROTC 58기인 상태이고, 자퇴한다면 이것 또한 버리는 것이겠죠. 재수를 해서 대학에 간다면 학군단에 다시 지원할 것이고, 굳이 진짜 제 인생에 있어서 군대가 발목을 잡는다면....제가 지금 무릎 십자인대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의사가 운동 같은거 절대 하지말고, 내시경으로 무릎 보고 수술해야 될지도 모르겠다고 하더군요...공익이나 면제 받을 자신 있습니다. 그것이 안된다면 늦게 군대가도 상관은 없고요. 진지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 쓸려고 개드립에 가입했습니다.
2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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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고민하고 부모님을 설득시킬만한 로드맵을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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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선생님이라는 목표가 확실하게 정해져있는거라면 재수같은거 하지 말고 니 경험과 능력을 쌓을 노력을 해라
니 고등학교 담임 선생님 말대로 교사라는 직업은 임용고시라는 또다른 벽을 하나 더 넘어야 하는 직업이야
임용고시는 엄연히 국가가 주관해서 공무원을 뽑는 시험이기 때문에 학교 간판보다는 니 실력과 인성을 중요시 생각한다
하지만 그냥 목표도 없고 그냥 학교빨 받고 싶은거라면 SKY 들어갈 자신 있는 경우에만 재수해라 그 이하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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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때 공부 좀 잘하던 축이었어 수시가 무제한이던 시절이었지만 그 때 수시 딱 2개 썼거든(왜냐하면 그 밑에 대학은 수능치면 언제든 다시 갈 수 있으니깐) 근데 수능을 망쳤어 그리고 재수하려다가 너무 재수를 하기 싫어서 그냥 점수 맞춰서 대충 갔어 왜냐하면 거기도 그렇게 나쁜학교는 아니었거든 그리고 무엇보다 어디를 가야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없었거든...
지금은 내가 수시로 썼던 학교 중 하나에 와서 대학원 밟고 있는데.. 학부 때 도전 한번 안해본게 너무 후회가 되기도 해....그래서 게이한테 성공과 실패와 상관 없이 한번 해보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일단 임고 통과하면 대학간판은 상관이 없다고 하셨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일단 임고 통과하면 대학간판 상관 없는건 맞아... 하지만 임고 통과하는 노하우, 면학 분위기, 정보력 모두 학교가 좋을 수록 급격하게 좋아질거야 즉 임고 통과 하는거 자체가 학교가 좋을 수록 유리하다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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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라...포기해. 한국대학에서 동아리란건 그냥 취업스펙에 도움이 되는 +점수일 뿐이야. 수학교사가 목표라면 아예 접고 봉사활동은 나중에 안정적인 수입이 생겼을 때 후원이나 해라.
RT는 왜 신청한거야? 교사가 되려는거면 한 길만 봐. 오락가락하지마. 그거 굉장히 위험한거임.
자, 이쯤되면 답이 나오지? 너네 부모님은 니가 못미더운거임. 당연하지. 갈팡질팡 하는 어린애로 보이니까. 니가 여기서 그걸 싹 갈아엎고 니가 원하는걸 제대로 해보고싶다면 니 스스로부터 설득해야할거다. 넌 지금 니 스스로도 설득하지 못한 상태로 남을 설득하겠다고 하는거야. 그러면 당연히 안먹히지.
너부터 확신을 가져라. 그런다고 어설프게 대충 누구보다 빠르게 확신이랍시고 가지지말고 니가 원하는 것을 잘 생각해봐. 니 스스로 공고해지면 부모님은 저절로 널 믿으실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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