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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한 세상의 전부라는 것, 그리고 한 세상의 일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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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세계, 페르시아세계, 중화세계



고대에서 중세까지 유라시아세계를 나누는 세가지 거대 문명


그리고 그 문명을 대표하는 제국들, 황제들.


이들의 의미는 '일개국'의 그것을 넘어간다.



지중해를 이루는, 갈리아, 브리타니아, 시리아, 그리스, 이집트 등등의 '일개국'들을 모두 합쳐서 


하나의 '세계'가 나오고, '세계'가 곧 제국이며, 하나의 문명 세계는 하나의 황제체제를 인정한다!


....


로마세계와 페르시아세계는 끝도없이 충돌했다는건 잘 알려진 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가 그래도 공세적이었고, 페르시아가 수세적이었다는게 정설.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걸까?



하나의 '세계'를 대표하는 이들은, 당연히 수 많은 '일개국'들을 포함하고 있다. 


고대사회의 행정기술 역량으로, 수천키로미터를 뛰어다니며, 그 수많은 '일개국'들을, 하나의 제국정부의 명령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하는건 쉬운게 아니다. 


저 위의 세 문명을 대표하는 세 제국 모두가, 고대에서 중세까지의 역량 하에서, 자신들의 통치능력으로 커버할 수 있는 크기 이상으로 덩치가 컸다. 부담이 되는거지.


그래서 세 제국 모두가, 2백년의 평화기를 체 유지하지 몬한 체 끝도없이 내우외환에 시달려야 했다. 


그래도, 그나마 페르시아세계보단 로마세계가, '일사분란'체계가 그나마 잘 이루어졌다.(로마인들의 행정실무능력이야 워낙에 유명한....)


그것이 로마-페르시아 전쟁중 로마의 미세한 우위를 만들었던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러니까 파르티아가 사산조로 교체되어지면서 페르시아인들도 로마식 '일사분란'체계를 모방하려 했고 이후로 로마는 점차 페르시아를 상대하기 버거워지다가 급기아 시리아, 이스라엘, 이집트, 아나톨리아를 몽땅 날려먹고 수도 콘스탄티노플 앞마당까지 내 주는 지경까지 가기도 하지.


그러나 페르시아의 '일사분란'화는 항상 '제각각'을 전제로 살아왔던 각지 영주들의 불만을 항상 끼고 가야만 했고 이 때문에 페르시아는 '일사분란'화 과정에서 로마 이상의, 내홍을 항상 각오해야만 했다. (결국 그것이 몰락의 단초로....)



로마세계나 페르시아세계에 비하면, 반만년을 제국(?)으로 유지되어지는 중화세계는 실로 경이로울 따름이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는가???


'일개민족일개국'이 아닌, '하나의 세계' 그 자체를 유지해 가는데엔 단순히 '일사분란 행정시스템'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무리 훌륭한 일사분란 행정체계를 만들었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흥망성쇠 속에서 결국엔 한 정권은 쇠락을 맞기도 한다. 간단하게, 그 우수한 '일사분란 행정시스템'을 자랑하던 '로마세계'라는것이 오늘날에도 존재 하는가? 


중화세계 역시 쇠락과 침공, 분열의 위기를 끝도없이 받았다. 로마와의 차잇점은? 중화세계에선 한번 망하고 갈라졌다 해도, 로마와는 달리 언제나 항상 '하나의 중화제국 재건'의 깃발을 든 어떤 영웅이 등장했다. 왜 로마세계와 달리 중화세계에선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이야기를 돌려, '하나의 세계'는 수 많은 '일개국'들을 포함한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가, 우리를 '아시아인' 이라고 소개하기 보단' 한국인'이라고 더 자주 소개하듯이 제국인들도 그러했다. 로마인이기 이전에 브리타니아 인이었고, 그리스 인이었으며, 갈리아 인이었고, 시리아인이었다. (다시한번 말 하지만 '제국'은, '일개국'이기보단 하나의 '세계' 그 자체를 의미한다.)


중화세계에서도 그 흔적들은 남아있다. 하나의 중화제국인이기 이전에 '제나라'사람이고, '초나라'사람이며, '조나라' 사람이다! 이 흔적은 삼국지에도 남아있다. '연인 장비' 다시말해 '연나라사람 장비'란 말이다. 한제국, 중화제국민 장비가 아닌, 연나라 사람 장비가, 평생 유비를 쫓아다니며 몰두했던 평생 염원이 '일개국으로써 연나라 독립 쟁취'였나? 아니지. 한나라, 그 하나된 중화세계의 재건이었다!! 이게 바로 중화세계가 페르시아세계나 로마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었다. 


중화세계는, 유비나 장비같은 백성 나부랭이들한태까지 "하나의 정부체제"라는 이데올로기를 가슴속에다 심어놨던 것!


이 부분이 바로 로마세계나 페르시아세계에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측면인 것이다. 그리고, 고대의 그 제국체제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원동력이 된다. 



페르시아는, 이 측면에선 그래도 로마세계보다 앞서있었던 것 같다. 과거 대 페르시아제국에는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그곳엔 '이란'이라는, 약간 허접한 국가가 유지되고 있다. 로마는 우수한 행정체제는 가지고 있었을지언정 '이데올로기'란 측면에선 가장 형편없었던것 같다. 실용적인걸 중시해서 행정체제는 우수했어도, 말 그대로 실용적인것만 중시해서인지, 백성의 마음 구석구석을 뭉클하게 파고드는 감성적인 이데올로기는 없었던 듯, 그래서인지 로마제국은, 마지막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될때까지 무려 2300년을 존속했지만, 그토록 오래 지속했음에도 몰락 이후엔 그 어떤 '로마인'도 몰락한 제국을 재건하려 하지 않았다.(로마의 이름을 참칭하는 간악한 야만인들(??)이 있었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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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세계 그 자체'인 것과 '일개국'인 것의 인식 차이.....


흥미로운 역사장면을 보자. 


로마교황이 '야만족 와이들링 새끼에 불과한' 프랑크의 '부족장(?????)' 샤를마뉴따위에게 '황제의 관'을 씌워준 것은 지중해세계에 크나큰 충격이었다. 


우리가 역사책으로 배울땐 "그게 뭐 어쨋다고..." 싶으런지 몰겠는데 이건 정치적으로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형편없이 개털된 상황이라곤 해도, 여전히 콘스탄티노플에서 '로마제국'이 명백을 힘겹게 이어가고 있는데 


"프랑크 와이들링의 조금 쎈 부족장 따위"에게 '칠왕국의 관(?)'을 씌워준 다는 것은, 더이상 콘스탄티노플 킹스랜딩의 철왕좌 정권이 전체 웨스테로스 문명세계의 대표가 아니며, 그들은 라니스터나 프레이, 스타크와 같은, 일개 웨스테로스 세계의 일부분일 뿐! 이라는걸 로마교황이 공식적으로 천명한 사건인거야! 엄청난 사건이었지.



뭐....현실적으로도 그걸 부정할 수 없었겠지. 서로마제국이 붕괴된지 몇백년이 지나도록 지중해세계 곳곳은 야인들이 지들 맘데로 이왕국 저왕국 마구 세우며 설치고 있고, "하나의 세계 그 자체"를 자부하는 콘스탄티노플 킹스랜딩 정부는 그저 자신들의 지역방어에나 급급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지중해 세계의 중심. 세계의 그 자체"라는 타이틀을 로마제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박탈해 온거지.... 


콘스탄티노플의 로마인들로썬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만, 그들 입장에서도 어쩔 수가 없는게..... 로마교황의 현실인식이 지들이 생각해도 너무 정확했거든. "이 세계의 전부이자 그 자체"를 자부했던 '로마제국'이란 타이틀은, 그저 지중해의 극히 일부만을 보유한 체 콘스탄티노플의 굳건한 성벽뒤에 숨어 그저 살아남기에 급급했으니....



물론 로마제국은 그 이후에도 일시적으로 번영을 되찾기도 하지만, "와이들링 샤를마뉴의 황제즉위"이후, 그들 스스로도 그들 자신을, "하나의 세계 그 자체"에서 "전체 세계의 일부분"으로 낮추어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실제로도 일순간 강대국으로 부활했다 하더라도 "전체지중해세계 그 자체"를 자부하던 과거만큼 되돌아가진 못했으며, 외부로 부터도 '콘스탄티노플의 일개 그리스인 왕국'으로 멸시받았지....


암튼, '와이들링 대관식'이후에도 로마제국은 다시 번영하기도 했으나, "하나의 세계 그 자체"였던 과거로는 다시는 되돌아가지 못했으며 1450년, 완전히 멸망할 때 까지 '지중해 동쪽 조금 잘 나가는 일개국'으로써 남은 삶을 살아가게 되지.....


....



이 비슷한 의미의 사건이 중화제국에도 있다.


진시황 사후, 외우내환의 혼돈 속에서 진나라의 간신권력자 조고는 진나라 황족 자영을, '황제'가 아닌. '왕'으로 추대했다. 이 의미는? 진나라가 간신히 복속시켰던 조나라 제나라 연나라 초나라 한나라 뭔나라 뭔나라들이 사방팔방 다시 독립해 나가는 이 와중에, '진나라'라는 타이틀은, 더이상 "중화세계 그 자체"를 의미하지 않는다는걸 스스로 인정한다는거야. 황제가 아닌, 왕이 등극함으로써, 자신들의 지위가, 과거와 같이 "중화세계 그 자체"가 될 수 없음을 스스로 천명한거지. 


또하나 있어.


삼국지에서, 촉나라가 오나라 손권의 제위등극을 축하하는 사절을 보넨 것.


여기까지 읽었으면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어떻게 해석되는지는 다들 알겠지?? 충분히 마음속으로 해석들 할 수 있을 듯 




 

 


   

6개의 댓글

2016.07.26
몽골이 서유럽을 침공했어야 했다
0
2016.07.26
야 근데 너 지난세기 좌파이론 써놓은 글은 없냐? 읽고싶은데
0
2016.07.26
@hellsong
그거 내가 혼자 열폭하면서 시부렁거릴때나 쓰는 어휘였는데 근래 메갈사태 이후 기대이상으로 잘 팔리게 되서

다시 체계적으로 이론정립해서 올려야 하겠더라....


중동씨리즈 신작 연재하고 지난세기좌파도 정리해 올릴께
0
2016.07.26
@*사막여우*
물들어올때 노를 저어라. 중동을 미뤄
1
2016.07.27
유스티니아누스 : 부들부들
헤라클리우스 : 부들부들

하... 이슬람만 없었어도...
0
2016.07.27
그건모르겠고 브금선정은 죽인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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