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ㅍㅍㅅㅅ펌] 이민생활 30년차 영국거주자의 브렉시트 사태 소감










1. 캐머런 총리는 왜 그런 도박을 했나

영국 총리 캐머런은 영국 내에, 그리고 자기가 리드하는 보수당 내에서 EU에 대한 투덜거림이 있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EU 탈퇴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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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그랬을까…

전 세계적으로 ‘우리끼리만 좀 잘 먹고 잘 살면 안 되냐, 이민자들 보기 싫다’가 유행이었으나, 이상하게 최고 상류층과 노동자 계급이 통하는 부분이 많은데, EU에 회의적인 부분도 그랬다. 물론 상류층님이 EU 싫어하면 ‘Eurosceptic(유럽 연합 통합에 회의적인)’이라고 고상한 이름 붙여주고, 노동자 계급이 싫다면 ‘무식하고 인종차별주의자에 아마도 실업자, 정부 등골 빼먹는 복지충’이라 넘겨 짚는다.

그리고 Ukip 같은 정당 등이 이들에게 어필했다. 너희가 지금 살기 힘들고 취업하기 힘든 건 이민자 때문이라고, EU 때문에 이민자 제한이 불가능한데 그 때문에 수많은 폴란드인들이 몰려들어와 목수, 배관공, 건축 노가다 일을 다 쓸어가고 스페인, 이태리 학생들이 서비스업 자리를 쓸어갔다는 식으로 어필했다. 그런 식으로 보수적인 유권자들을 쓸어 담기 시작하니 위기감을 느낀 영국 보수당에서, 안 그래도 예전부터 EU에 대해 투덜거리던 당내 인원들이 더 들고 일어났다.

국민투표는 이걸 한꺼번에 종식시키자는 의미였던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캐머런 총리는 너무 적극적으로 배수진 치고 덤볐다. 칩 다 걸고 ‘올인’해버린 거다. 협박도 왕창 더했다. “이번에 찬성 투표 해버리면 끝이야!” “변심 환불 취소 이런 거 안 돼!” 같은 식이었다. 이게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거든.

이렇게 해버리니까 자기 정치 생명까지 여기에 달려버린 거다. 투표 결과 나오면 ‘참고하겠다’ 할 수도 있었고, 어차피 정치생명 끝난 거 “너네 이거 법적 구속력 없는 거 몰랐지? 뭐 니네 마음 참고는 하고… 이거 그냥 취소할께~!”하고 깽판 놓을 수도 있었다(그리스 식으로…). 하지만 영국인 캐머런이 그럴 리는 없고, 예상대로 사직서 냈다.

이번 투표는, 캐머런이 그런 식으로 밀고 가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투표율 30-40% 정도로 아무 일도 아니게 끝날 수도 있었다. 실제로 국민 투표 한다고 할 때만 해도 “아니 왜 이런 걸 투표씩이나 해? 누가 나간다고 할까?” 분위기였다.

네?
네?

 

2. 영국 경제는…??

다들 예측했듯이 파운드는 박살났다. 설마 브렉시트랴 하면서, 파운드 혼란스러울 때 잔뜩 사놨다가 올라가면 팔아야지 했던 이들은 단체로 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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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결론이었다(…)

이거 잘 안 알려진 사실인데 도박이 합법적인 영국에선 민간인들이 돈 걸 수 있는 모든 일에 돈을 건다. ‘I bet~’ 하는 표현이 그냥 나온 게 아니다. 이번 해엔 화이트 크리스마스일까에 돈 거는 사람도 매년 꽤나 있고, 축구 경기 이런 건 말 할 것도 없다. 그냥 이 나라 문화다.

투표 전날만 해도 베팅 사이트들이 탈퇴 결과를 약 13-20%으로 예측했다가 새벽 두 시 반에서 세 시 정도를 기해서 확 뒤집어졌다. 파운드 환율은 1980년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 때 아시아 증권 마켓이 오픈했는데 증시 역시 떨어지기 시작했고 영국의 FTSE 증권 시장이 드디어 오픈해서는 8%가 휙 떨어졌다. 증시에서 돈이 날아가면, 이번에 그렇게 탈퇴하자고 몰아부쳤던 노인들 연금도 박살난다.

자, 그럼 다음은? 얼마 전에 가난이 비싸다는 글을 썼었는데, 그건 당연히 나라 레벨로도 해당된다. 가난하고 별 볼일 없는 나라는 돈 빌릴 때도 힘들고 이자 많이 낸다. 돈 많이 있는 나라는 이자 덜 내고 돈 잘 빌릴 수 있다. 영국이 EU를 떠난다 하면? 당연히 신용 등급 떨어진다. 그러면 돈 빌리는 거 더 비싸진다.

이미 빚 엄청 많은 나라인데 그럼 그 빚을 어떻게 감당할까? 원래는 이자율이 올라간다. 환율 추락 막으려면 그래야 한다. 이자율 올라가면 집 부금이 곧바로 올라간다. 이자율 지금 상태에서 2% 올라가면 망할 집안이 수두룩하다. 상환금 올라가면 집 산 하우스푸어 망하고, 거기에다 패닉 매물이 풀리면서 집값까지 떨어진다 싶으면 그냥저냥 살 만한 중산층의 대대적인 반란이 일어난다.

환율 추락 막기 안 하고 이자율을 그냥 낮춘 상태로 두려면? 그러면 돈 풀어야 한다. 이것 역시 돈 많은 선진국이라 가능한 옵션인데 돈을 찍어내는 거다. 오, 그런데 미국 영국 포함 에블바디 벌써 금융위기 2009년부터 “양적 완화” 해왔잖아?? 그렇게 돈을 마구 풀어서 겨우 막았으니 그 돈이 갈 데가 없어서 부동산 오르고 증시 막 올랐다.

그런데 과연 더 찍을까? 정말? 전 세계가 파운드 내려갈 거라 예측하는데, 그걸 어찌 싸우려고? 안 그래도 인플레 걱정인데, 여기서 더 찍고 이자율 낮추면 연금 생활자들은 죽으라는 말이다. 집값 여기서 더 올라가게 하려고? 당장 지금도 런던 부동산은 중동 달러 부자들의 투기 그라운드가 되었는데? 그래서 파운드 환율 내려갔으니 30% 바겐 세일 맞아 런던에 집 더 사놓자고 중동에서 (환율 떠받쳐줄 정도는 아니지만 런던 부동산은 폭망할 수 있는 정도로) 돈 엄청 들어올 거라는데?

 

3. 스코틀랜드

전에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할 때 결국 잔류로 결정난 제일 큰 이유가 “EU 떠나면 우리 x 된다”였다. EU에서도 스코틀랜드 독립하면 쉽게 안 받아주겠다는 식으로 나왔고(영국에서 옆구리 좀 쑤셨으리라 믿는다. 사실 자국 내에 독립 운동하는 지역 있는 나라 많았으니 남의 얘기만도 아니었고). 그런데 영국이 EU를 떠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코틀랜드는 당장 다시 투표하자고 나왔다. 영국이 EU를 떠나는게 확실한 상태에서 이번은 독립이 분명히 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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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스코틀랜드 독립 찬반 투표에서 찬성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모습

오, 그럼 영국은 EU에서 나오고 스코틀랜드까지 잃네? 오, 난장판 난 김에 북 아일랜드도 그냥 아일랜드한테 줘버리면? 그 동네도 EU잔류 원했는데. 스코틀랜드랑 런던이랑 북아일랜드랑 셋이 손 잡고 나라 하나 더 만들자 얘기 나왔다. 확실히 잔류를 원한 스코틀랜드랑 런던 둘이서 “스코틀런던”은 어떤가 하는 농담도 돈다.

 

4. 이것들이 진짜 고생을 안 해 봐서…

EU에 가입한지 40년이다. 이 사람들이 전혀 안 겪어 본 거, 이거 진짜 난 30년 이민생활 해봐서 아는데…

  • 어디 며칠 놀러만 갈려해도 비자 신청부터 걱정하기
  • 딴 나라 들어가려고 그 나라 대사관 비자 신청하며 온갖 수모와 비굴함을 견뎌내기
  • 외국 노동자로 버티려고 온갖 서류 작업, 돈 갖다 붓기
  • 몇 달, 몇 년마다 비자 연장 걱정하기
  • 외국인이라고 은행 구좌 여는 것도 힘들고 온갖 자잘한 불편함과 차별 겪기

이걸 영국인들은 거의 못 겪어봤다. 영어권 선진국 특유의 건방짐이 여기에서 극명히 나타나는데 딴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오면 이민자지만, 내가 딴 나라로 나가는 거는 expat(국외거주자)란 생각이 있다. 나는 영국 여권이고 영어 하니까 다 받아주는 게 당연하고, 내가 살고 싶은 곳, 놀러가고 싶은 곳 놀러가는 게 당연하나, 딴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오는 건 싫다는.

그래 이 참에 너네도 함 겪어봐라. 고생 좀 해봐라. 제발 제발 프랑스 영사관 앞에서 세 시간 줄 서기 꼭 다 체험하기를 바란다. 지금은 EU 여권으로 룰루랄라 통과지? EU 탈퇴하면서 특히나 영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페인, 포르투갈, 이태리 이런 곳에서 특수 심사대 설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지금이야 놀러가자 마음 먹으면 비행기 티켓만 끊으면 간다. 탈퇴 확실시되면, 특히 탈퇴로 투표한 50대 이상 사람들에게는

  1. 한 달 전부터 비자 신청
  2. 영사관 앞에서 줄서서 기다려서 인터뷰 보기
  3. 지난 3년 재정상황 다 공개하기
  4. 가서 어디서 지낼 건지 뭐 볼 건지 여행계획서 자세하게 써내기
  5. 혹시 취업할지 모르니 보증인 주소 대기
  6. 마지막으로 서류 한 뭉치 들고 공항 도착하면 세 시간 줄 기본에 불친절한 입국 심사관이 또 반복하는 질문 몇 번이나 대답하기(“왜 왔어요? 얼마나 있을 거에요? 직장 있어요? 직장에서 뭐해요? 통장에 얼마 있어요? 일 하러 온 거 아니죠? 아는 사람 있어요? 왜 있어요? 그 사람은 일 해요?”)

농담만이 아니다. 실제로 젊은 영국인들은 5년 내에 27개국에서 공부하고 일할 권리, 살 권리를 뺏기게 된다. 나가는 건 이민이 아니고 들어오는 사람만 이민이라 생각하는 오만한 이들의 투표 결과다.

 

5. 그럼 EU는?

이번 선거에서 제일 쇼크가, 캐머런 총리의 오랜 친구였던 전 런던 시장 보리스 존슨, 마이클 고브 등의 배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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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매력(…)

사실 나도 보리스 존슨에 대해 많이 아는 건 없었지만 이번 일로 완전 돌아서게 됐는데, 알고 보니 예전 시절부터 기레기로 유명했다. EU 법령 때문에 영국 초콜렛은 코코아 버터 함량 기준이 모자라서 초콜렛이라 부를 수 없고, 베질렛 (Vegelate)이라 불러야 할 거라는 식의 기사를 내곤 했다. (그런 법령 없다). 그 외에도 엄청난 ‘안티 EU 프로파간다’로 유명했었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오래 살아남았는지는 그야말로 미스테리.

이 사람은 핵폭탄 터져도 죽지 않을 바퀴벌레 본능에 더해 신출귀몰한 재주가 하나 더 있으니, 정치적 본능이다. 이번에 극우 정당 Ukip 지지자들을 보수당으로 싹 쓸어오고, 보수당 내의 투덜이들도 자신 쪽으로 데리고 오고, 기세를 몰아 캐머런 총리까지 몰아내면 다음 수상 자리 꿰찰 수 있을 거란 계산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 사람은 트럼프와 비슷하면서 그보다 훨씬 똑똑하고 기민하여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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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그래 보이진 않지만…

그렇지만 이 사람도 아마 이길 거라고는 생각 못 했나보다. 당장 투표 결과 나오니까 얼떨떨한 사람들 꽤 있었는데, 보리스 존슨 역시 “아니 뭐, 서둘러서 꼭 탈퇴 할 필요는 없고…” 이런 소리나 하고 있다. 그렇겠지. 정치적으로 이용할 계산이었지 무슨 계획이나 있었겠니. 이 사람은 EU 멤버십도 무슨 밀당 놀이인 걸로 착각하고 있다.

실제로 EU 반응은? EU가 가마니 취급하면 가만히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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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니 안 있는다.

아직 멤버가 탈퇴한 전례가 없다. 하지만 이민자 싫다는 극우 세력이 점점 거세지는 나라는 수도 없이 많다. 영국이 빠져나가는 걸 ‘그래그래 빠이빠이’ 곱게 보내주면 다른 나라도 ‘어? 괜찮네? 하고 빠져 나갈까’ 무서우니 심히 어렵게, 힘들게, 최고 난이도 장애물 코스로 구성하여 무조건 손해임을 온 천하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천천히 밀당 네고 하면서 쉽게 봐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EU는 오늘 아침 당장 “방 빼! 당장 빼!” 라고 나왔다. 이렇게 안 나오면 당장 프랑스, 네덜란드 등등 국민 투표하자는데 넘쳐 나는데, EU 와해는 시간 문제다. 하지만 너무 구박해서 영국이 망하면 유럽 전체에 영향이 간다. 당장도 파운드만이 아니라 유로도 떨어졌다.

한 커플이 이혼하는 데만도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이 정도 스케일의 분리는 사실상 10년은 걸린다고 봐야 하고, 독일 통일 후에도 경제 침체가 한참 동안 계속됐는데 이번 건은 말할 것도 없다. 영국 정말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보리스 존슨은 정치를 게임으로 보는 사람이라, 캐머런 총리가 나가고 나서 EU와 밀당해보고, 경제지표 너무 안 좋거나 스코틀랜드가 정말 독립한다 나서면 또 다시 국민투표 콜 하고, 아니면 “다들 아시죠?? 제가 정치 생명 걸고 브렉시트를 위해 싸운 거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번에는 탈퇴 없던 걸로 하고, 이민자 막는 법안은 EU에서 따냈으니까 우리 그걸로 퉁치고 넘어가죠? 이민자만 막으면 우리 해피하잖아요, 그쵸그쵸?”식의 구렁이 담 넘기를 시전하지 않을까 한다. 어차피 국회에서 통과되야 탈퇴 조항 액티베이션이 가능하다.

 

6. 누가 탈퇴를 찍었는가?

젊을수록 잔류
교육 수준 높을수록 잔류
런던/스코틀랜드/북 아일랜드 거주자들은 거의 백퍼 잔류
소득 수준 높을수록 잔류

탈퇴를 찍은 이들은 몇 타입으로 나눈다. 초반에는 런던 밖, 영국 중부(Midland)에 사는, 주로 교육 수준 낮고 특별한 기술 없이 육체노동 하며 실업율 높은 동네에 사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소수의 상류층 사람들. 그래서 설마 브렉시트가 통과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 못했다. 그런데 탈퇴 쪽 캠페인이 퍼지면서 이게 좀 이상하게 샜다.

  • 더 이상 영국 정부가 아닌, 우리가 뽑지 않았고 우리 사정도 모르는 브뤼셀 전문 정치꾼들에게 지배 당하고 있다.
  • EU에 돈을 갖다 붓기만 하고 하나도 받는 게 없다.
  • EU에 잔류하면 난민들 막 받아들여야 하고, 터키도 받아들이고 북 아프리카까지 받아들인다는데 그럼 우린 지금보다도 더 많은 이민자들이 몰려온다.
  • EU의 낮은 퀄리티 이민자들을 아무런 통제 없이 받는 것보다, 지금 너무 찍어 누른 비 EU의 고퀄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자.
  • 우리나라는 우리가 다스리자.
  • EU에 바치는 돈으로 국민건강서비스에 투자하는게 훨씬 이득이다. (하지만 투표 결과 나오고 몇 시간도 되지 않아 극우 Ukip 리더 파라지는 “내가 그런 말 한 적 없고 와전이고 실수다” 시전…)
  • EU에서는 군대를 준비중이다.

등등의 억측 주장이 SNS 로 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상대하지도 않겠다던 잔류 캠프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300 명의 역사가들이 EU 탈퇴는 바보짓 성명에 사인했고, 온갖 비즈니스 리더들과 세계 정상들도 ‘하지마하지마하지마! 아니 얘네들이 뭐래? 하지마!!’ 한 마디씩 도왔지만 이미 분위기는 바뀌어 있었다.

“전문가들 믿지 마. 걔네들이 너네를 위해 해준 게 뭐 있어?”
“엘리트들 믿지 마. 다 자기 이익만 생각하고 하는 말이야.”
“지금까지 그렇게 잘났다는 사람들 믿어서 우리한테 득 된 게 뭐야?”

무려 Bank of England 은행장의 ‘브렉시트는 경제에 아주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발언까지 욕 먹었다. ‘왜 니가 끼어드냐!! 너도 걔네들 편이지!! 권력을 그렇게 쓰는 건 나빠요!!’란 의견이 넘쳐났다.

거기에다가 지금까지는 그냥 물려받은 재산으로 우아하게 살고 계시던 eurosceptic 상류층분들까지 가세했다. EU는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문제고, 많이 뜯어 고쳐야 한다는 식으로 끼어드니 속으로 위기감을 좀 느끼던 중산층 지지자들도 이제 쉽게 합류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탈퇴 지지한다면 무식한 인종차별주의자 취급 받았지만, 이제는 “EU 자체의 불합리함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이해하는 깨시민”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서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무조건 이민자를 막자는 선거도 아니었다. 오히려, 위에서 말했듯이 영국이 EU의 어중이 떠중이 수거반이 되어서 온갖 복지 혜택이 그쪽으로 새게 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빡세게 통제해온 비EU(한국 포함된다!!)의 고퀄 이민자들을 더 받자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영국이 뭐 대단한 나라도 아니고, 우리 앞가림도 못하는 상태에서 난민들 돕고 다른 유럽 국가 돕고 나서느니, 그냥 우리 살림이나 잘 챙기고 좀 더 좋은 이민자들을 전 세계에서 받자…’하는, 아주아주 그럴 듯한 주장이 마지막에 돌았다. 물론, 그럴려면 팔다리 자르고 집 불태워야 한다는 얘기는 안 넣어서 문제지만.

데헷 빠뜨렸네?
데헷 빠뜨렸네?

지금 이 상황에서 최선은, <탈퇴 캠프에서 이민자 통제 약속을 EU에서 받아내고 탈퇴 포기>지만 그걸 EU가 쉽게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런던 직종이 거의 서비스업, 금융쪽이고 최근에 테크가 많이 늘어났는데, 얼마나 회사들이 쉽게 옮겨갈 수 있는지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본다. 테크? 다른 데 사무실 세우는 데 얼마 안 걸린다. 금융? 핀테크의 최대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 EU내에 있었기 때문에 유럽 HQ가 포진해 있었는데, 정말 탈퇴라면 과연 얼마나 갈까?

 

6. 이 와중에 트럼프

스코틀랜드에 왔던 트럼프.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잘했어요 스코틀랜드” 어쩌고 트윗했다가 “Scotland voted IN, you moron” 욕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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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ㅇㅈ…

근데 무서운 게, 영국에서 이게 가능했으니 설마 미국에서 트럼프도 가능…??

 

7. 이 와중에… 그럼 한국은?

위에서 말했듯이 ‘전 세계에서 고퀄 이민을 받자’라는 주장이 강세이므로, 어쩌면 한국인들에게는 좋은 기회일 수가 있다. 유럽 이민이 통제된다 하면, 예전에 꿀비자라 불렸던 ‘Tier 1(무제한 취업 비자)’의 부활도 다시 한 번 기대해볼 수 있겠다. 물론 그때 가서도 영국에 오고 싶을 지는… 가봐야 알 것이다. 길고 긴 글 끝.

원문: 양파님의 페이스북


덧 1. 탈퇴 캠페인의 음모론자들의 활약. 연필을 가지고 가면 지워버리고 잔류표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으니 꼭 펜을 가지고 가라는 음모론이 트위터에 돌았다. usepen 해시태그. 환장한다. 아, 혹시 모르니까 독일산이나 그 외 유럽제 펜 쓰지 말고 꼭 영국 펜 쓰라는 조언까지. 그리고 아마존에서 펜 지우개가 품절 된 걸 보고 ‘역시 우리 표를 다 없애버리려 공작중이다!’ 이야기도 돌았다.

덧 2. 탈퇴 결정 이후 영국 구글에서 “EU가 뭐야?” “EU 탈퇴하면 어떻게 되는 거야?” 검색율이 치솟았다고 한다. “잘 모르고 탈퇴하자 표 찍었는데… 설마 정말 그렇게 될 줄은 몰랐고요… 좀 후회 되기도 하고요…”식의 인터뷰도 슬슬 나왔다. 환장한다.




출처 : http://ppss.kr/archives/84327

22개의 댓글

2016.06.26
어딜가나 못배운 애들하고 틀니딱딱 노령층들이 문제. 한국도 마찬가지고.
0
2016.06.27
@서초구김성한
[삭제 되었습니다]
@악마의대변인
닉값보소... 이기기만 하면 불구덩이도 좋다고 뛰어들듯
0
2016.07.01
@악마의대변인
노동자계급이 배웠을때와 안배웠을때의 차이지.
0
2016.07.04
@아윙힠어엥
[삭제 되었습니다]
2016.07.04
@악마의대변인
부르주아에 비해서가 아닌 우리나라로비교하면 고등교육 즉 대학물 먹은사람들의 기본상식이라도 갖춘 노동자계급을말함 브렉시트는 프롤레타리아vs부르주아의 대립구조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함
0
2016.07.04
@아윙힠어엥
[삭제 되었습니다]
2016.07.04
@악마의대변인
대학의수준을떠나서 잘알겟지만 우리나라는 문맹률이 현저히 낮음 최소한 뉴스나 신문을볼때 필자가의도하는바를 이해하는데 문제가많은사람이 거의없다는말임 근데 영국은? OECD 국가중 위에서 3~4등을 다툴정도로 문맹률이 높은국가임 이말인즉 브렉시트의 본질을 파악하지못하고
그저 찬성파가주장하는 이주민으로인한 실업률 일자리 또는 그 기반세력의 주장하는바를 맹목적으로 믿을뿐 그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지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말임
0
2016.07.04
@아윙힠어엥
[삭제 되었습니다]
2016.07.04
@악마의대변인
계속 그런식으로 접근하면 난 할말없고
0
2016.07.04
@아윙힠어엥
[삭제 되었습니다]
2016.07.04
@악마의대변인
그래 ㅋㅋ 논쟁이든 토론이든 뭔가 이야기가 될꺼같아서 댓단건데 실망스럽네
어디가서 토론이나 논쟁할때 지금처럼 비꼬는식의 방식은 안쓰길바란다.
그순간 그건 대화가 아니게 되니까.
0
2016.06.26
영국내부상황이 궁금했었는데 ㅊㅊ
0
2016.06.26
ㅍㅍㅅㅅ 여기 좋은 글 많이 올라와서 잘 보는 중
결국 우매한 대중들이 얼마나 쉽게 현혹되는지 잘 보여준 사례인듯
0
2016.06.26
제3차세계 대전은 영국 일본 양측 주도하에...
0
2016.06.26
플라톤 말이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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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강건너 불구경은 재밋네
0
2016.06.26
ㅋㅋㅋㅋ 과연 득보다 실이 큰 것 같네ㅋㅋㅋㅋ 앞으로의 상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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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6
ㅍㅍㅅㅅ!
0
2016.06.26
역시 틀딱과 배우지 못배운애들 그에 따른 열등감과 아집이 이사태를 만들었군
0
어차피 뭘하든 내 인생은 엿같으니까 팬대가리 굴리는 놈들도 같이 엿같아 져야겠다!!
0
2016.07.01
비자 인터뷰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프랑스 비자인터뷰가 그렇게 빡시다더군 아는분이 유학시절 일본인 친구랑 비자연장하러갔는데
일본은 15분 한국은 2시간..거기서 나라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닳았데.그래도 20년 지난 지금은 일본이랑 같은 등급으로 올랐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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